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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와 빈칸으로

건너와 빈칸으로

  • 지연
  • |
  • 실천문학사
  • |
  • 2018-10-30 출간
  • |
  • 146페이지
  • |
  • 124 X 208 X 13 mm /182g
  • |
  • ISBN 9788939230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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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지연 시인은 모르지 않는 것을 묻는 일에 남다른 언어 감각을 발휘한다. 거듭 말하지만, 아는 것을 묻는 것이 아니라 모르지 않는 것을 묻는 일이다. 아는 것과 모르지 않는 것의 차이는 명백하다. 아는 것은 보편적 앎으로, 나를 포함한 세계가 모두 알고 있다. 모르지 않는 것은 개별적인 것으로, 그 주체는 유일하다. 오직 질문하는 자만이 모르지 않을 뿐, 나머지는 모르는 것이다. 지연 시인의 시적 질문이 모르지 않는 것을 내용으로 삼는다고 한다면, 거기에는 타자의 모름이 전제되어 있으며, 지연 시인의 시는 그 모름을 앎으로 발견하는 경이의 순간을 준비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불이 꺼졌어 사람들이 팝콘을 씹으며 웃고 있어
오 사 삼 바삭, 다시
오 초의 시간이 부푸는 동안 야광 문이 열렸어
나는 비상구 속에서 영화를 봤어

동네 어귀의 대문들이 눈을 감고 있었어 나도 따라 눈을 감고 더듬었어 파충류 등을 피해서 문고리에 손을 넣었어 울퉁불퉁한 정글 침묵이 나를 집어삼켰어 바람이 나를 덜컹이게 했어 맹렬하게 비가 내렸어 나는 문을 찾지 못하고 진흙에 빠진 초록 토끼 높이뛰기 하는 비에게 뛰어갔어 열려 있어도 나는 늘 갇혀 있나 생각하면서 닫혀 있어도 열려 있는 웅덩이를 찰방 밟았어

바삭, 나를 깨무는 팝콘 소리
―?비상구? 전문

모든 발견의 순간은 캄캄한 어둠이 배경으로 놓일 때 극적 효과를 만들어 낸다. 이때 어둠은 빛이 부재하는 자연법칙의 형식 속에서 완성되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 어둠은 인간 이성과 감성의 상실 상태를 말하는 경우가 많다. 신화에서 알 수 있듯, 지금까지 인간이 상상해낸 거의 모든 종류의 서사가 어둠과 맞선 인간의 이성과 감성의 투쟁이었다는 사실은 어둠이야말로 모든 극적 드라마의 산실임을 증명한다. 문학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시는 (무)의식의 블랙아웃 상태에 놓인 우리들에게 어둠을 관통하게 해줌으로써 새로운 사태와 사건을 발견하고 그 세계로 진입하게 한다. 따라서 시 ?비상구?에서 우리가 읽어 내야 할 것은 어둠의 실체가 아니라 그 어둠에 은폐되어 있는 새로운 사태의 징후이다. 징후는 언제나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경이이고, 징후는 발견하는 자를 언제나 새로운 사태 속으로 견인해 가는 형식이다. ‘비상구’는 그와 같은 무수한 징후 가운데 하나이다.
시 ?비상구?는 “불이 꺼”지는 순간 존재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 순간에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 또 있다. “바삭”거리는 소리다. 화자는 불이 꺼지는 순간 시각적 존재에서 청각적 존재로 개체의 성질을 옮겨 간다. 이러한 변화는 어둠을 대하는 인간 존재의 투쟁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화자는 어둠에서만 존재론적 위상을 확보하는 “야광 문이 열”리는 것을 보게 되고, “비상구”라는 새로운 시각적 존재 가능성을 발견하게 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1연은 (외부의 압력에 의한) 시각 상실→(내적 필요에 따른) 청각 작동→(다른 존재 형식을 지닌) 새로운 시각 획득이라는 다소 변형된 형태의 변증법적 인식을 보여주는데, 그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 새로운 시각 내용이 2연의 서사를 이룬다. 따라서 ‘비상구’라는 ‘야광 문’적 시각에 포착된 2연의 내용은 상실되기 이전의 시각으로 바라본 일상 세계와 다를 수밖에 없다. 많은 경우 2연의 세계를 환상이나 기이함 같은 용어로 담아내려 하지만, 지연 시인은 그 상황을 “타자의 부름”(?참새 걸음으로 비가 오는데?)으로 환기해낸다. 중요한 것은 ‘타자’가 다른 존재 형식을 지닌 자기(I-Self)라는 사실이다. 아이-셀프(I-Self)로서의 자기는 자기(self)를 스스로 타자화할 때 도달하게 되는 극복된 존재이며, 자기(self)에게서 발견해 낸 현실 초과적인 상태로서의 존재이다. 그런 의미에서 어둠 속에서 시각을 상실한 자기가 ‘비상구’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시각적 존재를 지연 시인은 ‘타자’라고 부른다. 발견된 타자는 언제나 도래하지 않는 가능성이자 곧 도래할 징후가 된다. ?비상구?에서 그 징후는 3연 “바삭, 나를 깨무는 팝콘 소리”를 통해 분명하게 돌출되는데, 알다시피 ‘나를 깨무는’ 일이란 시각 상실의 자기가 타자로 갱신되는 순간과 다르지 않다. (문신, 시인/문학평론가)


목차


제1부

무인 택배함
배웅
빈칸
환풍기
투각(透刻)
이편의 식사
구름의 서쪽
자개농에 발자국을 끊으며 들어가겠어
바람 바이러스
수풍의 돌림 노래
참새 걸음으로 비가 오는데
항아리 속에 떠다니는 밥알처럼
달이 따라온다
줄 노트에 대한 기억
털레털레

제2부

당신이 내내 전화를 받지 않아
안녕, 한때의 별
B의 터널
친절한 금자씨 2018
풍선이 부푸는 시간
환(還)
비상구
딱지들은 우체통에 간다
조용한 아침
안개 저장고
플레이밍
뿌리꽃
봄이 되면 누가 나를
자작나무 그늘에 이불을 깔다
옥수수 대궁에 앉아 시집을 읽으면

제3부

심심한 위로가 필요해
저수지를 취하다
나팔꽃 묵주를 보다
안녕을 공유합니다
소리를 감는 찔레꽃
귀가 목련으로 떨어지는 밤
피에로와 꽃새
봄에 따시끼가 피다
비의 샤우팅
검지에 핀 으아리꽃
여뀌꽃이 걸어오는 시간
수박씨 뱉어내듯 비가 내리고
가을이면
함박눈 오던 날
실뱀에 관하여

제4부

본적(本籍)
비가 오고 이팝꽃이 떨어지고 진흙이 흘러내리고
벚꽃은 산부인과 진료 중
가벽(假壁)
안녕! 오다
여기가 아니다
뱀장어
친정 가족은 오후 세 시 같아서
그러나 사과는 꽃관을 준비하고
오후의 입장
무릎을 그러모으고
접시꽃 CCTV
창밖에 눈사람이 있어
폐경
이별

해설
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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