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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잉크

빨간 잉크

  • 이택광
  • |
  • yeondoo
  • |
  • 2018-11-26 출간
  • |
  • 204페이지
  • |
  • 140 X 200 mm
  • |
  • ISBN 9791196196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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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비평이란 쓰고 읽고 나누고

이택광 저자는 지난 촛불의 광장에서 『빨간 잉크』 대부분의 원고를 구상했다. 많은 사람이 혁명이라고 부른 그 사건은 저자에게는 현재를 바꾸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과거를 불러오기 위한 행동으로 보였다. 2008년 이래 촛불은 한국의 정치 상황을 보여주는 증상이었다.
민주주의의 후퇴를 말하는 분위기에 반해 저자는 진보의 비가역성을 주장해왔다. 알라딘의 램프에서 거인을 불러낼 수 있지만, 다시 들어가게 할 수는 없다. 이 거인이 바로 민주주의다. 이런 관점에서 저자는 지난 대통령 탄핵의 촛불이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의 마지노선을 확인해줬고, 이 마지노선이야말로 한국 사회가 1987년 이후에 달성한 근대 시민성의 본질이라고 믿는다.
저자는 오늘의 한국 사회를 진지하게 성찰하고자 한다면 이 지점에서 출발해야 하고, 어떤 과장이나 폄하도 없이 민주주의가 초래한 낯선 상황을 마주할 수 있는 침착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무한한 부정성의 세계를 파고들어 의미를 길어 올리는 것이 계속 글을 써야 하는 이유라고 밝히면서 미력한 책을 묶기로 결심한 까닭은 이런 생각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독자들이 아직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덧붙인다. 지금의 한국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과연 이런 종류의 비평은 어떤 의미일 것인지 회의적이기도 하지만, 끊임없이 급변하는 상황에 즉각적 대응을 내놓아야 하는 것이 오늘의 비평가이기도 하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전한다.

한국의 어제와 오늘

트럼프 대통령 당선, 팬덤, 비트코인 열풍, 미투 운동, 사이버 불링, 판문점 선언 등 현재 이곳에서는 여러 사건과 사고가 일어난다. 이런 각종 사회 현상으로 당장 무슨 큰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기에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일지언정 이념이든 진실이든 거짓이든 무엇인가의 이면에 가려져 있다.
차례만 살펴봐도 알 수 있듯 『빨간 잉크』는 저자가 한국의 어제와 오늘을 주도면밀하게 통찰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비평집이다. 저자가 아우른 한국은 다음과 같다.
대통령 탄핵 이후 모든 것이 완성된 것처럼 보이는 이 세계의 정체는 무엇일까. 이 세계는 세계 없음을 가리고 있는 스크린이다. 마치 디즈니랜드처럼 평화로운 세계는 세계 없음이라는 진실을 가리기 위한 가상의 현실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가상의 현실은 파란 잉크처럼 진리의 빨간 잉크를 공백으로 간직한다. 진보와 보수가 치열하게 격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부동산 문제에 가면 둘의 목소리는 하나로 잦아든다.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소리 높여 말하지만, 결국 모든 문제는 남북 경협이라는 경제 논리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남북문제에서 민족 이외에 다른 가치를 제시할 수 없는 곤경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되새겨봐야 한다. 평화가 우리 민족끼리 잘 사는 문제에 그친다고 한다면 지난 세기에 되풀이했던 문제를 다시 불러들이는 제스처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울 것이다.
한국에서 전개되는 정치 상황은 이런 우려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집권 여당은 보수주의로 확고하게 이동했고, 그 대안은 이제 더 왼쪽에 있는 좌파가 아니라 더 오른쪽에 있는 우파다. 그러나 우파의 보수주의가 궤멸한 상황에서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는 것은 유럽의 경우와 유사하게 극우주의일 것이다. 대한문 앞에서 벌어지는 태극기 집회가 냉전 극우주의라면, 앞으로 다가올 극우주의는 냉전으로부터 자유로운 내전의 패러다임에 근거한 극우주의일 것이다. 현실 사회주의 국가의 붕괴 이후 많은 사람이 거대 담론의 종언을 이야기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전 지구화가 초래하는 초국경의 상황은 민족주의를 더욱 강화하는 결과로 나아갔고,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예멘 난민을 둘러싼 분위기는 이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말만 세계 시민을 지향할 뿐이지 사실상 한국의 정책은 대내용인 경우가 허다하다. 포퓰리즘이야말로 한국 사회의 정신이다. 도처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성 제도와 포퓰리즘의 갈등은 규제를 완화하고 일부 세력의 특권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고, 이런 평평한 공간은 극우주의도 하나의 가치로 인준받는 과정을 예비할 것이다.

[책속으로 이어서]

예를 들어 지난 촛불의 경험을 떠올려보자. 촛불의 개개인들은 촛불이라는 현상으로 나타날 뿐이지 그 개개인들을 모두 나타낼 수 없다. 항상 촛불은 어떤 집합의 모습으로 재현되지만, 개개인들은 거기에 셈해지지 않는다. 이렇게 셈해지지 않는 것들이야말로 실제로 촛불의 ‘자리’를 만들어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121쪽)

‘세계 없음’의 ‘사유 없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한때 한국을 휩쓴 비트코인 열풍일 것이다. 가히 광풍이라고 불릴 만한 ‘쏠림 현상’을 비트코인 열풍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쏠림 현상’도 ‘사유 없음’의 징후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123쪽)

미투가 폭발력을 보이는 까닭은 이처럼 남녀라는 젠더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남성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권력 관계를 통해 억압됐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문제는 바로 이 한국적 미투의 특이성이다. 미투는 미국에서 시작한 것이지만,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단순하게 특정 개인의 성범죄를 폭로하는 선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의 젠더 불평등 문제를 제기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여성의 억압 문제가 보편 인권의 문제와 결합했다는 점에서 한국적 미투의 폭발력은 주목할 만한 것이라고 하겠다. 여기에 덧붙여 그만큼 한국 사회에서 그동안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발언하지 못하고 인내해온 불평등의 구조가 존재했다는 것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136쪽)

나는 한국의 가족 구조와 생산 관계가 결과적으로 이런 ‘여혐’을 통해 구성됐다고 본다. 가장 핵심적 증거는 바로 임금 차등이다. 동등하게 교육을 받고 입사해 일해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여성 노동자는 임금을 적게 받는다. 이 문제는 이미 일제 식민지 시대부터 불거진 것이다. 당시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는 남성 노동자와 똑같이 일하면서도 임금을 비롯한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았다. 이런 차별은 이른바 경제 개발 시대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여성 노동자는 언제나 ‘임시’였고, ‘보조’였다. 남성은 큰일을 해야 하고, 여성은 현모양처로서 남성을 뒷바라지해야 한다는 가족 이데올로기는 이런 경제 구조를 재생산하기 위한 물질적 토대였다. 여성이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이 한국의 경제 발전 과정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151쪽)

‘지적 대화’에 대한 관점이 이렇게 바뀐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백과사전적 지식을 구축한 ‘완전한 자기’를 추구하는 경향은 이미 초기 부르주아 사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일이었다. 재력 못지않게 명예를 추구한 부르주아는 과거 귀족이 누렸던 문화유산을 그대로 계승하고자 했다. 오늘날 유럽을 관광 대국으로 만들어주는 ‘볼거리들’이 대부분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부르주아는 귀족 문화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을 귀족으로 만들려 했다고 볼 수 있다. (165쪽)


목차


시작하며 : 지금 여기에서 금지당한 것들에 대해
트럼프는 무엇인가
반지성주의
우리의 악은 먼 곳에서 시작됐다
팬덤, 광신, 그리고 민주주의
금지당한 정치
지그문트 바우만의 교훈
1968년 5월과 CIA
‘세계 없음’으로부터 어떻게 세계는 존재하게 되는가
비트코인이라는 절망적 희망
페미니즘과 진보의 재구성
‘남성 혐오’는 없다
혐오를 넘어서
마치며 : 내용 없는 민주주의와 대안 없는 민족주의를 지나서

부록
자크 랑시에르 인터뷰 : 모든 대안은 이미 현실에 다 있다
슬라보예 지젝 인터뷰 : 트럼프 이후 세계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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