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괄호를 묻는 새벽

괄호를 묻는 새벽

  • 차영미
  • |
  • 서정문학
  • |
  • 2018-11-15 출간
  • |
  • 130페이지
  • |
  • 129 X 188 X 13 mm /196g
  • |
  • ISBN 9788994807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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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은유로 풀어낸 생명의 기호들
(괄호를 묻는 새벽)

이훈식(시인·서정문학 발행인)

시는 직간접 경험을 통해 얻어낸 사유를 언어라는 도구를 사용하여 표출해 낸 숨겨진 또 다른 자아이다. 시는 감성을 일깨워 주는 통로이며 내 안에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세계이기도 하다. 시인은 자신의 가슴에다 불꽃을 태우는 열정이며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잊혀가는 망각의 꿈을 다시 지피는 작업이기에 무에서 유를 생산해내는 창조자이다. 그래서 어쩌면 시인의 시는 자기에 대한 물음이요, 대답이기도 하다. 『서정문학』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혼돈과 기쁨의 시간을 함께하며 도서출판 서정문학 대표가 되기까지 쉼 없이 달려온 차영미 시인은 시 창작을 통해 사유와 시학을 확장시키며 끝없이 정진하여 얻어진 시라는 산물을 우리에게 소박한 웃음으로 첫 번째 시집을 통해 감동을 주고 있다
무언가 다른 사람하고는 차별화된 시를 쓰고자 현실에 안주한 편이한 사고가 아니라 비정한 모순과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갈등을 낯설은 언어로 수용하며 그 역동성을 시 밖으로 끌어내고자 하는 부단한 노력의 모습이 참으로 남달라 앞으로가 기대 된다. 정제되고 절제된 시어 하나를 고르는 작업은 예술적 질감으로만 형성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식과 정보가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시대에 살면서 어딘가 불안하고 공허하며 암울하기까지 한 현실 속에서 자기만의 의식을 꼿꼿이 세우며 보여 주기보다는 일상에서 생기는 의문과 혼돈마저 자기화시켜보려는 내면의 끝을 붙잡은 그 시 정신이 뛰어나다.

1부 오늘의 다림질

그 어떤 이론으로도 문학작품의 의미를 다 담아낼 수 없다. 그래서 섣부른 의미 해석보다는 차영미 시인의 시를 읽고 난 후에 오는 감성의 흐름만을 한 번 적어 볼 생각이다. “온 세상은 나의 은유이다.”라고 어느 시인이 말을 한 것처럼 소재나 대상을 가지고 기존의 선입관에 빠져 있으면 진부한 표현밖에 나올 수가 없다. 선입관 속에 갇힌 자아를 벗겨내고 눈을 떴을 때 비로소 은유의 맛을 찾게 된다. 「오늘의 다림질」 「나선형을 골목이라고 부를 때」 「말의 물음표」 「괄호를 묻는다」 등의 시들은 한 방향의 시각과 한곳에 머무르는 기존의 틀을 벗어나 독특한 시각으로 행간 그 너머의 정체성을 그려내고 있음을 볼 때 시는 곧 낯설기라는 말을 온몸으로 이야기하고 실천하고자 하는 노력이 신선하다.

솔깃해진 방이 어두워지면
돌아보는 노래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구겨진 천을 서로 펼쳐 보이고
오랜 만난 주름을 다림질하기로 한다

펴지지 않는 시어들 빗면으로
잘못 새긴 간격이 번득이고
다림질은 반듯한 불안을 먹고 자란다.
-「오늘의 다림질」 중에서

죽어야 사는, 죽어야 피는 봄
충정로 뒷골목 시린 손 위로 달아나는
봄눈은 휘날리고 인사를 나누고
떠도는 잡담을 생각한다

그림자일까, 거짓말일까…
봄눈이 스러지는 골목
다시, 봄이다
-「다시, 봄눈」 중에서

위에 두 시를 보면 보편적인 시각을 떠나 그 풍경에 닿는 시선을 한 번 더 되새김질한 후에 은밀한 풍경이 또 다른 색깔로 속내를 보일 때까지 무늬진 옹이를 찾아낸 시인의 사유가 너무 친근하게 다가온다. 아픔과 기쁨이 한 고통일 수도 있다는 그 잠재의식의 세계 그 은유적 의식이 아름답다. 시는 읽고 나서 오는 좋은 울림이 있어야 그 여운도 길다. 쉽게 써진 시가 아니기에 그저 눈으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 가슴을 열고 시인이 섰던 자리에 서서 행간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야 한다.

매듭은 풀리지 않았다 오늘도
조금 늦어졌을 뿐이라고
나는 긴 잠꼬대로 뒤척였다
버려진 시간이 한 가닥 걸어 나오는 시간
박제된 자판은 진동으로 헐거워지고
건전지가 빠져나간 시계 초침
- 「새벽 단편」 중에서

2부 우두커니

시는 궁극적으로 시인의 정서와 사물을 보는 시각에 따라 그 의미가 유기화 된다. 시에서 주제를 하나로 응집 시키는 능력이 바로 시를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동을 받게 만든다. 차영미 시인은 삶이라는 거울에 비친 이미지를 시적 언어로 형상화하며 다른 사람과는 다른 낯설음의 언어를 통해 행간과 행간 사이에 공명의 울림이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은 어떤 일정한 패턴으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늘 새로운 물결을 만들며 흐르고 있다. 삶과 죽음, 만남과 이별, 슬픔과 기쁨 등을 그저 이분법적 사고로 보지 않고 공통적 분모를 찾고자 하는 내적 성숙의 시가 작품의 생명됨을 알고 있는 시인이다. 그런 면에서 2부의 작품들은 대칭 구도를 떠난 응축된 표현들이 돋보인다. 「보도블록」 「가각」 「기억인형」 「다크서클」 시 등은 대상의 공간에만 한정된 이미지가 아니라 심층에 내재한 섬세한 정감을 그려내고 있다.

밤이 울렁이고 동면은 옅어져서
귀퉁이가 뾰족해지고 있었다.
꿈 위로 거품이 떠다니고 얼굴을
기대면 한 방울씩 떨어지는
잡음이 복제되는 중이다
비릿한 하루가 일어나고
모서리가 자라는 소리
빗방울이 바닥을 뒤집고 있었다.
- 「가각街角」 중에서

낯익은 수다를 베낀다.
깊은 감기에서 2주 만에 걸어 나와
잠시 주인공이 되었다
한껏 낮추는 천장 앞에서
오늘도 무뚝뚝한 경고문을 만난다.
- 「벙커 」 중에서

시는 열린 지향적 사고의 결과이며 시선이 닿는 모든 대상과 공간을 하나로 묶는 작업이다. 사실 요즘의 시들이 현대시라는 이름하에 좀 난해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마 시대적 조류이기도 하겠지만 차시인은 기존 시의 세속적인 틀을 정화시키듯 시어의 탐색을 통해 자기만의 언어로 그 색깔을 만들고 있음이 참으로 고무적이다.

3부 흔적은 자란다

낯익은 시어보다 리듬을 잃지 않는 선에서 연민으로 다듬은 시들이 3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모름지기 차영미 시인은 일상의 순간들을 포착하여 상상력으로 키워 낸 낮은 음성들이 침전된 사유의 닻을 맑은 시혼으로 건져 올리고 있다. 「여름의 소실점」 「사라지는 골목」 「질긴 오수」 「그림자 곡선」 「멀미」 등의 시에서도 구체적이고 설명적인 것이 아니라 감성이 떠난 자리에서 주워 올린 시어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시를 쓴다는 것은 어쩌면 가슴에 번진 이미지를 굵은 연필로 그려내는 추상화이다. 거부할 수 없는 인고의 세월 주름진 깊이로 자신을 들여다보는 내적 자아가 행간마다 숨어져 있다.

비를 따라가는 걸음이 물컹해진다. 일기예보가 구시렁대는 오후에 횡단보도를 위반하고 마주친 눈을 사선으로 보낸다. 계단을 덮쳐오는 비바람에 시침이 흔들리고 변덕스런 우산이 출구마다 가득하다. 우리는 불어나는 문자를 ‘잠시, 소나기로 삭제 버튼을 눌러댄다.
- 「소소한 비」 중에서

땅속에서 쫓겨난 뿌리 몇 가닥 오므리고 한 팔은 바닥을 괴고 햇살을 아무렇게나 걸치고 잎사귀마다 거친 숨결을 토해내고 있다.

그 깊은 목을 넘을 수 없어 발길을 돌렸다
뼈만 남은 아버지, 푸른 웃음이 일어서고 있었다.
-「휘어지는 나무」 중에서

차영미 시인은 흘러간 시간 속에서 쌓여 있던 기억들을 굴절 시켜보며 무겁고 힘든 의미들을 덜어내는 웃음으로 그 여백을 담백하게 그려내고 있다. 일상의 고만고만한 것들을 제 자리에 돌려놓고 싶은 애증이 곳곳에서 보인다. 아마 토해냄으로써 얻어지는 마음의 정화 그게 시인이 간절히 바라는 세상이요, 창작의 세계임을 알겠다.

4부 어쩌면 술래잡기

시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깊은 관심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한한 심리적 상상의 너울거림은 인간 실존에 대한 투철한 자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살아오는 동안 어떤 회의나 좌절의 감정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 속에서 매몰되지 않고 집착을 벗어난 여유로움이 참으로 맑다. 「장마의 명명식」 「히치하이커 새벽」 「사이렌의 노래」 「폭염 조문」 「일몰」 등의 시에서 시인이 품고 있는 창작에 대한 열정과 그 정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의 형태나 언어 감각은 시인의 몫이다. 4부에서 보면 시대적 아류에 빠지지 않고 자기만의 언어로 그 정서를 살려내려고 했던 모습이 보인다. 시는 단지 시인의 상상력에 의해 투사된 형상물이라 해도 시어마다 숨을 불어넣는 작업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쓰고자 하는 대상에서 한 발 물러선 자아를 바라볼 수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다.

노래가 너울 거렸다 도돌이표 길에서 소름으로 파고드는 사방 길을 잃은 나를 만나고 나와 헤어지고 탁 트인 원형 감옥에서 달팽이관으로 뼈를 따라가는 오르가슴, 감각들이 비명을 질러대고 눈을 감으면 공글리는 한 눈금씩 오르는 중, 금단으로 햇살을 따돌리지 않는다
- 「사이렌 노래」 중에서

웃음을 흩뿌리는 친구는 산낙지를 들썩였다
사는 게 힘들다고 죽은 듯 살아온
먼지 묻은 이야기를

매운탕을 죽이고
길을 잃는 바다를 삭제한다
20년간 죽은 사람의

지날수록 뼈가 드러나는 이야기
침묵도 풍경화가 되는
비릿한 어둠이다
- 「일몰」 중에서

오랜 기간 습작을 통해 시어를 갈고 닦아 온 차영미 시인은 특유의 시적 상상력으로 그 뼈대를 이루고 있음을 본다. 이 시집은 시인의 첫 작품집이라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첫 시집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왜냐하면 시적 상상력이 다른 시인들과 변별력을 갖출 수 있을 때 대상(소제)과 그 접점이 이루어짐을 우리는 봤기 때문이다. 살아오면서 가슴 쓰리던 기억도 피보다 진한 슬픔도 끈질긴 사유의 글감으로 창조해낸 것을 볼 때 이제 시와 마주하기 시작했음을 본다. 대상에 대한 외연보다 숨겨진 이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은 그만큼 내연이 깊어진 까닭이리라. 응어리지고 매듭진 애증의 삶 속에서 이제 세상을 향한 고고한 울음. 앞으로도 더욱 정진하여 문향이 가득한 시인이 되길 기원해 본다.
2018년 10월 용인에서 이훈식


목차


1부 오늘의 다림질
14 흐르는 문장
16 모양의 모양
18 나선형을 골목이라고 부를 때
20 흔들리는 하루
21 이름을 기다린다
22 유황
23 백색소음, 흐드러지다
24 입양의 표정
26 느슨한 비요일
28 다시, 봄눈
30 새벽 단편
31 말의 물음표
32 괄호를 묻는다
34 빈집
36 일어서는 민들레
37 라일락
38 맛있는 비

2부 우두커니
41 등대
42 무늬
43 향수
44 흔적
45 보도블록
46 흉터
47 못
48 가각街角
49 기억인형
50 8월
51 등
52 메아리
53 변신
54 갈피
55 우두커니
56 벙커
58 Noise(잡음)
60 다크서클

3부 흔적은 자란다
63 내비게이션
64 김삿갓, 통굽
66 여름의 소실점
68 소소한 비
70 배달 사고
72 혀를 기다리는 파울링Fouling
74 고장
75 방과 바다
76 흔적은 자란다
78 사라지는 골목
80 아이러니 금요일
81 질긴 오수
82 암호는 기억한다
84 루시Lucy
86 그림자 곡선
88 거울의 뒷면
89 걸어가는 진눈깨비
90 장례식이 온다
92 멀미

4부 어쩌면 술래잡기
95 상상더하기
96 잡초가 자란다
97 장마의 명명식
98 외출곡선
99 음표의자
100 히치하이커 새벽
101 어쩌면, 술래잡기
102 뫼비우스의 알약
103 쉿! 마네킹
104 그물을 삼키는
105 팟캐스트Pod cast 공화국
106 휘어지는 나무
107 사라지는 것들의 흔적
108 처럼
110 사이렌의 노래
111 폭염 조문
112 일몰
114 틸란드시아
116 환승
118 당신은 누워있고

해설
120 이훈식 | 은유로 풀어 낸 생명의 기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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