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 특별하고] [毒 : 독하게 어려운] 독한사료 N제
대한민국 최고의 사료집을 내며 드리는 말씀
최근 공무원 한국사 시험의 난이도가 많은 수험생들을 괴롭히고 있는 모양입니다. 대부분의 반응들은 ‘난이도를 종잡을 수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저는 지난 몇 해 동안, 어떤 문제가 나오더라도 엄청난 적중률을 보이는 문제집을 계속 발간해 왔습니다. 그 비결은 하나입니다. 수험서―시험을 위한 책을 제작할 때 꼭 지켜야 할 정도(正道)를 걸은 것입니다.
다름 아니라 출제 경향의 변화를 부지런히 연구하고 교재에 반영한 것이지요. 최근의 문제 경향은 일찍이 행안부에서 고시한대로입니다. ‘교육과정의 충실한 반영’. 저는 그래서 2012년 행안부의 발표 이후 매우 고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현행 고등학교 한국사 8종 교과서와 초·중등학교 역사 교과서, 지난 교육과정의 국정교과서와 한국근현대사 6종 교과서를 모두 정리한 것이지요. 여기에 수백 회에 달하는 한능검 문제들을 모두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선택지와 단어 선정까지 심혈을 기울인 최고 퀄리티의 문제들을 꾸준히 제작했습니다. 한능검 1회 시행부터 문제 출제와 교재 발간 작업에 참여한 경험과, 오랜 수능 강의 및 출제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작업을 함께 해주신 동료들 역시 각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었지요. 그 작업의 결과물이 2014년의 <그물망 모의고사>, 이듬해의 <독한사료 200제>였습니다. 판매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이 책으로 공부한 수험생들의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확신을 가진 저는 새로운 경향에 맞는 기출문제들을 계속 정리하며 내용을 수정하고 증보해 나갔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이 내용은 처음 본다’, ‘사료가 어렵다’ 등의 평가를 받는 문제들을 포함하여, 모든 9급 공무원 시험 문제를 완벽히 적중하며 명성을 이어나갔지요. 다른 교재들보다 훨씬 적은 분량으로 이루어낸 성과였기에, 한국사뿐 아니라 전과목 성적, 나아가 당락에 큰 영 향을 주는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이렇게 탄생한, 공무원 한국사 시험 100% 적중 시리즈의 ‘정점(頂點)’이 되는 책입니다. 만점을 위해 기획된 교재이지요. 이 책의 모든 문제는 자료 제시형입니다. 대입 시험과 한능검 문제, 7급 공무원 및 경찰 간부 문제 중에서 필요한 문제를 엄선하였고, 저와 각종 출제위원들이 8종 교과서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제작한 문제를 추가하였습니다. 강의를 제공해드리지 못함을 감안하여 문제의 사료는 제가 일일이 분석해 적었고, 선택지도 꼼꼼하게 설명했습니다. 또한 작년에는 기본서와 중복되거나 너무 지엽적이라고 생각되는 사료들을 분량 상 배제했습니다만, 올해 책에는 모두 정리해 넣었습니다. 다른 책을 보지 않아도 사료집으로 100% 기능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그간 우리 연구소가 기울인 노력이응축된 교재이니만큼, 교재의 질은 믿으셔도 좋습니다.
사실 시중에 많은 사료집이 있습니다. 이 책보다 훨씬 예쁘게 꾸며진 것들도 많지요. 그런데 대다수의 사료집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능판’에서는 떠돌던 사료들을 모아 짜깁기한 것입니다. 게다가 우리에게 필요한 건 사료를 읽고 문제를 풀어보는 훈련인데, 정작 사료를 응용한 문제를 수록한 교재는 찾기 힘듭니다. 그래서 저는 <독한사료 N제>를 내면서 자신있게 얘기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교재는 없었습니다.”라고. 최근에는 제 교재의 사료와 컨셉트를 베껴 만든 책이 눈에 띄더군요. 그럴 것이라 예상했던 일입니다. 그러나 당연한 얘기지만, 사료 선별 능력과 문제의 수준에서 <독한사료 N제>는 아류 교재들과 절대로 다릅니다. 문제의 사소한 오류까지도 명확히 짚어내는 실력으로 만든, 출제자를 넘어선 수준의문제는 다른 교재에는 실려 있지 않습니다.
한 가지 수험생들께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는 올해 개인적인 사정으로 강의를 쉬다보니 여유가 좀 있어, 시중의 수험서들을 두루 살펴볼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몇 가지 불편한 사실을 목격했습니다. 아직도 수험가에는 인생을 건 수험생을 상대로 ‘장사’하기에 급급한 책이 넘친다는 것이지요. 기존의 교재에 새로 출제된 내용을 슬쩍 집어넣고는 적중했노라 홍보하고, 어렵게 만든 남의 교재들을 짜깁기해서 그럴싸하게 편집해 내놓고, 검증 되지 않은 내용을 마구 섞어 나열하고, 출제 원칙도 무시한 저급한 문제들을 구매하여 퍼뜨리고……. 절박한 수험생들로 하여금 끝도 없이 시간과 정력, 그리고 돈을 쏟아 붓게 만드는 수험가의 ‘장사치’들이 대한민국 공무원들을 망가뜨리고 있지 않은가 정말 염려스러웠습니다. 여러분, 부디 그런 책에 현혹되지 마십시오. 그러려면 반드시, 여러분도 정도(正道)를 걸어야 합니다. 공부를 잘 하려면, 아니 어떤 일이든지 잘 하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사실 여러분이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사이비(似而非)로 쉽게 합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버리시고, 달콤한 유언비어에 휩쓸려 강의와 교재를 선택하지 마십시오. 정직한 노력을 담아 걷는 바른 길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여러분의 마음가짐이 되어 있다면, 이 책은 합격을 위한 최고의 도구가 되어 드릴 것입니다.
저는 불편한 몸이지만 이를 악물고 이 책을 만들었습니다. 강의를 못하는 대신 좋은 책을 만들어 드리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지요. 그리고 그 약속을 위해 많은 분들이 애써주셨습니다. 박찬 교수님과 방혜정 실장님을 비롯한 연구실 식구들이 사료 분류와 교정을 맡아 주셨고, 출판사의 김민지 대표님과 조판자 이원명님, 디자이너 서정민님은 책을 위한 온갖 물리적 수고를 맡아 주셨습니다. 최영희 교수님, 이태종 교수님은 제가 교재 작업의 끈을 놓지 않도록 늘 독려해 주셨습니다. 아마 여러분의 수험 생활에도 많은 분들이 함께해 주실 겁니다. 가족, 동료, 친구, 강사, 버스 기사님과 분식집 사장님 등등. 그 소중한 관계와 쏟아 부은 시간들이 헛되지 않도록, 조금만 더 힘냅시다. 아무리 잘 만든 바람개비도 그냥 돌지는 않습니다.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다리지 마시고, 들고 열심히 달리십시오.
2018년 11월
장승배기 보단재(寶丹齋)에서
역사연구소 ‘사랑(史廊)’을 대표하여 김정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