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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독방

푸른 독방

  • 강경아
  • |
  • 시와에세이
  • |
  • 2018-11-01 출간
  • |
  • 135페이지
  • |
  • 127 X 206 X 15 mm /205g
  • |
  • ISBN 9791186111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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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긴요한 골목 끝, 난간 위의 꽃들

강경아 시인의 첫 번째 시집 『푸른 독방』이 시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강경아 시인의 시를 읽다 보면 우리는 문학이 하는 일을 목도하게 된다. 게다가 그 일이 때론 분명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믿게 된다. 작은 목소리의 발성(發聲)과 발아(發芽) 그리고 발화(發花)야말로 오늘 우리 문학의 쓸모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거창한 목표와 목적만을 슬로건화하거나 고급의 정신만을 내세운다면 그것은 이미 문학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도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사람살이, 살림살이, 그 안에서 부딪치는 사소한 불편함들, 따스한 진실들 혹은 깨어진 진실, 소외된 이웃들의 고통과 한숨, 그늘 한 자락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작은 관심과 애정이야말로 문학이며, 문학이 낳고 돌보는 문학의 일이 아닐까.

문패는 플러그가 뽑힌 채 돌아누웠다
거실 모퉁이를 한 겹씩 벗겨내면
울컥 새어 나오는 어둠들
착각과 혼돈이 팽팽하게 충돌하는 곳에
짓밟힐수록 더 빳빳해지는
당신의 붉은 혀와 오래된 두 귀가 있다
조울을 앞세워 불안을 지피는 밤이 오면
애매모호한 상형문자들만 먼지처럼 쌓인다

소파 위를 군림하길 좋아하는 당신
무기력을 조종하는 채널을 돌린다
우울을 닦아내듯 징징거리는 볼륨 소리
잘 개키지 못한 감정들이 더욱 또렷해져 온다
무늬 없는 저 표정이 나를 밀어낸 증표라면
까다로운 궁리들만이 체위를 바꾸며 다가온다

또르르 발길에 차이는 투명한 알람 소리
밤새 다독이지 못해 눅눅해진 이름들
껍질이라도 잘 벗겨 베란다에 내걸어야 할 일

다시,
꺾인 무릎을 세우게 하는 내겐 너무나
딱딱하고도 거룩한 독방
?「푸른 독방」 전문

다행히 위의 시적 주체에게 독방이란 아직 신성이 남아 있는 “거룩한” 공간으로 기능하고 있다. 무기력과 우울, 조울과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지만 시적 주체에게는 몸을 눕히고 휴식할 공간이 있어 그나마 “다시/꺾인 무릎을 세우게 하는” 귀중한 공간으로 독방이 남아 있는 것인데 이는 아직 독방이 생명력과 쓸모를 잃지 않고 있는 것이리라. 포근하고 푹신한 아늑한 공간은 아닐지라도 “딱딱하”지만 “거룩한 독방”이 있어 시적 주체는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라 고백하고 있다. 방에는 햇빛 대신 “울컥 새어 나오는 어둠들”이 내려앉아 있고 “착각과 혼돈이 팽팽하게 충돌하”며 불안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을 지라도 시적 주체는 그럴수록 이를테면 “짓밟힐수록 더 빳빳해지는” “당신의 붉은 혀와 오래된 두 귀가” 생겨나는 아이러니에 대해 말한다. “붉은 혀”는 말하는 혀이며, “오래된 귀”는 여전히 듣는 귀이며 아마도 그것은 시인의 혀와 시인의 귀일 것이다. 시인은 외지고 쓸쓸한 “거룩한 독방”에서 오히려 소외 된 많은 것들에 공감하고 차단된 신음소리들에 반응하고 함께 고통을 느끼는 것이리라. 아픈 몸, “꺾인 무릎을 세”워 일으켜 종국에는 세상 밖으로 걸어 나와 당당하게 시로 발화하게 하는, 시인의 목소리와 시선이야말로 꽃 이며 향기이며 열매가 아닐까.

까맣게 타들어 가는 돼지껍데기처럼
밤새 질겅질겅 씹혔다
타닥타닥 튀는 저 살아 있는 꿈틀거림 속에서
타전되는 무중력의 푸른 외침
뒤집자
뒤집자
뒤집어보자,
짧고 여리게 터지는 아직 내겐 쓸 만한 희망들
눈 속에서 더 단단해진 그 경쾌한 방백(傍白)들
생의 반대편 안자락까지 노릇하게 달궈지는 눈빛들이
환하다
?「서시장, 그 틈새 소리를 굽다」 부분

“까맣게 타들어 가는 돼지껍데기처럼” 불판 위에서 이리저리 튀는 기름 거죽들……. 살아보겠다고 몸 뒤집는 존재들, 존재들의 비명이야말로 “틈새 소리”이며, 그들 이 몰아쉬는 거친 숨소리일 것이다. “고시원 단칸방 어린 남매의 시린 발들이”, “식당 그릇에 묻혀버린 아내 의 뒷모습”이 가쁘게 내어 쉬는 야윈 숨소리, 탄식의 불안정한 호흡, 그 불편하고 아픈 “틈새 소리를 굽는” 자, 시인(詩人). 시인은 언제까지나 그들에게 “푸른 외침”을 멈추지 않는다. “뒤집자”, “뒤집자”, “뒤집어보자”며 생 을 향해 타전하는 생생한 “희망”의 메시지. “참혹한 안 부”(「낯선 안부」)일지언정 묻고 또 묻고 묻는 목소리. 그 목소리의 불편한 발화가 시(詩)다.

강경아 시인의 시는 그렇게 생물(生物)의 언어로 피워낸 어화(漁花)이다. “거룩한 독방”을 나와 낯선 골목 어쩌면 낯익은 슬픈 골목에 들어선다. 골목마다, 난관(難關)이고 난간이다. 난관 과 난간 사이 아슬한 벼랑 위에 그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다. 비린내 가득한 바닷가 벼랑, 파랑이 쉴 새 없다. 파랑에 비틀거리는 생의 어귀 여기가 당신의 골목이다. 어쩌면 가장 “거룩한” 어쩌면 가장 “푸른” 절망의 골목, 시의 행간(行間)에 머물러 마음껏 비틀거려라. 그 골목이 당신을 붙잡아줄 것이다.


목차


제1부

해물순두부·11
허공 한 채·12
길을 묻는다는 것·14
와불 한 쌍·16
아스트라에아·18
짜장면·20
헬로우 E.T·22
남산동 영순 씨·24
낯선 안부·26
긴요한 골목·28
어떤 출판기념회·30
외인출입(外人出入)·32
빗소리·34
숨은그림찾기·36

제2부

오월·41
바다를 굽는, 그 여자·42
판화를 찍다·44
섬진강 애(愛)·46
신(新)정읍사·48
상처·50
비렁길에서·52
방생·54
왕관해마·56
백야야, 분교야·58
대경도(大鏡島)·60
당신의 왕국·62
흐린 날의 수학 시간·64
그리움을 견인하다·65

제3부

여수 밤바다·69
관계 세탁·70
아웃사이더·72
푸른 독방·74
달팽이 모자·76
겨울 표정·78
Rain 증후군·80
우두커니처럼·81
어떤 독백·82
호모 인터네티쿠스·83
사와디카·84
빨간 구두의 금요일·86
마리오네트·88

제4부

벚꽃 흩날리는 날에는·93
목련꽃 그 남자·94
용산구 신계동 산 27번지·96
나들이·98
복숭아 K씨·100
서시장, 그 틈새 소리를 굽다·102
두더지게임·104
김치별곡(別曲)·106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108
꽃물이 든다·110
트러블 메이트·112

해설·115
시인의 말·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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