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도서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출판콘텐츠 창작자금지원사업의 일환으로국민체육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세종대왕을 성군이라고 부르는 데 대해 대한민국의 어떤 사람도 이견을 달지 않는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명의 왕이 성취했다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집현전을 만들고 한글 창제는 물론 측우기, 혼천의, 역법 등 과학기술을 진흥시키고 국방력을 강화해 4군 6진까지 넓혔다. 여기에 음악 등의 예술진흥과 각종 의서, 지리지, 역법, 법제와 관련된 간행물을 만들었다. 이런 업적들이 있기 때문에 세종을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런데 세종에 대해 이런 업적들만 언급된다면 소위 우리가 위인전의 인식 창에서 벗어나지 못한 면에 머물고 말 것이다. 아무리 천재라 해도 혼자 할 수 없는 것이 국정운영이라, 비록 세종시대에 이루어진 업적이라고 해도 수많은 시행착오와 많은 관리, 대신들의 협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물론 세종의 지혜롭고 통찰력 있는 감식안이 있었기 때문에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바람직한 방향을 찾아내어 결과물을 낼 수가 있었다.?
이 책은 세종이 문치를 통해 문화국가를 만들려고 했다는 점에 착안했다. 문화국가는 말과 대화를 통해 중지를 모으고 세상을 좀 더 낫게 하는 나라이다. 법이나 돈보다는 사람의 가치와 이상의 공유를 통해 약자를 위한 나라이다. 법을 적용하더라도 생명 그리고 인간과 백성을 우선하려 했다. 형법보다는 사람의 공감으로 설득하고 실행하게 하는 나라다. 이에 따라 결과보다는 과정을, 잘못보다는 그 진의를 중시했다 세상의 폭력과 전쟁에서 벗어나 사람과 사람이 좀 더 인간답게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게 문치의 나라이기도 하다. 그 형식에서는 세종과 신하들의 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 대화는 경서를 읽고 토론을 하는 것보다 실제 민생에 관련한 사건과 사실을 앞에 두고 이뤄진 대화들이다.
이에 따라 기존 저술들이 위대한 업적 중심에 치우친 것에서 벗어난 이 책에서는 일상 정책 사안에 대해 인권, 민본주주의 관점이 반영되었는지 살핀다. 치열하지만 정책의 향연은 세계에 유례가 없다. 사적인 욕심을 버리고 오로지 공적인 가치와 대안을 도출하기 위해 치열하게 임한 그들을 보면 옳고 그름을 떠나 숭고한 마음이 들게 하기도 한다. 그들의 육성을 들어보는 것이 오히려 세종시대에 무엇을 실현하려 했는지 오늘날 왜 그것을 되짚어 봐야 하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