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학년 5반』은 20여 년 전 미국으로 이민하기 전, 초등학교 선생님이었던 저자가 추억을 회상하며 쓴 수필집이다.
여러 학교를 옮겨 다니며 해마다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서 새로운 사랑을 키워갔던 선생님과 아이들의 서툴고 열정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상당 부분이 도시에 멀리 떨어진 산간 지역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때를 담고 있어 그 순간 맛깔나고 정이 깊다.
“아이들의 빛깔과 향기는 이 세상에선 찾아보기 힘들 만큼 참 신비로웠습니다.
그런 아이들을 만났던 기쁨과 그 희열과 눈물의 순간들을 감사하며 쓴 이야기들입니다.”
- 저자의 말 중
누군가에게 자랑을 하면 금방 빛이 바래버릴 것 같은, 아주 조심스럽게 함께 나누어 보고 싶어지는 보물 같은 이야기를 읽다 보면 여러분의 추억도 함께 살아날 것입니다.
우린 모두 함부로 아무에게나 자랑하고 싶지 않은, 자물쇠 꼭 잠근 보물들을 가슴에 품고 있다.
깊이깊이 숨겨두고, 가끔씩 혼자서 조용히 들여다볼 때마다 한없이 따뜻해지고 아련한 마음이 드는 것 말이다.
그러다 언젠가, 정말 함께 울어도 좋을 만큼 편안하고 믿을 만한 사람을 만나면 천천히 꺼내어 보여주곤 한다.
그 보물들이 우리의 유년기에 시작된 것들이라면, 비록 그 시절 유약하고 하찮은 것들로 우리에게 다가왔을지언정 가슴 속에서 죽는 날까지 그 빛이 바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빛들은 우리가 고통스럽고 힘겨워할 때마다 더더욱 그 빛을 발하며 우리를 감싸주지 않던가?
펄떡거리는 심장의 가장 깊은 곳, 그리고 제일 아래쪽에 깊이깊이 꼭꼭 숨겨놓았던 그 이야기들. 누군가 한 번 이야기를 시작하면 불길처럼 번져서 모두의 가슴을 뚫고 벌판의 들꽃처럼 무수히 피어날 갖가지 고운 빛깔들의 그리움이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그 보물들과 그것을 간직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시시때때로 그곳을 떠나올 때 눈물로 헤어졌던 아이들이 많이 그리웠습니다. 게다가, 오랜 동안 조국을 떠나 살자니 지치고 힘들어졌습니다.
그때마다 오래전 우리가 함께 만들어둔 사랑의 추억들을 떠올렸습니다. 그 아이들을 좀 더 가까이 느껴보고 싶어 쓰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정말 기대 이상으로 그 아이들과 다시 얼굴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오랜, 긴 시간을 한순간에 날아와 나를 부르는 그들의 목소리를 아주 가까이서 들었습니다.
그 아이들의 소리는 지쳐서 혼미해진 내게 정신이 번쩍 나게 했습니다.
한편으론 한없이 따뜻하고 편안하여 내 찢어진 마음을 다독였습니다.
드디어 내가 쓴 글 속에서 그리운 그 아이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지요.
아이들을 그렇게 보고 싶어서 글을 썼습니다.” - 저자의 말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