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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기사의 일곱 가지 습관 2

성공하는 기사의 일곱 가지 습관 2

  • 전유림
  • |
  • 뮤즈
  • |
  • 2018-10-30 출간
  • |
  • 464페이지
  • |
  • 140 X 210 mm
  • |
  • ISBN 9791104918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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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편집자 코멘트]
모든 것을 다 가진 두 주인공이 기사와 주군으로, 남자와 여자로 만나게 된다. 처음에는 성실한 종자와 황태자로 지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두 사람의 감정은 서서히 변화해 간다. 이 작가님의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서정적인 필체로 튼튼하게 풀어냈다. 사랑의 감정만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 사람의 감정, 관계, 첫인상 등 오로지 사람에 대해서만 판단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말하는 것만 같다. 과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기사의 도란 무엇일까? 그것을 잘 살펴보고 살짝만 변형한다면 현대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덕목으로 삼아도 좋을 것만 같다. / 편집자 C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어딘가를 향해 달리는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인정하고, 순응하는 데까지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요. 여기, 그 모든 과정에 서툰 두 남녀가 있습니다. ‘이 감정은 뭐지?’ 하고 낯설어하는 시간을 지나, ‘혹시 내가? 설마!’ 하는 의심의 단계를 지나, ‘그런 거였어!’ 하는 깨달음을 얻는 때를 남들보다 한 템포씩 늦게 밟아나가는 두 사람이요. 어쩌면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당신도 이 두 인물처럼 그러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죠. 그렇게 망설이다가는 놓칠지 몰라요. 진짜 당신의 운명이요. 그러니 어서 이 책 속으로 오세요. / 편집자 Y

[책속으로 추가]
오이겐의 어머니이자 지금은 죽은 태후나 오이겐의 고모이며 역시 현재는 죽은 전 슈빔마렌 후작 부인이 살아생전 늘 도박 빚에 시달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반면교사로 삼은 것일지도 모를 일이었다.
시릴은 재상의 긴 옷자락을 추스르며 확인했다.
“예를 갖추어 가시라고 말씀하셨을 때, 폐하께서는 물론.”
“있는 대로 차려입고 거느리고 가라는 말씀이시겠지. 알았어.”
그 시점에서 루트비히는 갑자기 뭔가를 떠올렸다. 그의 눈초리가 지금까지의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하게 험악해졌다.
“가만, 그러니까 설마 아까 폐하께서 직접 이 말씀을 하지 않으신 게.”
“저는 그러면 가보겠습니다.”
시릴은 몸을 돌려 선수를 치려고 했다. 그러나 루트비히는 날이 선 목소리로 그를 제지했다.
“잠깐 기다려, 재상. 태자의 이름으로 명하는데 내 얼굴을 봐.”
“명하시는 대로, 전하.”
시릴의 옷자락이 한 번 출렁였다가 다시 매끄럽게 가라앉았다. 은사로 수를 놓은 검은색 신발도 마찬가지였다. 나이가 들어도 단정하고 주름이 없어 가끔은 요정이 아니냐는 말도 듣곤 하는 재상의 저 매끄러운 얼굴을 보며 루트비히는 창밖을 손가락질했다.
“그게 목적이었어? 내 새 종자를 데려가서 로세드 슈빔마렌에게 선을 보이라고? 내가 미쳤어?”
“물론, 전하. 기사가 누군가를 방문할 때 자신의 종자를 데려가는 것은 미쳐야만 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새로 들어온 슈빔마렌 후작 부인이 온천에 갔다가 사경을 헤맨다는 말은 나도 들었어.”
시릴은 또다시 의뭉스러운 눈빛으로 빙긋 웃었다. 루트비히는 미칠 것처럼 화가 나 바닥을 구둣발로 굴렀다. 양탄자 너머로도 쾅, 하는 소리가 제법 크게 났다.
“바이언트 가의 후계자가 아직 결혼을 안 했다는 것도, 그리고 혼처가 정해지기도 전에 황도에 와서 하필 내 종자로 들어오길 청했다는 것도 이상했지. 루젤 바이언트는 내 아버지 친구지 내 친구가 아냐. 안네그레트 바이언트, 라이헤르타 남작이 무슨 꿍꿍이로 내 앞에서 종자의 서약을 했는지 몰라도 내가 가만히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 예쁜 얼굴 아래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금세 다 밝히고 말 거니까.”
시릴은 이번에는 약간의 진심을 담아 쓴웃음을 보였다.
“서쪽 탑 맨 위층을 주셨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제가 종자 수업을 하는 동안에는 귀족 신분도 없는 거라고 먼저 말했어. 종자 같은 소리를 하려면 그에 걸맞은 생활을 하게 해줄 셈이야.”
루트비히가 지금 거느리고 있는 다른 종자들은 각자의 태생에 맞는 숙소에서 그에 어울리는 생활을 하고 있음은 지적할 필요가 없었다. 아니, 지적해 봐야 의미가 없었다. 시릴은 루트비히를 자극하기 위해 눈썹을 들었다.
“미인이라고는 생각하시는군요?”
“사교계 최고의 미녀라는 소문이 돌 것까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얼굴은 봐줄 만하더군.”
“작년에 백작가에 들렀을 때 저도 레이디 안네그레트를 만나봤지요. 외모와 실력은 아버님을 쏙 빼닮았으면서도 어머님의 따뜻한 마음씨를 받아 참으로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었습니다.”
루트비히의 얼굴에서 분노가 조금은 빠졌다. 그는 어린 시절을 생각했다. 그는 검은 머리는 싫어하지 않았다. 바이언트 가 사람들은 하나같이 검은 머리였고, 루트비히는 어릴 때 자신을 길러준 사람의 검은 머리를 여전히 잊지 않고 있었다…… 아, 황금빛 사과가 익던 그 작은 정원과, 그곳을 방문해 차를 마시곤 했던 귀부인의 클라비어 소리.
하지만 이제 이렇게 어른이 되었으니 그런 옛 사정은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루트비히는 헛기침하고 태세를 가다듬었다.
“실력은 두고 볼 일이지.”
“저는 검술에 대한 식견은 없습니다만, 한 수레는 되는 구혼자를 쓰러뜨려 왔다는 것은 들었습니다.”
“뭐, 자기보다 강한 사람이 아니면 결혼하지 않겠다고 한 것 말이야?”
안네그레트 바이언트는 지금 사교계의 미혼 여성 중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그녀의 그런 선언 또한 이 황도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지금까지 그런 이유로 구혼자들을 모두 물리쳐 놓고도 갑자기 미혼의 태자를 모시러 혼자 황도까지 왔다는 사실은 그래서 더 큰 스캔들이 되었다. 유서 깊은 바이언트 가의 장성한 후계자이자 누구나 마음을 빼앗긴다는 소문의 미모, 그리고 황제의 총애를 받는 그 아버지라니.
루트비히는 콧방귀를 뀌었다.
“통속적이고 재미있는 쇼지만 각본이 정교하다고 하긴 어려운 얘기지. 난처한 청혼을 부드럽게 거절하려면 백작을 통하는 게 나았을 텐데.”
“백작가에서 꾸며낸 핑계라고 생각하십니까?”
“신화에서나 나올 것 같은 이야기잖아. 그런 이야기의 끝은 진부하지. 교활한 청년이 신의 도움으로 간단한 꾀를 내서 난공불락의 여자를 이기고, 그럼 여자는 자길 이긴 남자는 당신이 처음이라면서 사랑에 빠져서 결혼한다. 박수. 그냥 상식적으로, 아직 부모와 제 눈에 다 차는 남자가 없었다고 하란 말이야.”
이번에 시릴은 아예 웃음을 터뜨렸다. 긴 은발의 재상은 자신이 나이 들면서 세상이 많이 유쾌해졌다는 생각을 했다. 그에게 세상은 늘 우습고 쉬운 장난감 같은 것이었는데, 이제는 그의 자식뻘 되는 이들이 저렇게 자기는 뭐든지 안다는 것처럼 말을 한다.
물론 자타가 공인하는 희대의 천재가 ‘세상이 우습다’고 해도 비웃을 어른은 많지 않았겠지만, 혹시 그가 저 나이일 때도 이런 식으로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었을까.
루트비히는 시릴이 왜 웃는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시릴은 진심 어린 감사를 담아 허리를 숙였다.
“저는 전할 말씀을 모두 올렸으니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전하. 신의 영광이 전하에게 있기를.”
부디 앞으로 겪을 고난을 이겨내고서.


목차


Chap.5 항상 선을 실천하고 악을 징벌할 것
Chap.6 레이디의 명예를 지킬 것
Chap.7 거짓말하지 않을 것
에필로그
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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