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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

곰곰

  • 안현미
  • |
  • 걷는사람
  • |
  • 2018-09-14 출간
  • |
  • 160페이지
  • |
  • 125 X 200 mm
  • |
  • ISBN 9791189128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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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우우, 우, 우 그녀의 더듬이가 쥐 오줌 번진 책장을 더듬고 있다 불 꺼진 방 전기장판은 얼음장 위에 신문 지 같다 그녀의 더듬이는 의수義手를 닮았다 우우, 우, 우 비키니 옷장 속에는 아귀 같은 짐승이 웅크리고 앉 아 그녀의 잠을 아귀처럼 먹어치우고 있다 우우, 우, 우 그녀의 더듬이가 의수 같은 그녀의 더듬이를 비빈다 쥐 오줌 번진 책장 속에선 벌레가 된 사내가 바이올린 연주를 듣고 있다 그녀의 의수 같은 더듬이가 제조하는 현은 세상의 슬픔 따위에는 울지 않는다 우우, 우, 우 산동네의 겨울은 길다 차라리 신神은 봄 같은 건 제 조하지 말았어야 한다! 고 그녀의 더듬이는 쓴다 우우, 우, 우 그녀의 더듬이가 운다 네 울음은 불온하다, 고 누군가 그녀의 불면 속으로 걸어 들어와 딸깍, 그녀의 더듬이를 자른다 우우, 우, 우 봄을 제조한 신은 위대 하다, 위대하다! 불 꺼진 방에서 벌레처럼 납작 엎드린 그녀가 거짓말을 제조하기 시작한다 더듬더듬, 시 같은 거짓말을!
- 「거짓말을 제조하다」 전문

여기에 더해 자전적 산문 「시에 관한 단상 _ 안녕 호르헤」가 추가로 수록되었다. 즉, 2011년판 복간본에 실린 산문 「시마할」과 함께 총 두 편의 산문이 이번 시집에 실린 셈이다. 「시에 관한 단상 _ 안녕 호르헤」에서 시인은 ‘언어’라는 키워드를 두고 이렇게 썼다.
내가 사랑하는 ‘나무’를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나무’라고 불러주는 황홀. 책상도 아니고 침대도 아니고 ‘나무’라고 불러주는, 여러 번 생각하고 생각해도 매번 믿기지 않는 황홀.
내가 사랑하는 ‘나무’를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나비’ 혹은 ‘나물’이라고 가끔 틀리게 말하는 그러나 아주 틀린 것은 아닌. 설명하고 싶지만 설명할 수 없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그리하여 내가 사랑한다는 사실을 어느새 당신도 알아버리는 황홀.

“설명하고 싶지만 설명할 수 없는,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모든 것이면서 아무것도 아닌” 언어, 혹은 사랑. 이 같은 글을 통해, 등단 후 지난 20여 년간 쓰는 삶을 치열하게 살아온 시인의 깊은 고민과 사색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이번 시집은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복간 시집 시리즈 ‘다시’의 첫 번째 시집이다. 이를 시작으로 걷는사람은 작가의 고유한 개성과 문학적 성취를 두루 이룬, 그리하여 지금껏 꾸준히 문학 독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작품집을 엄선하여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 걷는사람 다;시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복간 시집 시리즈입니다. 더는 서점에서 찾을 수 없었던 우리 시대 대표 시집 이 ‘다시’ 독자와 만납니다. 작가의 고유한 개성과 문학적 성취를 두루 이룬, 그리하여 지금껏 꾸준 히 문학 독자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작품집만을 엄선하였습니다.


목차


1부 비굴 레시피
곰곰
거짓말을 제조하다
거짓말을 타전하다
비굴 레시피
짜가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그해 여름
하시시
육교
개기월식
혹부리 사내
옥탑방
아주 작은 형용사야
미리우美里雨
마침표
비망록
갈대밭에서 읽다
음악처럼, 비처럼

2부 시구문屍口門 밖, 봄
몽유병
작고 즐거운 주전자들
해피 투게더
고장 난 심장
단풍나무 고양이
열려라 참깨!
언어 물회
오후 세 시
대낮의 부림나이트로 오실래요?
빗살무늬토기
실패라는 실패
식사食死하세요
그 후로 사슴들은 그를 매우 사랑했네
카만카차
나 VS 잣나무
가령
총잡이들의 세계사
시구문屍口門 밖, 봄

3부 여행 온 아이가 여행 온 아이에게
연못
사티와
timeless time
러시안룰렛
환을 연주하다
안개 유원지
그렇다면 시인,
나무가 있는 요일
콜라주 몽夢
목숨시 전농스트리트
함부로
기차표 운동화
시집가는 날
달빛 하얀 가면
종이 피아노
우리 엄마 통장 속에는 까치가 산다
고생대 마을
여행 온 아이가 여행 온 아이에게
화전 간다

자전적 산문
시마할
시에 관한 단상 _ 안녕 호르헤

해설
환상과 서정의 대위법 ? 김진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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