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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가장 완벽하고 아름답지만 혼자가 아니어도 꽤 좋은 시간

혼자가 가장 완벽하고 아름답지만 혼자가 아니어도 꽤 좋은 시간

  • 권준호
  • |
  • 달아실
  • |
  • 2018-10-15 출간
  • |
  • 140페이지
  • |
  • 129 X 200 mm
  • |
  • ISBN 97911887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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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 편집자 책소개

시, 그 나쁜 년에게 다시 돌아온 장고
- 권준호 시인의 시집 『혼자가 가장 완벽하고 아름답지만 혼자가 아니어도 꽤 좋은 시간』 편집 후기

1
춘천에는 풍물시장이 있다. 아니지 어디에든 풍물시장은 있는 법이니까 표현이 잘못 되었다. 춘천에도 풍물시장이 있다. 그곳에 가면 늘 시를 쓰거나 시를 읽는 사람들을 만난다. 시를 썼거나(이제는 쓰지 않는), 시를 읽었던(더 이상 읽지 않는) 사람들도 만난다. 그곳에 가면 시를 썼던, 그러니까 이제는 시를 쓰지 않는 사람이 시인이라고 하는 사람도 만나고, 좋은 시를 품고 있으면서 나는 시를 쓰지 못한다고 시인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도 만난다. 작년 어느 날이었던가. 풍물시장에서 권준호 형을 만났다.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마침내 술이 좀 거나해질 무렵, 형도 취하고 나도 취해서, 속에 있는 말들이 풀어지고 있었다
“제영아, 난 이제 시 못쓰겠다. 아니 안 쓸련다.”
“형, 형은 참 병신이야. 병신 같은 놈이야. 자기가 진짜 시인인 줄도 모르고. 형 안에 진짜 시가 가득 한 줄도 모르고. 에라 이 병신 같은 형님아!”
그랬다. 권준호 형은 시를 품고 있으면서 시를 쓰지 못한다고 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이다.

며칠 전에 시인 권준호와 사천자장면을 먹었다.
권준호 시인은 요즘 실직 상태다. 컴퓨터 강습을 듣는데, 한 달에 공공자금 12만원을 주니까 억지로 나간다고 한다. 결석하면 12만원을 받지 못하나 주당 하루는 결석을 한다. 홍천 문화원에서 주부들을 대상으로 시쓰기반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오는 강사료가 한 달에 6만원 정도라고, 그러니까 권준호 시인의 월 수입은 도합 18만원인 것이다. 이따금 티코를 몰고 홍천으로 강의 가는데 기름 값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닌데도, 시에 관한 짓이니까 그만둘 생각도 못하고 안 하는 모양이다.
오늘 점심도 시인 권준호와 사천자장면을 먹었다. 매운 자장면은 어제 술 먹었기 때문에 생각나는 음식이다. 내가 미처 젓가락을 놓기 전에 얼른 일어나 7,000원을 계산한다. 뜨악한 얼굴로 쳐다보니까, 불쑥 “선생님 사정, 다 알아요.”
내가 만나는 사람들은 거개가 밥값 계산을 한다. 탁발(?)에 익숙해있는 상태다. 십년 넘은 대학 강사, 밥 얻어먹는 데 진력이 난 상태의 다른 이름이다. 내 언제, 어디 가서 밥 살 수 있을까를 궁리하기도 하지만, 호들갑떨지 않고 그저 숟가락 놓고 일어난 지 이미 오래 된다.
― 박기동, 「사천 자장면은 맵다」(『다시, 벼랑길』, 창조문화, 2000) 전문

박기동 선생께서 위의 시를 쓴 것이 20년 전이니 강산이 두 번 변한 세월이겠다. 그 사이 실직자였던 권준호 형은 직장을 얻었고, 십년 넘게 보따리 강사였던 박기동 선생은 교수가 되어 퇴임을 앞두고 있으니 강산이 변할 만도 하겠다. 그때나(아니 그보다 훨씬 전부터겠다) 지금이나 권준호 형은 “시에 관한 짓이니까 그만둘 생각도 못하고 안 하는” 천상 시인면서도, 언제부턴가 형은 “시를 쓰지 못한다, 못 하겠다……” 그러면서 자기 안 깊숙한 곳, 혼자만의 세계―혼술, 혼밥 그리고 혼자서 낚시하기, 혼자서 영화보기―로 숨어들었다. 자기 안에 어쩔 수 없는 뜨겁디뜨거운 시를 품고 있는 줄도 모르고! 그런 줄도 모르고! 그런 형이 늘 안타까웠다. 병신 같은 형!

2
“제영아, 내가 정말 시를 쓸 수 있을까? 아직도 시를 쓸 수 있을까?”
“쓰긴 뭘 써! 이미 그 안에 차고 넘치는 것을!”
그리고 올해 8월쯤, 형의 시집 원고가 내게 왔다. 2012년 『금붕어꽃』(한결)이라는 시집을 낸 지, 6년 만의 일이다.

금붕어가 아팠다
창가의 나뭇가지마다 처방전을 흔들어댔다
그 푸른 언어를 온전히 해독할 수 없는 나는
그저 사랑도 아픔인줄 안다
더 이상 금붕어는 노래하지 않았다
어느 별로 갔을까
다시 혼자 가는 길

(…중략…)

모든 꽃씨들은
누군가 다른 별로 떠날 때
남겨둔 노래라는 것을 알았다
달빛 별빛 흔드는
저마다 외로운 노래들이
아름다운 꽃밭을 이룬다는 것을,
꽃들이 노래하고
새들과 나무들의 합창이 울리는 이 별에서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만큼 세상에 꽃이 핀다는 것을,
그래서 모두 사랑이라는 것을

― 「금붕어꽃」(『금붕어꽃』, 한결, 2012) 부분

“푸른 언어를 온전히 해독할 수 없”다며 시를 떠나려고 했던 형이, 혼밥과 혼술로 숨어들었던 형이, 은둔을 벗고 “세상에 존재하는 사랑만큼 세상에 꽃이 핀다는 것”을 보여주려 시의 세상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세상은, 세상을 살아내는 일은 “혼자가 가장 완벽하고 아름답지만 혼자가 아니어도 꽤 좋은 시간”이란 것을 보여주려 다시 돌아온 것이다.

3
이번 시집의 배경을 살펴보자면, 주요 공간은 춘천이며 주요 시간은 과거다. 시집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은 춘천 사람들이며 춘천에서 나고 죽은 사람들이다. 이를 두고 시집 해설을 쓴 이홍섭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권준호 시인의 이번 시집을 일별했을 때 가장 먼저 다가오는 인상은, 시인이 이번 시집을 통해 춘천을 내면화하고자 애쓰고 있다는 점이다. 시인은 춘천의 자연과 인물, 그리고 성장과 얽힌 추억들을 하나하나 시로 그려내면서 자신의 연대기와 세계관을 표현해 내는 데 진력한다. 시인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공간을 시로 표현해 내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나, 이번 시집처럼 ‘종합적’이고 ‘전면적’으로 다루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이홍섭)
그런데 정확히 말하면 춘천이 아니라 춘천이라 불리는 어떤 곳이며, 그 곳에서 나고 죽는 사람들이겠다. “중력이 버거워” “중심 잡고 서 있기 힘”든(「이 별은 멀미가 심해」) 곳, “굴뚝으로 안개를 뿜어”내고, “골목에도 안개들이 살고 있”는(「그때, 예부룩」) 곳, “청춘이 겨울”인 곳, 당신이 머물고 있는 지금 그곳이 그런 곳이라면 바로 그곳이 춘천이겠다. “너무 지쳤어 라는 말을 / 이젠 늙었어 라고 뱉”는다면, “나는 살고 있지 않다”고 느낀다면, 존재하였는데 “존재할 수 었었다”(「존재를 증명하는 한 방식」)고 느낀다면, 당신이 바로 춘천 사람이겠다.
그러니까 이번 시집 『혼자가 가장 완벽하고 아름답지만 혼자가 아니어도 꽤 좋은 시간』은, 춘천이 아니라 춘천 같은 곳을 노래하고 있으며, 춘천 사람이 아니라 “춘천같이 아름답고 춘천같이 슬픈”, 춘천과 같이 흐르고 있는 사람(「춘천같이 슬픈」)들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겠다.

4
시를 떠나 혼자라는 어둠에 칩거했던 형이 “돌아온 장고(Django Strikes Again)”처럼 돌아왔으니 됐다.

찾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밤새 나를 흥분시키던 나부
감당하기 버거워 잠시 멀리한 요부

모니터 속, 텅 빈 침대 바라보며
언제 올까 해바라기하는 새벽
시, 나쁜 년

― 「가을엔 낙엽이 진다」 부분

“나쁜 년”이라며 떠났지만, 나쁜 년!이라며 더욱 그리워했던, 바로 그 ‘시’의 곁으로 형이 돌아왔으니 되었다. 돌아와 준 형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목차


시인의 말

1부 춘천같이 슬픈

이 별은 멀미가 심해
잃어버린 향기를 찾다 ― 역逆 프루스트
성현이가 준 십 원
조때루 괴기 잡을랴구
오래된 일기
이름 모를 소녀
동시상영
소양로 1969
쌔드 무비 1983
저 죽을 사람 아닙니다
잠자리의 여름 일기
그때, 예부룩
청춘이 겨울이었으니
유정, 이정
존재를 증명하는 한 방식
미소의 그늘 1998
내가 살던 지하실 1998
희선이 형
춘천같이 슬픈
앵두꽃 핀 날

2부 황야의 무법자

달빛 흐린 밤, 고양이 울어대고
창가에 봄빛 쌓이고
가을엔 낙엽이 진다
황야의 무법자
권준호 찾기
영화 보는 법
아랑곳없는 날
춘천, 아름다운 춘배 형
춘천, 섬
덩그러니
하얀 소주
재미없는 날
별을 켜는 밤
뱃살 빼기
가을 숲 아카펠라
알 수 없는
SOS 아니 SNS
용궁낚시터
춘천, 동급생 이야기
사족

3부 록 밴드 드러머

윔플피시
동행
터널
꽃노을을 삼켰다
종이 울기 전에
가슴난로 한 병
연말 정산
밥은 먹고 다니니
봄이 오고 있다
검은 날개
하얀 날개
빨간 날개
차 열쇠를 잃어버렸다
사계四季
록 밴드 드러머
어머니의 구연동화
자화상
산막에서
인형 뽑기
음미

해설 | 비극적 세계관과 춘천의 내면화
이홍섭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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