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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나는 당신이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고

  • 함순례
  • |
  • 애지
  • |
  • 2018-09-29 출간
  • |
  • 123페이지
  • |
  • 125 X 191 X 27 mm /220g
  • |
  • ISBN 9788992219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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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추천사 추가]
함순례 시인은 “사라지고 다가오는 것들을 물끄러미/ 마주하”(?나는 하수다?)기 위해 물이 되고자 한다. 그런 시인의 자세는 이 세상 작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모성이면서 이 세계를 바라보는 연민과 깊은 애정을 동반한다. 지금은 비어있는 듯, 어두워 보이는 그것들의 상처에 제 상처를 가만히 포개어 보면서 오래 아파할 줄 안다. 이를 위해 스스로 가장 낮은 곳이면서 가장 깊은 곳의 마음속으로 묵묵하고 정직하게 걸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인다. 그것은 “뻘에 발목을 묻고 죽어가는 버드나무의 얼굴”을 “깊이 들여다볼 때”처럼 스스로 “오수”가 되고 “그늘”이 됨으로써 세상에 “손 잡아줄 만한 내력들”조차 없는 것들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그 허름한 내력의 빈 곳이 왜 이 세계의 가장 아름다운 충만이 될 수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동시에 스스로 “살아있음으로 매일매일 격렬”한 시인의 생에 대한 존재적 성찰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그것은 궁극적으로 이 포악한 삶에 맞서는 힘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시인이 바라보는 삶의 시선은 다양하다. 까막까치로부터 사할린과 몽골 초원을 지나고 쿠바의 어느 골목을 걸으며 만나는 수많은 인간과 사물 속에서 그녀가 주목하는 것은 그런 낮은 자세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녀가 거기서 바라보는 것들에 대한 다정은 스스로 그러하다는 ‘자연’처럼 따뜻하고 그윽하다. 또한 이 따뜻함은 그것 자체로 단순함을 넘어서 역동성을 가진다는 데에서 그녀의 시가 갖는 차별성이 드러난다. 시인의 시편들은 그렇게 낮고 익숙한 곳에서 출발하지만 그것이 비로소 이 삶을, 이 세계의 바탕이고 가장 아름다운 무늬가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내일은 도무지 알 수 없는 세계”(「무늬들」)속에서 시인은 이 순정한 언어를 가지고 진정성 있는 뚝심으로 밀어가고 있다. 이 애틋한 시인의 시선을, 그 언어들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승희(시인)


목차


제1부
까막까치/ 저녁강/ 걸인의 식사/ 자정의 작용/ 점원, 우아하게/ 나는 하수다/ 지네가 툭/ 소낙비/ 무늬들/ 블랙홀/ 쿠바 리브레/ 헌화/ 공기인간

제2부
노을/ 유월은 하양/ 비행운/ 환승/ 역마/ 장미사원/ 그래 가자/ 악수/ 멀미/ 무위사 / 공원, 봄밤/ 공원 / 제비가 날아갔다/ 여름, 쌍계사 가는 길


제3부
정북토성/ 옥주/ 코르사코프의 검은 개/ 더 그린 라인/ 인디언식 이름은/ 고비/ 고비 3-목동/ 고비 5-에미/ 고비 6-전봇대/ 고비 7-수컷을 다루는 법/ 고비 8-푸른 늑대/ 고비 9

제4부
가을밤/ 명경/ 씨알/ 못/ 시인의 세금을 면제하라/ 강력반 형사에게 시집을 주다/ 고양이/ 도둑의 전모/ 따루 주막/ 꽃사기/ 사월/ 바람이 바람의 귀를 찢으며/ 봄인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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