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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

  • 이치은
  • |
  • 알렙
  • |
  • 2018-10-01 출간
  • |
  • 464페이지
  • |
  • 145 X 211 X 26 mm /588g
  • |
  • ISBN 9791189333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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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이치은 문학의 시작, 첫 장편 20년 만의 재출간
‘권태’에 포위당한 현실을 탐색하는 불경스러운 실험!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는 어쩐지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그때 그곳 홍대 거리를 떠올리게 하는 소설이었다. 80년대 리얼리즘 소설의 잔영, 동구권의 몰락에 의한 운동권 후일담, 누구나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인지의 형식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다양한 소설적 글쓰기의 실험, 나르시시즘적 자기 연민에 몰입한 고백, 백만 부씩 팔리던 시대착오적 내셔널리즘과 가부장적 이념으로 점철된 소설들이 폭우처럼 쏟아져 내려 그 어떤 단정도 불가능했던 시대. 그러므로 그러한 규정 불가능성 자체를 한 시대의 특성으로 지목할 수밖에 없었던 90년대 소설의 분위기 전체가 일제히 소환된 듯한 느낌이었다.” ―조형래(문학평론가)

이치은 작가의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이자 첫 번째 장편소설인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가 복간·재출간되었다. 1998년 이 소설로 등단한 이치은 작가는 수상 당시 “고안력이 뛰어난 작품”, “상투적 교훈을 배격하는 문장의 탐구력”(김우창/문학평론가), “소설 문체의 매력”(조성기/소설가) 등 치밀한 구성과 독특한 문체가 높이 평가받으며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신예로 기대를 모았었다. 그 후 20년 동안 장편소설 5편과 소설집 1편을 상재하였고, 곧 2편의 장편소설을 펴낼 예정이다.



포스트모더니즘 소설의 다양한 기법들:
시간의 지연과 단절, 장광설과 독백, 다양한 텍스트의 돌연한 끼어듦과 브리콜라주적 교착

총 12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에는 황지우 씨의 시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에 나오는 소파를 비롯, ?구토?(사르트르)의 로캉탱, ?경마장의 오리나무?(하일지)에 나오는 오리나무, ?날개?(이상)에 나오는 연심의 남편(즉 <나>) 등 소설 속에 나오는 권태로운 인물들과, 그들을 죽이려 하는 성(城)과 기사(騎士)가 나온다. 기사는 자본주의 사회의 잘 짜여지고 치밀하게 관리되는 삶을 갉아먹는 존재들인 권태로운 인물들을 제거하려고 성(城)이 보낸 암살자이다. 권태로운 인물들이 한둘 살해당하기 시작하자 위협을 느낀 인물들이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여든다.
어찌 보면 단순한 플롯이며, 추리소설적 요소나 연극적 요소를 이해하면, 쉽게 줄거리를 알 수 있는 소설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쉽게 완독이 가능하지 않을 정도로, 독자들에게 도전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소설로 이름났다. 기존 소설들의 주인공들이나 작가를 대변하는 인물들을 등장시킨 것 때문에, 카프카, 르 클레지오, 이상, 하일지, 알랭 로브그리예 등의 작품들에 대한 선이해가 필요했다. 또 현란하다고까지 이야기되는 문체 또한 독서의 몰입을 방해한다고 지적되었었다. 그 외에 온갖 실험적인 요소들이 등장하여 쉽게 페이지를 넘기는 소설은 아니었다.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이하 『권태』)는 참 거대한 규모의 소설이라는 것이 첫인상입니다. 상호텍스트적으로 참조하고 따라서 연결되어 생성되는 소설 속 세계의 규모가 그렇다는 것입니다. ―조형래, 인터뷰 중에서

조형래 씨가 분석하는 이 소설은, “시간의 지연과 단절, 장광설과 독백, 다양한 텍스트의 돌연한 끼어듦과 브리콜라주적 교착 등의 소위 모더니즘 소설의 주요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독자를 어떤 정연한 서사 속에 포섭하여 시각-내면에 비치는 리얼리즘적 환상에 몰입시키기보다 부단히 독자의 몰입을 방해하고 그로부터 일어나는 독서/인지의 단절을 통해 독자를 어떻게든 더 지루하게 만들려는, 그렇게 하여 주요 인물들이 사로잡혀 있는 권태의 상태를 독자에게까지 전이시키는 의도로 쓰인 것 같다”고도 평한다.
물론 작가는 이를 정확히 글쓰기의 “전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글쓰기가 원래부터 체화되어 있었다는 점도 부인하지는 않는다. 조형래 씨는 사실 “『권태』에서도 오마주되고 있는 하일지의 소설을 비롯하여 1990년대 초중반에 이런 종류의 (흔히 포스트모더니즘으로서 단순히 통칭되었던) 글쓰기적 실험이 왕성하게 이루어졌던 것도 사실이어서 1998년의 『권태』는 다소 뒤늦게 도착했던 소설이 아니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권태에서 욕망으로:
사회 체제를 갉아먹는 존재인가, 시대에 대한 소극적인 저항인가,
아니면 헛된 망상으로 욕망하는 존재인가

조형래 씨는 그러면서도 너무 일찍 도착한 소설이라고도 느낌을 전한다. IMF 구제금융 사태로 신자유주의-세계화 체제로 급격히 이행해 가는 한국 사회에서 ‘조직화된 자본주의’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후기자본주의 체제에서 어차피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회의 잉여로운 인간들, 그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권태의 전이 혹은 전유의 방식은 지금의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다고 본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일찍 도착한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카프카적 구도에 입각해 설정된 ‘성(城)’은 그리고 그의 지시에 따라 권태로운 자들을 살해하는 기사의 독백은 출간 당시 인터뷰에서 제기하신 “조직화된 자본주의”의 문제와 관련하여 흥미롭습니다. 알다시피 IMF 구제금융 사태로 인해 한국은 국가 주도의 개발경제 체제에서 신자유주의-세계화 체제로 급격히 이행합니다. 그런데 권태로운 자들을 용납하지 않고 살해하고자 하는 성과 기사는 어쩐지 관료제로 대표되는 전자의 시스템을 연상하게 합니다. 도리어 제 생각에 고도로 발전한 후기 자본주의 체제는 어차피 발생할 수밖에 없는 사회의 잉여로운 인간들을 방임하거나 심지어 용인하는 방식으로 치워버리죠. 그게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이니까요. 그런데 소파 씨를 둘러싸고 있는 권태로운 자들, 그리고 그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권태의 전이는 사실 무한경쟁과 각자도생의 경로에서 낙오한 이들이 스스로를 용납하고 보존하는 전유의 방식이라는 점에서 사실 지금의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많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권태』를 쓸 당시의 문제의식에 대해 말한다.

당시에 저는 이미 자본주의가 고도로 발전되어 있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고 특히 소비지상주의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미 20세기 초 그러니까 1930년대에 이미 이상 같은 작가에 의해 권태의 문제가 중요하게 제기된 적이 있었죠. 한편으로 사회에서 전반적으로 이데올로기라든지 구체제를 변혁하려는 운동이 발생했다가 좌절했을 때나 극적으로 다이내믹하게 발전한 시대의 끄트머리에 나타난 징후로서 권태의 문제를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고도로 발전한 자본주의 시대에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둘째로 자본주의와 기사의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사는 자본주의 내지는 그것의 폐해를 빌런으로서 형식화한 것이 아닙니다. 말씀하신 대로 자본주의의 통제 방식은 상상 이상으로 다양할 뿐만 아니라 서로서로 알아서, 구성원들의 자율적 관계에 입각하여 방임적으로 이루어지죠. 하지만 기사는 자본주의의 악한 면모나 억압 방식을 비유한 것이 아니라 제가 쓰고 싶었던 인물이었을 뿐입니다.

권태에 대하여, 조형래 씨는 장기하의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에 나타난 그야말로 권태로운 상황을 청년 세대의 좌절과 관련하여 시대에 대한 저항으로 읽고자 하는 지배적인 담론이 있었다고 제기한다. 이치은 작가는 이에 대해 권태를, “시대에 대한 적극적인 적극적인 저항이나 반동이라기보다는 선택받지 못한 자들, 비자발적으로 내쳐진 자들이 수동적으로 처해 있는 상황 내지는 정신 상태 같은 것”으로 보았다. 권태로운 자들이 연대한다고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생각에 대해 회의적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욕망이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이야기해 보고 싶었”다고 말한다. 권태는 하나의 징후이고 상징이지만 동시에 사람들이 시스템에 적극적으로 편입되고자 하는 욕망도 있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한 것이다. 이는 등장인물이 소파 씨가 영화 즉 창조, 글쓰기에 관한 망상을 품는 것으로도 나타난다.
이치은 작가는 자신도 “복잡한 마음”에서 그렇게 쓰게 되었음을 고백한다. 권태는 일종의 애증 상태이다. 권태는 징후이고 누구나 처할 수 있는 상태이지만, 그 상태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럼에도 어떻게 해야 될지 쉽게 확정할 수 없다는 복잡한 마음이 작품에 나타났다고 말한다.
이치은 작가는 책을 읽으면서 하나의 세상이 만들어지고 제시되는 것 자체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라고 한다. 소설을 쓸 때에도 마찬가지다. “저는 이렇게 세상을 만들어봤습니다. 자유롭게 생각해 주세요.”라는 태도이다. “이 텍스트를 이렇게 해석해야 된다든가 명확한 의미로 치환할 수 있다든가 하는 관념에 구애되지 말고 소설의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을 그 자체로 내버려두고, 소설이라는 미지의 미로 속에서 기꺼이 길을 잃으셨으면 좋겠다”고 한다.

저도 그 안에 들어가 길 잃는 것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물론 제 소설이 그렇게 길을 잃을 만한 텍스트인가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새로운 텍스트가 나왔을 때 그것을 기성의 관념이나 범주에 끼워 맞추거나 정답을 찾으려고 하기보다 그러한 낯설고 새로운 미지의 책이 출현했을 때 그 속에서 길 잃기 자체를 즐기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그런 길 잃기의 문화가 더욱 저변을 확대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치은 작가의 말처럼,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는 1998년에도, 그리고 2018년 현재에도 낯설고 새로운 미지의 책이다. 그 미지의 책 속에서 길 잃기를 즐기는 것이, 작가가 권하는 바이며, 한국 사회에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줄거리

이 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다른 작가가 쓴 소설이나 시에서 이미 등장했던 인물들이다. 기사(騎士)의 경우만 제외하고. 이 소설의 주인공인 소파 씨는 황지우의 시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의 화자에 이름을 붙인 것이다. 이처럼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기사(騎士)를 제외하고 모두 다른 소설이나 시에서 따온 인물들이다.
이 글의 중간에서 볼 수 있는 고딕체의 글씨는 모두 등장인물과 연관이 있는 소설이나 시 혹은 그 원작자의 다른 작품에서 인용한 부분이다. 각 장에서 인용된 원전들의 목록은 책 뒷부분에 따로 실었다.
이 글은 ‘4장 K, 등장하다’와 같이 인물들이 등장하는 장과, ‘1장 로캉탱, 퇴장하다’와 같이 인물들이 퇴장하는 장으로 나눌 수 있다. 인물들이 등장하는 장에서는 새로운 인물들이 소파 씨의 아파트로 하나둘씩 모여들고, 인물들이 퇴장하는 장에서는 새로운 인물들이 기사(騎士)에 의해 차례로 죽어간다.

1장 로캉탱, 퇴장하다
성(城)의 명령에 의해 기사(騎士)는 사르트르의 ?구토?에 등장했던 권태로운 인물인, 로캉탱을 죽인다. 성은 권태로운 인물들이 대단히 위험하다고 보고 차례차례 죽이는 것이다.

2장 소파 씨, 오리나무, 등장하다
소파 씨의 아파트. 아내는 외출하고 없다. 소파 씨는 그의 아파트에 파묻혀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는 과거의 자신의 삶을 돌아다보고 지금의 자신은 전혀 위험하지 않다는 사실을 한심해한다. 그는 예전에 했던 말, 그의 시를 떠올려보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해 불평도 하고, 자신이 무언가를 하고 싶어한다는 사실에 놀라워도 한다. 그런 그의 집에 하일지의 ?경마장의 오리나무?에 나오는 권태로운 인물인, 오리나무가 찾아온다.

3장 디노, 퇴장하다
기사는 모라비아의 ?권태?에 나오는 권태로운 인물인, 디노를 죽이러 간다. 기사는 디노를 유인하기 위해 애인 채칠리아의 집으로 간다. 기사는 그녀를 총으로 위협하며 디노에게 전화를 하라고 시킨다. 채칠리아의 전화를 받고 디노가 온다. 기사는 디노를 죽이고 다시 채칠리아를 죽이려 한다.

4장 K, 등장하다
다시 소파 씨의 아파트. 소파 씨와 오리나무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소파 씨는 오리나무에게서 권태로운 자들을 죽이기 위해 명령을 내리는 성(城)과 그들이 보낸 기사의 존재에 대해 얘기를 듣지만,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는 사이 그의 아파트로 카프카의 ?심판?에 나오는 권태로운 인물인 K가 찾아온다.

5장 아담 폴로, 등장하다
소파 씨는 오리나무와 K에 의해 자신의 일상이 침해받은 것을 불쾌하게 여기며, 한편 자신과 그들의 삶, 그리고 성(城) 등이 온통 혼란스럽고 미궁 속에 빠져 있다고 생각한다. 소파 씨는 그들의 심부름으로 ‘프리쥐닉’ 백화점을 찾아가는 동안 익히 보았던 길, 거리, 사물들에 대해 낯설음과 부적응의 반응을 보인다. 그런 그에게 또다시 르 클레지오의 ?조서?에 나오는 권태로운 인물인 아담 폴로가 찾아온다.

6장 연심의 남편, 퇴장하다
기사는 성의 명령에 의해 이상의 ?날개?에 나오는 권태로운 인물인, 연심의 남편 즉, 이상(여기서는 ‘나’)을 죽인다. 이 장에서 기사의 정체성이 드러난다. 그는 권태로운 자들을 죽여왔지만, 그들은 모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 없는 사람들이라고 여긴다. 그는 오직 돈을 받고 그 대가로 성의 명령을 수행하는 ‘살인자’이다. 그렇지만, 과거에 이상을 죽였을 때에는 약간의 실수와 연민, 그리고 자신의 첫 섹스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의 냉혹한 살인자라는 정체성이 여기서 흔들리게 된다.

7장 무슈, 등장하다
소파 씨는 차츰 아내의 부재와 불청객들의 구질구질한 삶의 모습에 익숙해진다. 그런 그에게 장 필립 투생의 ?씨(氏, Monsieur)?에 나오는 권태로운 인물인, 무슈가 찾아온다. 소파 씨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며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회의와 의문을 갖는다.

8장 자크, 퇴장하다
기사는 뒤라스의 소설 ?온종일 숲속에서?에 나오는 자크를 총으로 쏘아 죽인다. 자크는 카바레에서 일하는 댄서가 직업이다. 그의 파트너로 위장한 기사에 의해 그는 죽음을 당한다. 한편, 기사는 이 장부터 뒤죽박죽으로 뒤섞인 인물로 되어 등장한다.

9장 채칠리아, 등장하다
폴로와 무슈, K, 오리나무 등은 소파 씨의 아파트에서 시와 음악, 문화, 문학, TV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그들의 토론 도중에 채칠리아가 등장한다. 채칠리아는 디노가 기사에 의해 죽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한편, 성이 일부러 채칠리아를 소파 씨의 아파트에 가도록 놓아주었을 것이라는 가정을 놓고, 피신할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머물 것인가에 대해 그들은 토론을 벌인다. 결국 다수결에 따라 그들은 다른 곳으로 피신하지 않고 소파 씨의 아파트에 머물기로 한다.

10장 아무도 등장하지 않다, 아무도 퇴장하지 않다
6명의 무위도식배들은 점차 할 일 없이 무료한 나날을 보낸다. 채칠리아가 전해준 말에 의해 오리나무가 미쳐간다는 소문이 돈다. 그리고 무슈와 K는 차츰 불화의 골이 깊어간다. 한편, 무슈는 무위도식배 모두를 모아놓고 자신이 예전에 했던 화살촉놀이를 하자고 제안한다. 모두가 마지 못해 참가한 가운데 무슈와 K는 결승전을 벌인다. 이때, 평소 무슈와 사이가 안 좋았던 K가 무슈의 감정을 자극하여 무슈로 하여금 K를 향해 화살촉을 던지게끔 화를 자초한다.

11장 K, 퇴장하다
소파와 그의 식객들은, 채칠리아가 수면제를 타 나눠준 주스를 마시고 잠에 떨어진다. 채칠리아의 독백을 통해 그녀가 진짜 채칠리아가 아닌 성에서 파견된 기사임이 밝혀진다. 성의 명령에 의한 그녀의 계획은, 오리나무가 미쳐간다는 소문을 퍼뜨리는 것과 K와 무슈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이었다. 이미 무슈와는 정사를 벌였다. 그 다음 성에서 내려진 명령은 K와 정사를 하여 무슈의 질투심을 유발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K를 제외한 모두를 수면제에 취해 잠이 들도록 한다. 소파는 자신의 주스를 폴로가 대신 마셔버리는 바람에 저녁에 잠이 깨고, 채칠리아와 K가 하는 행동을 우연히 목격한다. 한편, K는 예전부터 채칠리아의 정체를 눈치 채고 있었다. 그래서 채칠리아와의 둘만의 만남에서 이를 추궁한다. 결국 채칠리아는 성의 계획을 순조롭게 진행시키지 못하고 정체를 들켜버린 것이다. 그래서, K를 살해하고 둘의 만남을 목격한 소파 씨를 기절시킨 후 달아난다.

12장 모두 퇴장하고 소파 씨만 남다
소파 씨가 깨어난 후, 소파 씨의 아파트에는 죽은 K와, 수면제를 너무 많이 먹은 폴로, 그리고 소파 씨만 있다. 오리나무가 떠나기 전 남긴 편지를 통해 소파 씨는 채칠리아가 <기사>임을 알아챈다. 한편, K와 폴로를 아내의 방에 집어넣고 다시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온 소파 씨에게 한국영화진흥공사에서 주최하는 주제토론회에 초대된다. 과거에 저항적 실험적인 시를 썼던 기억을 떠올리고 뭔가 창조적인 일에 매달리고 싶어하는 소파 씨는 그 주제토론회에 참가하기로 결심한다. 이것저것 준비할 것을 챙기고, 새롭고 창조적인 일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지만, 이미 주제토론회의 개최 일자가 지났음을 암시하며 반전적으로 결말을 맺는다.


목차


작가의 말

1장 로캉탱, 퇴장하다
2장 소파 씨, 오리나무, 등장하다
3장 디노, 퇴장하다
4장 K, 등장하다
5장 아담 폴로, 등장하다
6장 연심(蓮心)의 남편, 퇴장하다
7장 무슈(Monseuir), 등장하다
8장 자크, 퇴장하다
9장 채칠리아, 등장하다
10장 아무도 등장하지 않다, 아무도 퇴장하지 않다
11장 K, 퇴장하다
12장 모두 퇴장하고, 소파 씨만 남다

이 소설에 인용된 작품들
인터뷰(조형래) : 저는 이렇게 세상을 만들어 봤습니다. 자유롭게 생각해 주세요

저자소개

이치은
1971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1998년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로 제22회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수상 당시 “고안력이 뛰어난 작품”, “상투적 교훈을 배격하는 문장의 탐구력”(김우창/문학평론가), “소설 문체의 매력”(조성기/소설가) 등 치밀한 구성과 독특한 문체가 높이 평가받으며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갈 신예로 기대를 모았다.   

작가 이치은 씨는 1971년 서울에서 출생하였고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였다.

이치은 작가는 1998년 출간 당시, 위와 같은 단 한 문장만으로 작가 소개를 했었다. 평범한 작가 사진 한 장도 선보일 수 없어서 캐리커처 스케치로 대신하였다. 작가는 부끄러워 숨는다(치은)는 뜻의 필명을 쓰면서, 굳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20년 동안 이치은 작가는 꾸준히 작품들을 써왔고 꾸준히 평단의 주목을 받아왔다.

『권태로운 자들, 소파 씨의 아파트에 모이다』는 매력적인 문체의 소설이다. 한편으로는 현란한 문체에 현학적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또 “자본주의의 한 징후로서의 권태”라는 진지한 주제를 흥미롭게 이끌어가는 독창적인 구성이 돋보였다. 이 주제에 대해 당시 IMF 체제하에서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한국의 현실에서는, 다소 버겁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문학과 현실에 대한 치열한 사유 등으로 <오늘의 작가상>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끈 이 작품은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대형 신인의 탄생을 예고했었다. 그렇지만, 이 예언 아닌 예언은 결과적으로 빗나가게 되었던바, 작가가 작품의 집필과 출간 이외에 다른 어떠한 홍보/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이 이유였다. 이른바 얼굴 없는 작가, 숨은 존재였던 것이다.

 

하지만 20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지금, <이치은 컬렉션>의 출간을 계기로 이 작품을 포함, 이치은 문학의 재조명을 활발히 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이 쓴 옛 글을 다시 읽어야 하는 끔찍한 기억의 고통을 감내하면서, 다시 한번 자신의 소설들을 들여다보았다. 조형래(문학평론가) 씨와 만나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20년 만에 덧붙인 <작가의 말>을 통해, 처음으로 독자 앞에 서는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작품과 글을 가지고 독자와의 교류와 소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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