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없는 말로 나를 깎아먹기 싫어서
오늘부터 말공부를 시작합니다.
“방송에서 저런 말을 해도 돼?”
요즘 토크쇼를 보다 보면 이런 말이 절로 나온다. 그나마 제재를 받는 공중파가 이 정도 수준이니, SNS나 유튜브 등의 매체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어디 그뿐인가. 그런 막말들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더 독하게 맞받아쳐 상대에게 더 큰 상처를 주어야 한다는 말이나 글들이 커다란 호응을 얻고 있다. 일명 ‘사이다 발언’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톡 쏘는 사이다가 시원하고 맛은 좋지만 너무 자주 마시면 몸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는 걸 간과하는 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상황을 우려한다. 누군가에게 심한 말을 듣고서 더 심한 말로 제압하려는 것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 독처럼 쌓일 뿐이라는 것. 게다가 사회적으로 봤을 때도 심각한 문제다. 최근 많이 들리는 ‘○○충’ 등 “나와 다른 집단에 대한 낙인찍기나 혐오적인 표현은 미움을 생산하고 폭력 등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인류 역사에 벌어졌던 차별이나 학살 등 불행했던 사건들은 처음에 모두 비이성적으로 사람을 구별하고 그들을 폭력적인 언어로 부르는 데서 시작되었”다는 사실 역시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제 나와 사회를 깎아먹는 막말을 버리고, 새롭게 말공부를 시작할 때다.
좋은 말하기는 나와 상대를
모두 근사한 사람으로 만들어줍니다.
“머리를 들지 마세요.”
골프를 칠 때 맨 처음 코치가 알려주는 팁 중 하나라고 한다. 그러나 운동신경이 좋지 않은 초보자에게 이런 주문은 공염불에 불과할 터. 정말 훌륭한 골프 코치는 이렇게 말한다.
“공을 때릴 때 무엇을 봤나요?”
이 질문에 답을 하며, 골프 배우는 사람은 공 치는 동작에 더 집중하게 되고 어떻게 해야 머리를 들지 않을 수 있을지 스스로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이처럼 좋은 대화란, 상대의 잠재력을 자극해 그를 성장시키는 데까지 나아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때 자신 역시 타인을 성장시키는 사람으로서, 높은 자존감과 큰 그릇을 키우게 된다. 좋은 말하기가 나와 상대를 모두 근사한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셈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다양한 말하기 기법과 대화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
- ‘말의 수레바퀴’ 그려보기
자신이 말을 잘 못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말을 잘 못 한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말하기에는 ‘목소리의 높낮이’ ‘전달력’ ‘말의 내용’ ‘말의 속도’ ‘보디 랭귀지’ 등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이것이 모두 잘못된 사람은 없기 때문. ‘말의 수레바퀴’는 자신이 말하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8가지 요소를 뽑아 이것의 현재 수준을 점수로 매겨보며 어느 부분이 부족한지 알아볼 수 있는 도구다.
- ‘선포의 말’ 하기
불안감을 비롯한 부정적인 감정을 떨치기 힘들다면, ‘선포의 말’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이 현재 집중하는 ‘본질’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큰 소리를 그것에 대해 말해본다.
- ‘말의 패턴’ 읽기
사람마다 말을 할 때 일정한 패턴을 갖고 있는데, 이를 읽어내면 대화를 하기가 좀 더 수월하다. 책에는 대표적인 패턴들을 여러 가지 소개하고 있다.
- ‘말의 무늬’ 맞추기
상대의 마음을 열기 위해서는 상대가 자주 쓰는 단어나 표현 등을 잡아내 이를 따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상대가 내게 친근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
- ‘칭찬의 말’ 대신 ‘인정의 말’ 하기
칭찬도 좋은 것이지만, 이는 상대에 대한 ‘평가’를 담고 있으므로 되도록 인정을 해주는 것이 좋다. 이는 상대가 중시하는 것, 상대의 장점 등을 관찰한 후 이것을 높이 사는 것을 뜻한다. 인정의 말은 상대에게 커다란 성장의 동력이 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내가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상대를 할퀴는 데 그치지 않고 결국 나 자신을 깎아먹는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 무엇보다 나 자신의 정신적 성장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이 책부터 펼쳐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