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한 한국콜마 그룹 회장, 문익점을 재발견하다.
동반 성장, 지속 경영, 사회 공헌을 실현한
기업가 문익점을 조명한 역사경영 에세이!!
기업 인사 제도에 독서 승진제를 도입할 정도로 소문난 독서광이자 인문경영으로 유명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첫 역사경영 에세이《기업가 문익점_목화씨로 국민기업을 키우다》(가디언)가 출간되었다. 한국콜마 창업 후 치열한 경영 현장에 몰입하면서도 역사에 대한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윤 회장의 역사 분야에 대한 조예는 이미 정평이 나 있다.
“역사를 깊게 공부하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도움이 된다. 큰 방향성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론을 토대로 다산 정약용, 연암 박지원, 충무공 이순신, 삼우당 문익점 등을 인생의 스승으로 삼고 틈틈이 역사적 사료와 논문까지 찾아 공부해 왔다. 그리고 그 첫 책에서 윤 회장은 문익점을 조명하며 그의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풀어내고 있다.
“필자는 기업인입니다. 그래서 기업인의 관점으로 문익점의 삶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그가 뼛속까지 훌륭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인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목화’라는 상품의 가치를 알아보고 이 땅에 들여와 거대 산업으로 만든 그 안목과 실천 정신입니다. 매서운 겨울에도 변변한 옷가지 하나 걸치지 못하고 혹한의 추위를 견뎌야 했던 우리 선조들은 이로써 완전히 새로운 삶의 변혁을 겪습니다. 목화는 단순히 솜과 의복의 재료를 넘어 화승총의 심지, 갑옷, 돛단배의 돛, 천막, 심지어 조세를 대신하는 화폐로 쓰일 정도였습니다. 한마디로 그는 목화씨 하나로 여말선초의 한반도에 산업혁명을 일궈낸 위대한 선각자였습니다.”
흔히 목화씨를 붓대롱에 숨겨 들여와 한반도에 목면을 보급한 인물로 알려져 있는 문익점이 기업인 윤 회장의 눈에는 한반도 섬유직물 산업에 혁명을 가져온 기업가이자 창업가로 포착되었던 것이다. 독점적 지위와 막대한 이익을 취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에게 목화씨를 무료로 나누어 주고, 재배 기술과 생산 기술 등의 정보를 대가 없이 공유했다는 점은 오늘날 기업인이 꼭 갖추어야 할 ‘동반 성장’, ‘지속 경영’, ‘사회 공헌’ 등 주옥같은 기업가 정신이기도 하다. 한국콜마를 화장품과 제약 업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시킨 윤 회장의 경영 철학이 ‘문익점 정신’에서 큰 영향을 받았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강소기업들로 구성된 사단법인 월드클래스 300 기업협회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한 그는 신간 《기업가 문익점》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갖춘 문익점 전도사로 더욱 왕성하게 활동함과 동시에, 위대한 정신을 남긴 역사적 인물들을 재발견해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앞으로 꾸준히 출간될 윤동한의 ‘역사경영에세이‘에 기대를 거는 이유이다.
하나의 씨앗에서 출발한 목화는
어떻게 조선의 거대한 기간산업으로 성장했나?
문익점이 목화씨를 붓대롱에 숨겨 들여온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것이 한반도 역사에 끼친 영향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많지 않다. 따뜻한 목면 의복은 매서운 추위에 얼어 죽기도 했던 백성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뿐만 아니라 목면은 군인들의 갑옷, 화승총의 심지, 돛단배의 돛, 천막의 재료로도 쓰였고 심지어 면포는 조세를 대신하는 화폐로써의 기능을 담당하며 단기간에 조선 경제의 주역이 된다. 이처럼 목화씨 하나가 거대한 기간산업으로 성장한 것을 발견한 저자는 이를 가히 산업혁명과 견줄 만하다고 단언한다. 이렇게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안타까워 논문과 자료를 뒤지며 문익점을 재조명한 것이다. 문익점은 역사적 혼돈기인 여말선초에 위민의 길을 걸었던 지식인에 머무르지 않고, 후생학자로서 백성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목면 산업’을 개척한 진정한 기업가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한반도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목면 산업이 어떻게 전개되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별로 없다. 그래서 저자는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사료와 근래의 목면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산업의 원재료인 목화 씨앗의 재배 기술 확보와 확산, 목면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 목면 상품의 표준 공정(씨빼기, 솜타기, 고치말기, 실뽑기, 날 뽑기, 실 익히기, 실 꿰기, 올매기, 꾸리감기, 베틀에 올리기, 베틀 내리기, 마전하기) 등을 정리해야 했다. 이와 함께 창업가이자 경영자로서의 문익점이 어떻게 목면 산업을 확산하고 전파했는지를 치밀하게 추적했다. 목면 산업의 성장 과정에는 문익점 본인뿐만 아니라 재배 기술을 담당한 장인 정천익, 생산 기계를 개량한 문래·문영 손자들, 그리고 초기 확산을 주도한 당대의 유력 가문과 조선 왕실, 특히 세종의 지원, 마지막으로 전국 확산에는 보부상들이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문익점의 기업가 정신으로 한때 일본이 간절하게 원하기도 했던 조선의 가장 중요한 수출품 목면이 쇠퇴하고, 일본에서 토요타 방적기로 계승되어 다시 토요타 자동차로 꽃을 피운 과정에 대한 추적은 기업가인 저자에게는 참으로 안타깝고 애석한 장면이다. 그러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다시 문익점 정신을 일깨워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기라성 같은 사대부 가운데 목화씨의 가치를 유일하게 알아본 지식인 문익점의 안목과 자신의 이익에 앞서 백성을 생각하고 정보와 기술을 과감하게 공유한 문익점 정신을 통해, 함께 나누고 성장해야 할 우리 시대의 과제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