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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법을 잊었다

우는 법을 잊었다

  • 오치아이게이코
  • |
  • 한길사
  • |
  • 2018-09-10 출간
  • |
  • 316페이지
  • |
  • 127 X 188 mm
  • |
  • ISBN 9788935668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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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우는 법을 잊었다』는 후유코가 지닌 죽음의 공포를 따라 진행된다. 후유코는 미혼모 어머니에게서 태어났다. 그녀는 어린 시절 친구 남동생의 죽음을 목격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에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사로잡힌다. 친구의 남동생은 후유코에게 청개구리를 선물해주었고 다음에는 물풀을 따다주기로 약속한다. 하지만 그 아이는 늪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후유코는 그 아이가 자신에게 물풀을 따다주기 위해 늪에 갔다가 죽음을 당한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그녀는 그 아이의 장례식장에서 아이의 엄마가 인형극 공연이 끝난 인형처럼 힘없이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막연한 두려움을 느낀다.

오직 하나뿐인 자식인 내가 죽으면 엄마는 어떻게 될까.
엄마는 내가 죽으면 살 이유가 없다고 했다. 나의 죽음은 곧 엄마의 죽음이다.
그 아이의 엄마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울어서 퉁퉁 부은 얼굴이 아직도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그 아이 엄마는 틀림없이 살아갈 거라고 생각하면서 우리 엄마는 죽을 것 같아 겁이 나고 두려웠다.

그것은 어쩌면 후유코가 생애 처음으로 마주한 깊은 절망과 공포였는지 모른다. 언젠가 자신도 죽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유코는 자신이 죽고 나면 혼자 남겨질 어머니를 생각한다. 그때부터 그녀에게 죽음은 공포 그 자체가 되었다. 죽음에 대한 공포는 세월이 흐르면서 삶의 여러 감정과 얽혀 점차 희석되어간다. 하지만 그 공포는 그녀의 어머니가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자 되살아난다.

후유코는 어머니의 대소변을 받아주고 어머니가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음식을 잘게 다져주기도 한다. 어머니를 집에서 간병하는 그녀는 친한 친구에게 어머님을 요양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수발드는 건 페미니즘에 반하는 행동이라는 이야기까지 듣는다. 하지만 그녀는 개인의 다양한 선택을 인정하는 것도 페미니즘이라며 아랑곳하지 않고 어머니를 돌본다.

오래도록 어머니의 하반신을 씻는 일에 거부감이 있었다. 욕실에 같이 들어가 등만 씻어주면, 어머니 혼자 그럭저럭 몸을 씻을 수 있을 때는 어머니에게 맡겼다.
“아래는 엄마가 씻어.”
어머니도 당신 손으로 씻기를 원했다.
그럴 수 없게 된 후로 내가 씻어주게 되었다. 내가 어머니의 아래를 씻는 데 그나마 조금 익숙해진 것은 어머니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인지장애 증세를 보였을 때였다.
과거에는 어떤 의미가 있었던 그 부분이, 나를 낳았던 그 부분이, 지금은 어머니의 팔꿈치나 무릎, 발바닥, 겨드랑이와 다름없는 신체 부위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겨우겨우 그 사실에 익숙해져 갔다.

후유코는 어머니의 병의 원인을 어머니의 내면에서 찾는다. 그녀의 할머니는 일찍 남편을 잃고 홀로 네 딸을 키우며 살았다. 좋은 집에 시집가서 편안한 삶을 살기를 바랐던 맏딸은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아비 없는 자식’을 낳았다. 홀로 아이를 낳겠다는 후유코 어머니의 선택에 할머니는 어머니를 혹독한 말로 몰아세우며 모욕과 분노를 퍼부었다. 어머니는 뭔가를 씻어내기 위해 쉬지 않고 손을 씻는 신경증을 앓다가 당뇨와 녹내장으로 몸이 망가진 할머니를 위해 10년간 병 수발을 들게 된다. 할머니의 죽음과 어머니가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으로 어머니의 정신은 돌아왔으나 어머니의 육체는 서서히 병에 잠식되고 만다.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법
후유코는 어린 시절 미혼모인 어머니에게 자신이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어린 후유코에게 어머니가 필요했다. 세월이 흘러 이제는 어머니에게 후유코가 필요하다. 그들은 점차 서로에게 삶의 이유가 된다. 후유코에게 아픈 어머니는 그녀가 살아야 할 이유이자 희망이다. 후유코의 어머니는 7년간 투병하다 잠든 것처럼 숨을 거뒀다. 어머니의 부재를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후유코는 아직 울 수 없다.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법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도 후유코의 일상은 계속된다. 그녀는 소중한 사람들의 죽음이 던지는 메시지를 찬찬히 음미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향한 마음의 움직임을 행동에 옮긴다. 후유코는 자신의 죽음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과 마주하게 된다. 그녀는 주위 사람들의 죽음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그들의 마지막을 함께한다. 하지만 그녀가 그들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녀가 처음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죽음은 사랑하는 남자의 죽음이었다. 그 남자는 그녀에게 처음으로 식물을 가꾸는 법을 알려주었던 사람이다. 과거 학생운동에 가담해 가슴 아픈 과거를 지니고 있는 남자는 오토바이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만다. 후유코는 식물을 가꾸고 어머니를 돌보며 오랜 세월 동안 그의 죽음을 온몸으로 견디고 있었다. 그녀는 서서히 죽어가는 어머니와 이미 죽어버린 남자를 떠올리며 죽음을 견디는 것이 아닌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관찰하게 된다. 인물들은 하나같이 죽음의 문턱 앞에서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고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우리는 타인의 죽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자신의 죽음은 의식할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죽음 앞에서 이성적인 판단과 일상적인 행동을 할 수 없게 되며 간절히 무언가를 염원하기도 한다.

“나, 아직은 죽지 않을 거야.”
무라타 도모코는 살이 쪽 빠져 퀭해진 탓에 더욱 커 보이는 눈으로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는, 깊은 한숨을 쉰 후에 또박또박 말했다.
유방암으로 시작된 투병 생활이었다. 유방 보존술이 조금씩 논의에 오르기 시작하던 무렵, 그녀는 유방 보존술을 사용할 수 없는 유형의 암이라면서 쓸쓸하게 웃었다.
“괜찮아. 이 나이에 가슴이 뭐가 필요 있겠어. 사십 대도 다 지났는데.”
도모코와 나는 거의 같은 세대였다.
“됐어, 가슴 한 짝 팔아서 건강을 샀다고 생각하면 되지 뭐. 꽤 남는 장사잖아.”

후유코가 죽음 앞에서 떠올리는 것은 어머니와 함께했던 행복한 시간들이다. 어린 시절에는 어머니가 그녀에게 그림책을 읽어주었지만 어머니가 아프고 나서부터는 후유코가 어머니를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그녀는 어머니가 나지막하고 온화한 목소리로 그림책을 읽어주었던 시간을 회상하며 어머니를 추억한다. 후유코는 그림책 시간에 어머니가 손을 잡아주면 안정감과 자신감을 얻었다. 후유코는 어머니에게도 그 시간이 행복했기를 바란다.

어머니가 ‘그림책 시간’이라 부르던 시간에서 몇십 년이 흐르는 동안, 과거의 아이와 과거의 젊은 엄마는 책 읽는 밤을 수도 없이 보냈다. (…)
둘이서 그림책을 즐기는 시간…. 나만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른다. 어머니가 정말 그 시간을 즐겼는지 어땠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림책 속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를 어머니가 얼마나 이해했는지도 알 수 없다.

후유코는 점차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왔음을 깨닫는다. 그녀는 그동안 많은 사람을 떠나보내며 느꼈던 감정들을 돌아보며 자신의 죽음을 대비한다. 후유코는 검진결과 를 앞두고 자신의 서점 ‘광장’을 믿고 맡길 수 있는 직원 미치코에게 물려준다.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는 후유코의 이러한 행동은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그녀가 미치코에게 보내는 편지는 감동적이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이런 결심을 하는 그녀는 이제 죽음을 견디지 않고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의 경험을 담은 가슴 먹먹한 소설
우리는 소설을 읽을수록 주인공 후유코와 저자 게이코의 모습이 겹쳐진다는 인상을 받는다. 실제로 게이코는 한 정치인의 혼외 자식으로 태어나 편모슬하에서 자랐다. 어린이책 서점을 운영하는 독신 여성이 어머니를 집에서 간병한다는 설정도 작가의 실제 상황과 들어맞는다. 그녀는 어머니를 간병한 자신의 경험을 소설 속에 녹여 진솔하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후유코가 표현하는 감정선은 놀라울 만큼 차분하면서도 애잔하다. 우리는 어머니와 함께한 따듯한 추억과 더불어 식물을 키우는 평화로운 일상이 드러날 때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낀다.

어느 해 봄, 로벨리아를 행잉 바스켓 여러 개에 심어 현관으로 이어지는 좁은 통로 양쪽을 장식해놓았다. 그런데 스무 개나 되던 바스켓이 두 개밖에 남지 않았다.
“어떻게 된 거야, 로벨리아? 행잉 바스켓은 다 어디 갔어?”
내가 놀라서 묻자, 어머니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예쁘다고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 갖고 싶다는 사람이 있어서.”
주고 말았다. 어머니는 흐뭇하게 말했다.
휴일 시간을 대부분 써가며 만들었는데 거의 다 남에게 주고 말았다는 거야? 그것도 바스켓째로?
나는 울컥 화가 났지만, 입으로는 다른 말을 했다.
“아이 참, 엄마는 인심이 좋아서 탈이라니까.”

후유코의 인생이 공포로만 점철되었던 것은 아니다. 홀로 후유코를 낳았던 그녀의 어머니는 후유코에게 자유롭고 독립적인 정신을 가르쳤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며 세상에 맞서는 용기도 물려주었다. 또한 후유코는 혼자 딸을 키우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자연스럽게 자립정신을 배웠을 것이다. 후유코는 누구의 아내, 누구의 딸이 아닌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살기를 원했다. 자신의 삶 속에서 진정한 나로 사는 것, 그것이 바로 후유코가 추구한 삶이며 자유다.

작품에는 이러한 게이코의 페미니즘적인 면모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무수한 결핍과 상실, 차별을 겪은 여성이 상처를 딛고 살아가는 모습은 많은 여성에게 큰 귀감이 된다. 『우는 법을 잊었다』에서 인종, 국가, 성별에 관계없이 평등한 사회를 추구하고 평화를 외치는 게이코의 철학이 잘 드러난다. 『우는 법을 잊었다』는 이제 “울어도 된다”고 한쪽 어깨를 내어줄 수 있는 사람과 그런 사회를 소망하는 게이코의 따듯한 마음이 잘 전해지는 작품이다.


목차


제1장 9
제2장 119
제3장 201
제4장 257

옮긴이의 말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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