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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

  • 손보미
  • |
  • 문학과지성사
  • |
  • 2018-08-24 출간
  • |
  • 296페이지
  • |
  • 125 X 192 mm
  • |
  • ISBN 978893203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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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우연적 상처와 필연적 성찰의 이야기들

손보미의 소설은 주로 어떤 존재나 사건이 일상으로 틈입해오는 순간에 전개된다. 「무단 침입한 고양이들」은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에 자꾸 담을 넘어 들어오는 고양이들을 퇴치하러 떠나는 남자의 이야기로, 「산책」은 밤마다 외출을 나가는 아버지의 집에 딸네 부부가 느닷없이 방문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상자 사나이」는 “누구에게나 일생에 한 번은 꼭 배달되는” 상자를 모티프로 삼고 있으며, 「고양이의 보은: 눈물의 씨앗」은 어느 날부터 갑자기 눈물이 멈추지 않는, 그래서 보통의 생활을 영위해나갈 수 없게 되는 사건이 계기이다.

나는 가끔 무단 침입한 고양이들에 대해 생각한다. 내 생각에 그건 아주 폭신폭신하고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종류의 침입이다. 아주 폭신폭신하고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방식으로 우리의 삶에 천천히 파고들어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고 부지불식간에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만든다.
하지만 때때로 무단 침입한 고양이는 정반대의 작용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분명하게 깨닫게 만드는 것이다. 징그러울 정도로 냉정한 방식으로. 어쩌면 ‘무단 침입한 고양이들’이라는 표현은 틀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모든 고양이는 언제나 무단 침입하는 존재들이니까 말이다. (「무단 침입한 고양이들」, p. 18)

손보미는 “아주 폭신폭신하고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운” 공격으로부터 늘 무방비한 상태로 노출되어 있는 삶을 면밀히 관찰한다. 별안간의 공격은 삶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나 자신을 잃어버리게” 만들지만 한편으로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일상의 균열은 다소 우연적으로 발생하지만 그로 인한 성찰과 반성은 거의 필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손보미의 소설에서 자아의 폐기와 재생의 절차란 과연 무엇을 위해 요청되는 것일까.

상처투성이로 타인과 마주하기

「산책」에서 아버지가 한밤의 산책 중 젊은 부부의 대화를 엿듣고 그에 관해 언급하는 대목은 작가가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을 잘 드러낸다.

언젠가부터 어린 부부는 과자를 먹는 대신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그들 사이에 오가는 단어도 전보다 과격해졌다. 그들은 막가려고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는 그들 앞에 나타나서 뭔가를 도와주고 싶었지만, 그게 자신이 해야 하는 일인지, 혹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그건 이상한 감정이었다. 그는 이렇게 무언가를 확신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것이 까마득히 오래전의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pp. 76~77)

완전한 타인, 나와 아무 상관 없는 이를 만나는 순간, 손보미는 “무언가를 확신할 수 없는 처지”를 환기한다. 지금까지의 나, 평생의 습관 혹은 믿음에 대한 의구심이 발생하는 이 순간은 어떤 존재가 갑작스레 일상을 비집고 들어오는 침입의 순간과 다르지 않다.
이는 알고는 있지만 늘 실천하기 어려워하는, 미지를 향한 적극적인 접근의 필요성을 떠올리게 한다.

저 불이 모두 꺼지면 이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P부인은 자신이 달려가야 하는 곳은 너무도 명백하다고 믿었었다. 그건 착각이었을까?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반복되었던 잘못된 선택, 착각, 부질없는 기대, 굴복이나 패배 따위에 대해 생각했다. 언제나 그런 식이지. 그녀는 항상 그게 용기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그녀는 그게 용기가 아니라는 걸 깨닫곤 했다. 그렇다면 그건 무엇이었을까? (「임시교사」, pp. 115~16)

보모로서 젊은 부부의 아이와 노모를 맡아 그들 가족의 생활이 평안히 지속되도록 노력해온 P부인은 어느 날 그 쓸모를 다하여 해고 통보를 받게 된다. 그 밤 침대에 누워 P부인은 문득 생각한다.
자신이 그들에게 쏟아부었던 헌신이 어쩌면 “잘못된 선택, 착각, 부질없는 기대, 굴복이나 패배” 따위가 아니었을까 하고 말이다. 자신이 여태껏 “용기”라고 생각한 마음이 대체 무엇이었을까 의구심을 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의문과 회의는 곧 삶에 대한 보편적인 긍정성으로 갈음된다.
“사는 건 그런 거지.” P부인은 잠들기 위해 눈을 감으며 “잘못된 일들이 언젠가 아주 조그마한 사건을 통해 한순간에 해결”되리라는 믿음을 회복한다. 그것은 그녀가 지닌 고유의 낙천성이라기보다 그동안 여러 가정을 돌보았던 경험에서 건져 올린, 말하자면 삶에 대한 폭넓은 이해에서 비롯한 것이다.
손보미의 소설은 바로 이 지점, 우리가 타인을 향한 관심을 놓지 않아야만 가능한 삶의 지속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상처를 입더라도 타인과 조우하길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기존의 자아를 허물어뜨리고 다시 쌓아 올리는 방식을 통해 부단히 삶의 의미를 되찾을 수 있다고 말이다.
그러므로 『우아한 밤과 고양이들』은 나와 타인이 공존하는 삶을 섬세하고 깊숙이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손보미만의 정교하고 우아한 문장으로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목차


무단 침입한 고양이들
대관람차
산책
임시교사
고귀한 혈통
죽은 사람(들)
상자 사나이
몬순
고양이의 보은

해설 | 우리에게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_김나영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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