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말
민형사법 등 실체법은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사회현상이나 사건을 다루는 법률이므로 그 개념이 머리에 쉽게 들어옵니다. 그렇지만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은 인간이 고안해낸 가상의 제도나 기능을 전제하고 그 제도, 기능 및 공간을 규제하는 법률이므로 법조인들로서는 그러한 시장을 직접 접해보지 않고서는 그 개념을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금융이나 자본시장은 법조인들이 전문적으로 일하는 분야도 아니어서 국내에는 관련 문헌도 많지 않으며 논문들도 일부 주제에 편중되어 있고, 판례도 아직은 많이 축적되어 있지 못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법조인이나 관련 실무자들이 이론적인 면과 실무적인 면에서 쉽게 개념을 파악하고 실무에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책자를 항상 머리에 그려 왔습니다.
다행히 금융감독원에서 7년간 실무국장으로서, 담당임원으로서 자본시장 규제에 대한 업무를 총괄하면서 많은 것을 익힐 수 있었고, 그러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증권범죄 등 자본시장 규제에 관한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업무분야에 따라서는 실무나 학계에서 아직 의견이 정리되지 않은 부분도 있고 학설의 대립이 있는 부분들도 더러 있습니다만, 실무자의 업무처리 기준, 양정례 등에 맞추어 핵심적인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또한 최근까지 나온 국내 판례를 모두 망라하였으므로 수사나 소송실무를 담당하는 법조인들의 업무처리나 법률적 판단에 도움이 되고, 학계에서도 실무의 관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금융감독원에서 일하게 된 것은 우연에서 비롯되었지만 햇수로 7년을 보내고 나니, 그간 작은 법률 지식만으로 세상을 대했던 것이 부끄러웠고, 법과 현실이 실체적 진실에서 얼마나 괴리되었었나 하는 점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법치국가이므로 법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일상생활에서부터 국가 경제에까지 금융이 미치는 엄청난 영향력과 파급력을 생각해보면 세상을 움직이는 또 다른 힘은 금융이고 경제라는 점을 배웠다고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자리를 빌려 처음 금융감독원에 들어갈 때는 이방인이었으나, 마치 자신들의 동료, 선후배인 것처럼 따뜻하게 대해 준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에게 깊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요즘 금융감독원은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 무거운 마음이지만, 금융감독원 직원들의 금융 산업의 발전과 감독을 위해 애쓰고 노력하는 참된 마음이 반드시 국민들에게도 전해질 날이 오리라고 믿습니다.
나아가, 금융위원회나 감사원 등 유관 공무원들이나, 금융업계도 금융감독원을 편향된 시각이 아니라, 금융업무의 한 축을 담당하는 동등한 파트너로서 온당하게 대해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있습니다.
11월 늦은 가을 금융감독원을 떠난 뒤 본 원고의 집필을 시작하여 동장군의 계절을 거쳐 이제 초여름을 앞두고 출간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박영사에서 저의 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