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라는 공간 속에서 숨은 매력을 찾아 촘촘히 기록한 책 <지리교사의 서울 도시 산책>의 저자 이두현이 첫 번째 책 '역사 보전의 공간'에 이어서 이번에는 '미래 창조의 공간'을 공개했다. 전편과 같은 형식을 유지하고 있지만 느낌은 많이 다르다. 전편의 주인공이 서울 5대 궁궐 옆 작은 마을이었다면 이 책에서 소개할 곳은 서울에서도 가장 '핫'한 장소들이기 때문이다.
창조적 패션과 디자인의 발상지 동대문 패션거리, 높은 관용성이 보여 주는 다양성의 실험 공간 이태원, 젊은 열정이 만들어 낸 창조 문화의 공간 홍대거리, 그리고 세계적인 명품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강남거리가 그 주인공이다. 각기 다른 모습들을 지니고 있지만 네 곳은 모두 활기찬 에너지를 발산하며 창조적 문화를 선도해 가는 공간이다.
늘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으로 고층 빌딩의 스카이라인에 압도되는 것만 같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바쁘게만 돌아가는 경직된 일상이 숙명인 듯한 이곳에서 어떤 산책을 해야 할까 싶다. 그러나 저자는 마치 과거는 적응하지 못하고 도태되어 버리고 현재만이 존재하는 듯한 이곳들을 애처롭게 바라보면서도 열정과 도전이 이뤄 낸 현재의 모습에 감탄하고 밝은 미래를 전망한다.
이처럼 애정어린 시선 때문인지 시장이나 거리뿐만 아니라 상가의 탄생 배경과 성장 과정까지도 들려주는 그의 발길을 따라가다 보면 많은 사람을 불러 모으는 이 장소들을 우리가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