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기다려야 해요. 아흔이 될 때까지.
시간이 흐르고 흘러 아이들을 이해하는 세상이 올 때까지”
-앨리스 레인버드
섬세한 표현과 재치 넘치는 유머로 많은 사랑을 받은 디킨스는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중 한 명이다. 반면 그가 실험적인 작품을 다수 썼다는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본격 추리소설로 평가받는 『에드윈 드루드의 미스터리』, 여러 명의 작가가 한 편의 소설을 완성하는 합작 형식의 『바다에서 온 소식』이 그렇다. 이들과 더불어 『홀리데이 로맨스』 역시 평범한 작품은 아니다. 평소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많은 작품을 쓰고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그의 작품 곳곳에 보이지만, 6~9세의 아이들을 직접 화자로 등장시킨 작품은 『홀리데이 로맨스』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디킨스의 마지막 배려가 아닐까. 아이들을 화자로 등장시켰지만 디킨스 특유의 문체는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린 두 커플(6~9세) 윌리엄 팅클링과 네티 애시퍼드, 로빈 레드포스와 앨리스 레인버드는 고민에 빠진다. 용감하게 결혼식을 올렸지만 세상은 그들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어른들이 방해꾼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들은 사랑 이야기라는 제목의 가면을 쓰고 어른들을 가르치기로 의기투합한다. 그들이 만든 이야기 속에서 어른들의 잘못을 꼬집자는 것. 그렇게 탄생한 이야기는 1부-윌리엄 틴클링 귀하가 쓴 사랑 이야기 서문, 2부-앨리스 레인버드가 쓴 사랑 이야기. 3부- 로빈 레드포스 중령이 쓴 사랑 이야기, 4부-네티 애시퍼드가 쓴 사랑 이야기로 구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