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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누이

우리들의 누이

  • 홍정욱
  • |
  • 이후
  • |
  • 2018-08-16 출간
  • |
  • 332페이지
  • |
  • 144 X 202 X 20 mm /423g
  • |
  • ISBN 978896157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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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작품의 감동은 디테일한 묘사들에서 온다. 겪지 않으면 알 수 없었을 세세한 묘사는 그런 시대, 그런 장소에서 살아보지 않은 이들에게도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가 마음으로 어루만진 문장들에선 상처를 보듬는 따뜻한 위로가 묻어난다. 어린이도 자연스럽게 농사일을 거들던 시대, 일하는 어린이가 흔했던 시대의 삶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려 낸다.
이제는 누구도 가족을 위해 내 생을 뒤로 물리는 것을 당연하다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때 우리 언니들은, 누나들은 왜 그렇게 한사코 착하기만 했던 걸까. 공장에 일하러 와서도 “이제 소죽은 누가 끓이는고?” 걱정하는 것이 누이의 마음이었다.
누이들을 일찌감치 어른으로 만들어 버렸던 시대의 이야기. 화가 나면서 눈물겹고, 마음이 아파서 책장을 휙휙 넘기기 힘든 그런 이야기다.
끝없이 이어지는 우환. 집에 불이 나고, 한겨울에 식중독에 걸릴 만큼 면역력이 약해진 할아버지 때문에 치료비를 뭉텅이로 쓰고, 몰래 담근 술 때문에 경을 치르는 동안 주인공의 식구들이 겪어야 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런 체념은 쉽게 이해가 된다. 가난한 아이들은 중학교에 가는 것조차 사치였고, 잘 살아 보려는 노력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로 돌아와 쓰라린 배신을 안긴다.
끝내 고향을 떠나는 둘째 딸을 배웅하며 꺽꺽 소리내 우는 아버지의 마음이 손에 잡힌다. “누구도 원망 안 합니더.” 열다섯 살 누이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넘었다. 슬프고 아린 이런 순간들의 기록이 모여, 소설 전체가 묵직한 감동을 남긴다.
꿈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한 번도 물어봐 주는 사람이 없어 스스로에게 질문조차 던지지 못했던 시간을 보내고 씩씩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주인공. 스스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가슴 뻐근하다.
가짜 이름과 나이를 버리고 진짜 이름과 나이를 찾은 뒤에도 평생 다른 이를 거두고, 키우고, 먹이고, 보살피는 삶을 살다가 갔다. 그런 누이의 삶을 한 사람이라도 더 기억해 준다면 좋겠다.


목차


추천하는 글
그들의 삶을 증명할 것은 당신뿐이다­김민섭

1장 두 고개
2장 도시에서 사는 법
3장 말로 만들어지지 않는 말
4장 내가 만든 나
5장 햇살이 드는 방
6장 흔들리는 배
7장 열리지 않는 문

작가의 말

저자소개

저자 : 홍정욱 

 

지금은 공장이 되어 버린 경남 함안의 유전늪가 마을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부모형제와 논밭농사를 지으며 늪과 산에서 뛰놀았습니다. 대학교에 입학하면서 도시로 나왔지만 마음의 뿌리까지 다 빠져나오지 못한 모양입니다. 교사로 살면서 틈만 나면 아이들과 산과 내와 들로 나다닙니다. 생각이 비슷한 선생님들과 전국의 강을 따라 걸은 지도 십 년이 넘었습니다. 그러는 동안 『꼭꼭 씹으면 뭐든지 달다』,『물길과 하늘길에는 주인이 없다』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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