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저 : 일본전몰학생기념회
일명 ‘와다쓰미회’ 1949년 10월 패전으로 폐허가 된 일본에서 태어난 한 권의 책 『들어라 와다쓰미의 소리를』은 전후 반전, 평화 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다. 서구 제국주의로부터 아시아를 해방시킨다는 허울 좋은 슬로건을 내건 침략 전쟁인 태평양전쟁에 동원되어 죽은 학도병들의 수기를 모은 이 책은 현재까지 200만 부의 판매를 기록하며, 전시 극심한 언론 통제로 일본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전쟁과 군대의 실상, 어리석고 무의미한 전쟁에 동원된 젊은이들의 고뇌와 슬픔을 생생하게 보여줘 일본 사회에 큰 감동과 충격을 안겨줬다. 책 출간 이듬해에 곧바로 일본 최초의 반전 영화로 평가받는 동명의 영화가 제작되어 대히트를 기록했고, 역시 같은 해에 ‘전몰학생을 기념하는 것을 계기로, 전쟁을 체험한 세대와 그 체험을 갖지 않은 세대의 교류, 협력을 통해 전쟁 책임을 계속해서 묻고 평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부전, 반전, 평화 단체 일본전몰학생기념회(와다쓰미회)가 결성되었다. 이후 ‘와다쓰미’(일본의 옛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란 단어는 일본 사회에서 ‘전몰학생’이란 의미로 일반명사처럼 사용되었고 전후 반전, 평화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단어가 되었다. 아시아 전역의 민중은 물론이고 일본의 민중에게도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안겨준 태평양전쟁을 철저히 반성하고 두 번 다시 이러한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와다쓰미회는 헌법 9조의 부전 결의 준수와 천황과 천황제의 전쟁 책임 추궁 등을 통해 평화로운 21세기를 위한 활동을 줄기차게 이어가고 있다.
역자 : 한승동
1957년 경상남도 창원에서 태어났고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다녔다. 1986년 ‘해직 기자’들이 만든 잡지 <말>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8년 3월 <한겨레> 창간 때부터 지금까지 기자로 일하고 있다. 1998년부터 3년간 도쿄 특파원을 지냈다. 이후 국제부장, 문화부 선임기자, 논설위원 등을 거쳐 지금은 다시 문화부에서 주로 책·출판을 담당하는 평기자로 일하고 있다. 문화부에서 일한 지 7년이 됐으나 평생 과업이라 생각해온 동아시아와 민족(통일) 문제 넘보기를 그치지 않는다. 환경·생태·과학 분야를 비롯해 사회문제와 정치·경제 분야 등 다른 세상사에도 두루 관심이 많고, 전체를 아우르는 이른바 통섭적 안목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지금 동아시아를 읽는다』, 『대한민국 걷어차기』가 있고, 옮긴 책으로 『원전 없는 미래로』, 『속담 인류학』, 『디아스포라의 눈』, 『나의 서양음악 순례』, 『시대를 건너는 법』, 『부시의 정신분석』, 『우익에 눈먼 미국』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