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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눈을 내 심장과 바꿀 수 있기를

너의 눈을 내 심장과 바꿀 수 있기를

  • 최미경
  • |
  • 달아실
  • |
  • 2018-07-30 출간
  • |
  • 184페이지
  • |
  • 120 X 185 mm
  • |
  • ISBN 979118871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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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1
최미경 소설가의 원고(초고)를 받고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릴케의 시 「두이노의 비가」와 한 영화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 영화에 나오는 어떤 시를 떠올렸다.
빔 벤더스(Wim Wenders)가 피터 한트케(Peter Handke)와 함께 시나리오를 쓴 독일의 판타지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1987, 후에 할리우드에서 「시티 오브 엔젤」이란 제목으로 리메이크되기도 함).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두이노의 비가」에서 영감을 얻어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고 하는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그 처음에 나오는 피터 한트켄의 시 「아이의 노래(Song of Childhood)」를 떠올렸다.

“아이가 아이였을 때 / 팔을 휘저으며 다녔다 / 시냇물은 하천이 되고 / 하천은 강이 되고 / 강도 바다가 된다고 생각했다 // 아이였을 때 자신이 아이라는 걸 모르고 / 완벽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 아이가 아이였을 때 / 세상에 대한 주관도, 습관도 없었다 // 책상다리를 하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하고, / 사진 찍을 때도 억지 표정을 짓지 않았다 / 아이가 아이였을 때 질문의 연속이었다 / 왜 나는 나이고 네가 아닐까? / 왜 난 여기에 있고 / 저기에는 없을까? / 시간은 언제 시작되었고 / 우주의 끝은 어디일까? / 태양 아래 살고 있는 것이 내가 보고 듣는 모든 것이 / 모였다 흩어지는 구름조각은 아닐까? / 악마는 존재하는지, 악마인 사람이 정말 있는 것인지, / 내가 내가 되기 전에는 대체 무엇이었을까? / 지금의 나는 어떻게 나일까? / 과거엔 존재하지 않았고 미래에도 존재하지 않는 / 다만 나일 뿐인데 그것이 나일 수 있을까.”
― 피터 한트케, 「아이의 노래」 부분

2
소설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앓게 된 희귀질병(시야가 점점 좁아지다가 결국 시력을 잃게 되는)으로 거의 시력을 잃은 중학교 1학년 영이라는 소녀가 눈 수술을 눈앞에 두고 환상의 세계에 들어가 겪게 되는 판타지가 주된 내용이다. 일종의 청소년 성장 소설이며 청소년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영이는 심장병을 앓고 있는 엄마와 함께 매달 종합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고 있는데, 어느 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병원을 찾은 영이와 엄마는 진료를 기다리며 병원 앞뜰에서 노란 달을 품고 있는 듯한 꽃마리를 보게 된다. 꽃을 보며 서로의 소원을 묻던 그때 영이는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되는데, 영이의 눈에는 꽃마리가 자꾸 보인다. 시력을 잃고 입원실 침대 위에 누워서도 영이의 눈에는 이상하게 엄마랑 보았던 꽃마리가 점점 더 보인다. 눈앞의 허공에 뜬 그러나 만지려 해도 만져지지 않는 꽃마리, 그런데 그 꽃의 노란 달처럼 생긴 구멍이 열리더니, 하얀 귀를 가진 누군가가 은빛 사다리를 내리는 게 아닌가.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토끼를 따라갔던 것처럼 영이는 하얀 귀를 따라 꽃마리 안으로 들어간다. 그곳의 주인은 사람인지 천사인지 확실치 않은 ‘라스’이다. 라스의 세계, 그곳은 그야말로 라스의 생각에 따라 ‘시냇물은 하천이 되고/ 하천은 강이 되’는 곳, 세상에 없는 세계이다.

3
최미경 소설가는 이번 소설을 쓰게 된 배경을 이렇게 얘기한다.

“4년 전 암으로 엄마를 잃었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며 태연한 척 살았다. 그랬다. ‘척’하며 살았던 것이다. 나는 죽음을 잘 몰랐다. 가까운 이의 죽음이 살아있는 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아는 척했다. 그러한 ‘척’의 가면을 벗는 시간이 ‘너의 눈을 내 심장과 바꿀 수 있기를’ 쓰는 시간이었다.
무엇보다 살릴 수는 없지만 생명을 조금은 더 연장할 수는 있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들었을 때, 짧은 동안이었지만 내 머릿속에 떠올렸던 ‘어떤 생각’을 먼저 고백해야 한다. ‘우리 애들이랑 나 좀 살자, 엄마.’ 엄마의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들여야 하는 그 비용을 내 세 아이들에게 들여야 하는 비용과 견주었던, 비록 잠깐이었다 해도 부끄럽고 한스럽기 그지없는 생각이었다. 만약 내 아이가 아팠어도 그랬을까. 내가 아팠다면 엄마는 또 어땠을까. 나를 살릴 수만 있다면 엄마는 자기 심장이라도 떼어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이 나를 북받치게 했다.
‘너의 눈을 내 심장과 바꿀 수 있기를’은 이 세상에는 이제 없지만 분명 다른 세계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은 엄마에 대한 내 미안함을 풀어내는 마음으로 시작한 글쓰기이다. 그런데 쓰는 동안 도리어 내가 위로를 받았다. 영이에게, 영이의 엄마에게, 라스에게, 창일이에게.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 하나하나에 고맙고 미안하다.”

어머니를 잃는 순간, 그 결핍의 순간에 작가의 민낯(어머니의 죽음에 드는 비용과 아이들의 삶에 드는 비용을 계산하는)이 드러났듯이, 결핍의 순간이 되었을 때 삶은 명징하게 제 속살을 드러내곤 한다. 그러니 이 소설은 어쩌면 결핍의 칼 날 위에서 피어난, 결핍이 피어낸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다. 소설 속 인물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결핍의 순간, 그리고 그 결핍의 순간에 드러나는 삶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것. 그것이 이번 소설의 중요한 독법(讀法)이다.

4
“내가 울부짖은들, 어떤 천사가 있어 / 내 목소리를 들어줄까? 한 천사가 느닷없이 / 나를 끌어안는다 해도, 그의 힘으로 말미암아/ 나는 스러지고 말리라. 아름다움이란 / 우리가 간신히 견디어내는 무서움의 시작일 뿐이므로. / 우리가 아름다움을 그토록 경탄하는 까닭은, 그것이 우리를 / 파멸시키는 것 따윈 아랑곳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천사는 무섭다. / 그러므로 나는 어두운 흐느낌, 유혹의 소리를 삼키는 것이다. / 아, 대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누구인가? / 천사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다. / (중략) / 오 그리고 밤, 밤이 있다. 우주에 가득 찬 바람이 / 우리의 얼굴을 파먹어 들어가면, 오직 밤만 남으리. / 그토록 그리워하던 밤, 쓸쓸한 이의 가슴 앞에 힘겹게 서 있는, / 그래서 조금은 환멸을 느끼는 밤. 연인인들 밤이 더 가벼울까? / 아, 그들은 서로에게 자기의 운명을 감추고 있구나. / 아직도 그대는 모르겠는가? 우리가 숨 쉬는 공간 속으로 / 그대의 공허를 던져 버려라. 그러면 새들은 / 더욱 열렬히 날갯짓하며 넓어진 대기를 느낄 것이니”
― 릴케, 「두이노의 비가, 제1가」 부분

처음 최미경 작가의 원고를 받았을 때, 릴케의 시 「두이노의 비가」를 떠올렸다면, 편집을 하면서 서너 번을 읽고 났을 때는 이상하게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이 떠올랐다.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애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란시스 잼’,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 어머님, /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 윤동주, 「별 헤는 밤」 부분

내가 미처 모르고 있는 사이,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나를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내가 건강하든 병이 들었든, 잘났든 못났든, 부유하든 가난하든, 상관없이 그저 ‘나’를 순수하게 사랑하고 있는 그 사람이 내가 미처 모르고 있는 사이(시간과 공간)를 채우고 있는지도 모른다. 삶이란 그 ‘내가 미처 모르고 있는 사이’를 찾아가는 과정이고 그 사이에서 마침내 ‘그’와 조우하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설려 그가 이미 죽은 엄마나 혹은 그 누구라 해도 말이다. 그러니 아직 그 ‘사이’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볼 것을 권한다.

■ 달아실출판사는…

달아실은 달의 계곡(月谷)이라는 뜻의 순우리말입니다. “달아실출판사”는 인문 예술 문화 등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종합출판사입니다. 어둠을 비추는 달빛 같은 책을 만들겠습니다. 달빛이 천 개의 강을 비추듯, 책으로 세상을 비추겠습니다.


목차


꽃마리

그림자 전보
세상에 없는 것들의 세계
너의 눈을 내 심장과 바꿀 수 있기를
네잎클로버
네가 보여서 좋았고 네가 보이지 않아서 그리웠어
에필로그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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