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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곳에

아무도 없는 곳에

  • 김경숙
  • |
  • 삶창
  • |
  • 2018-07-16 출간
  • |
  • 203페이지
  • |
  • 128 X 288 mm
  • |
  • ISBN 9788966550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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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새 리얼리스트의 등장

김경숙의 첫 작품집인 『아무도 없는 곳에』는 우리 문학에 새 리얼리스트가 등장했음을 알리고 있다. 김경숙의 소설은 하나같이 사회가 방치한 영역에 존재하는 인물들의 이야기이다. 5·18문학상 수상작이자 작가의 데뷔작이기도 한 「아무도 없는 곳에」는 가해자가 피해자의 아버지라는 구도를 통해 저 1980년 5월이 남긴 아픔을 예리하게 드러낸다. 1980년 5월이 남긴 아픔은 대를 이어 전해지고 있음을 인상 깊게 그려내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 아픔을 보듬고 치유하려는 존재는 여성인 ‘노파’인데, 노파의 죽음은 사회적인 존재감이 없다. 왜냐면 마을은 “넓고 좋은 경치에 자리잡고” 사는 “낯선 사람”들이 주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마을은 공동체가 아니어서 “한적한 마을은 아무도 살지 않는지 나와 보는 사람이 없었다.”
작가는 이번 작품집에 실린 편편의 작품에서 해피엔딩을 추구하지 않는다. 이는 작가가 현실을 냉혹하게 그리고 진실되게 바라보고 있다는 증거이다. 이에 대해 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고영직은 김경숙은 “현실의 고난과 고통을 회피하고 성급하게 희망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변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그런데 이것은 리얼리스트가 꼭 갖추어야 할 덕목이기도 하지만 김경숙의 만만치 않은 내공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장점은 「길례 언니」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난다. 이 작품은 일본군 ‘위안부’였던 “길례 언니”와 베트남전쟁 당시 ‘위안부’였던 “추앙”을 동시에 호출한다. 그리고 “나”는 베트남전쟁 당시 “추앙”을 돈으로 샀다가 버린 사람이다. 군 ‘위안부’는 결국 근대 남성-국가의 문제라는 작가의 인식도 리얼리스트로서의 ‘겹눈’(고영직)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추앙은 사내들의 장난감이었다. 주는 술을 억지로 마셨고 토했다. 울었고 화장이 지워졌다. 반항하는 날은 옷이 찢겼다. 내게는 그림을 그려주고 번 돈이 있었다. 나는 그 돈을 포주에게 줬다. 나는 추앙을 독점했다. 추앙에게 나는 은인이었다. 추앙은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추앙도 위안부였다. 좀 다르다면 장교들이 드나드는 곳에 포주가 돈을 받고 파는 위안부였다. 모두 끌려오거나 팔려온 소녀들이었다.(177)

김경숙이 이 작품집에서 펼치고 있는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중층적인데, 모순되기도 하고 대립되기도 하는 세계를 작품에서 솜씨 있게 하나로 빚어내고 있다.

출몰하는 유령들

김경숙이 다루는 소재들은 예민한 현실의 문제인데 그것을 자주 ‘환상’과 대면케 한다. 이것은 김경숙의 특징 중 하나이다. 특히 「개다리소반」과 「팥죽」 에서 그것은 두드러진다. 고영직에 의하면 김경숙의 “환상이라는 장치가 산 자(살아남은 자)와 망자를 연결하고 한 판의 굿 형식이 되고 있다”며 “자신의 소설이 해원을 위한 글쓰기가 되는 것을 꿈꾸고 있”다고 진단한다. 「팥죽」은 주인공인 화자가 아예 망자이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된다.

내가 망자가 된 지 십칠 년 되는 해다. 진도 전시관에서는문화 포럼 행사가 개최 중이다. 미완성인 내 그림과 내 제자로 알려진 민 교수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민 교수가 내 제자로 알려진 뒤로 그의 그림은 한 점에 수천만 원으로 치솟았다. 그 그림은 무당집에 나돌던 내 그림들이지만, 그에게 내 그림을 판 무당이 죽고 없으니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망자인 나뿐이다.(87)

한편 「개다리소반」에서는 독일로 떠난 사랑(“위안”)을 잊지 못한 “나”가 “공방의 마지막 작품이 될지도 모르는, 피나무 개다리소반”을 만들다가 “위안” 대신 독일에서 망명 중에 사망한 작곡가의 영혼을 만나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는 이야기이다. 작곡가의 영혼은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그렇소. 내 몸은 죽어 비록 피나무가 됐어도 내 영혼까지는 통제하지 못했소. 위안이라 했소? 당신이 나로 착각한 피나무의 주인이? 연정이 여자의 것인 것 같아도 대개 보면 남자의 것이요. 이렇듯 그리워하고 있는 당신에게 당신의 위안이 나비가 되어 찾아올 것이요. 나비는 마음의 영혼이요.(131)

결국 “마지막 자품이 될지도 모르는” 개다리소반은 “나”가 그토록 잊지 못하던 “위안”의 형상이 된다. 이 작품의 문제성은 “나”의 존재 근거가, 그러니까 공방의 실존이 현실의 복판에서 매우 위태롭다는 점이다. 그것은 작품 안에서 묘사된 현실의 얼굴이다. “도시는 같은 모습으로 변해간다. 깨끗해지고 편리해진다. 흙길은 콘크리트 회색 도로가 되고 낮은 집들은 벌집처럼 한 기둥 안에 모여 산다.”(129) 「개다리소반」에서 독일에서 죽은 작곡가의 영혼을 불러내 말하게 하는 것은 “나”의 치유라기보다 “나”의 예술가적 자긍심을 회복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경제적 빈곤의 바탕 위에서

「아떼」와 「동태 대가리」는 파괴되어 가는 가족 구조를 살피고 있다. 「아떼」는 필리핀에 두고 온 “아바”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경호 아버지에게 팔려 온 여성의 이야기이다. 경호 아버지의 폭력을 동정하는 척하면서 “슈퍼 당신”은 아떼를 취하고 경호 동생 경태를 낳게도 한다. 「동태 대가리」에서 남편 “한”의 의처증을 응징하는 줄거리를 갖지만 “한”의 의처증은 “한”의 어머니의 삶에서 배태된 것이다. “한”은 “나”에게 자기 어머니의 이미지를 투사해 불륜을 저질렀던 어머니에게 마치 복수하듯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 가족의 파괴는 바로 경제적 빈곤 때문이다. 김경숙의 소설에 등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인물은 빈곤한 삶을 살고 있다는 공통점도 있다. 경제적 빈곤이 만연한 현실이 아마 작가도 모르게 작품마다 반영된 경우라 할 수 있다. 그 경제적 빈곤에 빠진 사람들의 삶이라는 것이 자기보다 약한 가족에게 복수를 하면서 꾸려진다는 것은 비참한 일이다. 「아떼」와 「동태 대가리」는 바로 이 지점을 묘파하고 있다. 경제적 빈곤의 근원에 대한 투시와 성찰은 아직 부족해 보이지만 아직도(?) 이런 소설들을 쓴다는 것은 작가의 문학적 건강성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김경숙이 첫 소설집에서 보여준 여러 문제의식은 훗날의 작가 김경숙을 예감하는 데 더 할 나위 없는 표지가 될 것이다. 이것은 작가의 내면에 깊은 굴곡을 만드는 동시에 건강한 작품으ㅢ 태반이 되기도 한다.
김경숙이라는, 새 리얼리스트가 탄생했다!


목차


작가의 말 / 4

아무도 없는 곳에 / 9
아떼 / 33
가면 / 61
팥죽 / 85
개다리소반 / 111
동태 대가리 / 133
길례 언니 / 161

해설 | 인간의 말을 찾아서 · 고영직 /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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