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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섬광

녹색 섬광

  • 김은주
  • |
  • 아르테 누아르
  • |
  • 2018-06-22 출간
  • |
  • 320페이지
  • |
  • 130 X 189 X 22 mm /354g
  • |
  • ISBN 978895097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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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지평선을 넘어가는 태양의 위 둘레가 녹색으로 빛나는 찰나, 생의 의미를 되찾기 위한 소년과 소녀의 싸움이 시작된다

시내에 위치한 세현병원. 한 열다섯 소년은 그 병원의 옥상을 스스로 목숨을 끊을 장소로 선택한다. 소년의 손목에는 자해흔이 가득했다. 다른 정황이 의심될 리 없는 죽음이었다. 그런데 그날, 마치 운명이 엇갈리듯 세현병원에서 코마상태에 빠졌던 한 소녀가 깨어난다.
소녀는 간호사에게 소년이 와서 모든 것을 말해줬다고 말한다. 코마상태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게 가능이나 할까? 게다가 소녀는 꿈속에서 소년과 대화를 나눴다는 얘기까지 했다. 누가 들어도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하지만 형사 무원은 점점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사라진 소년의 휴대폰, 담당의가 아닌데도 소년의 사망확인서를 작성한 의사……. 게다가 소년은 자신의 죽음에 대한 증거가 담긴 6개의 동영상을 소녀의 담당 간호사에게 남겨두었다. 소년의 죽음은 단순한 자살이 아니다! 5년 전, 세현병원에서 시작된 끝없는 악연. 이들은 누구와 싸우고 있는가?

“어른들은 대부분 그러니까요. 알고도 안 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아요.”
어른들이 입을 다문 세상을 용서하지도 가만히 있지도 않은 아이들의 이야기이자, 그런 어른만은 되고 싶지 않은 어른들의 이야기

태양이 지평선을 넘어가는 순간 태양의 윗가장자리가 녹색으로 보이는 현상을 ‘녹색섬광’이라고 한다. 천국에야 있을 법한 빛이자 헛된 기대와 거짓말을 사라지게 하는 빛. 소녀는 소년과 영원히 녹색섬광이 비치는 꿈속에서 존재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그 찰나의 빛에서 희망을 가지고 현실로 돌아오고, 침묵을 강요하던 어른들에게 스스로 말하고 저항하기 시작한다. 『녹색섬광』은 어른들이 입을 다문 세상을 용서하지도, 가만히 있지도 않은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또한 아이들을 외면하는 어른만은 되고 싶지 않은 어른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도 타인의 목소리를 지울 권리는 없으며, 더 많은 사람들이 힘을 합치고 저항할 때 비로소 인간다운 삶이 가능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책속으로 이어서]
“어째서 이렇게 추운 걸까, 냉기가 몸을 파고들어서 온몸이 덜덜 떨리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난 꼼짝도 하지 않았겠죠.”
희정은 한 가지 기억을 떠올렸다. 그날은 소아중환자실에 훈증 소독을 하는 날이었다. 방역 때문에 일시적으로 병동을 폐쇄하고 환자들을 다른 병실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몇 년째 코마 상태인 수인을 신경 쓰는 의료진은 없었다. 얇은 환자복 한 벌만을 입은 수인은 병동 복도에 방치되었다. 깨어날 가망 없는 환자에 대해 사람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조만간 강제퇴원 조치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환자 보호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돌았다. 그때 희정은 이미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를 하고 있던 터라 나중에야 소아중환자실 간호사에게 그 사실을 들었다. 그런데 수인은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자신의 몸에 가해진 무성의하고 폭력적인 시간들과 자기보다 먼저 깨어난 운 좋은 아이가 털어놓은 충격적인 고백 전부를. 이 아이는 알면서도 내가 어떻게 할지 지켜보고 있었구나.
“그렇게 다들 지켜만 보다가는 나중에 소중한 사람이 그런 일을 당했을 때 누구도 나서주지 않을 거예요. 언젠가는 그게 내 일이 되죠. 반드시.”
_215~216쪽

나는 우리가 다른 곳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우리 여덟 명 모두가 너무 먼 곳에 흩어진 채 살고 있어서,
연락을 할 수도 없고 영원히 만날 수도 없는 곳에 점처럼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서야 아무도 우리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나는 우리가 함께 어른이 되도록 해주지 못한 사람들을 영원히,
영원토록 미워하기로 했다.
_262쪽

“남극에 여름이 오면 해가 20시간 동안 떠 있다고 해요. 밤은 고작 4시간밖에 되지 않아요.”
수인이 말했다.
“20시간씩 깨어 있는 상태로 형사 일을 한다……. 그런 하루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피곤한데.”
무원이 말했다.
“그곳에 가서 살면 그동안 누워서 흘려보낸 날들을 조금은 채울 수 있지 않을까요?”
무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해본 적이 없으니 그 줄에서 조금 전에 내려온 소녀의 심정을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저 상상해볼 뿐이었다.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곤충채집 당한 잠자리처럼 붙들린 채 누워 있는 상상을.
“윤이는 겁쟁이가 아니에요. 두려워서 뛰어내린 게 아니니까요. 기억해달라고 뛰어내린 거예요.”
애써 냉담한 표정을 유지하던 수인의 얼굴이 조금씩 흔들렸다.
“열다섯 살이 되면 뭘 해야 하는지 윤이에게 배우고 싶었어요.”
소녀가 자신에게 닥친 지독한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기대’였다. 소년이 자신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언젠가는 자신도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바라고 기다렸다. 이야기 중에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소녀만의 상상으로 채워넣었다. 나중에 깨어나면 확인해볼 것들의 리스트가 점점 늘어났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고 싶지 괴롭고 힘들고 싶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누군가를 아프고 괴롭게 하는 일에는 절대 힘을 실어주면 안 돼요. 그냥 가만히 있어도 도와주는 거예요. 의사나 형사는 그런 힘이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수인의 말이 아프게 무원의 마음을 찔렀다. 열다섯 살의 소녀의 말은 단순했지만 그것은 진실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외면하는 진실. 하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진실. 수인의 동그란 이마에 푸른 핏줄이 비쳤다. 길고 긴 싸움을 끝낸 소녀는 조금 지쳐 보였다.
_303~304쪽

“승열 선생님의 방에 붙어 있던 사진 속 바다는 정말 아름다웠어. 너도 보면 좋을 텐데. 정말 그런 곳이 있을까? 그 바닷가와 비슷한 곳을 찾아보고 있는데 모르겠어. 만약 있다고 하더라도 정말로 먼 곳이겠지?”
수인은 이제 자신의 병실 벽에 붙어 있는 남극의 바다를 떠올렸다. 그리고 꿈속에서 보았던 바다를 떠올렸다. 꿈속에서 우린 그저 평범한 열다섯이었다. 우리는 함께 해가 떨어지고 있는 수평선을 보았다. 수평선에 잠긴 해의 위쪽이 푸르게 빛났다. 우리는 그 녹색의 빛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난 정말로 궁금했어. 어째서 나였을까. 왜 하필이면 내가 살았을까. 나는…….”
고윤의 목소리가 잠기기 시작했다. 고윤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그 답을 자신의 안에서 구하려 했지만 남는 것은 마음속에 고여 있는 죄책감뿐이었다.
“쓸모없는 기적이 아닐까. 나는 네가 어서 깨어났으면 좋겠어. 사람들이 널 버리려고 해. 아직 깨어나지 않은 너를 병원에서 내보낸다고 했어. 그 사람들이 그렇게 하기 전에 네가 먼저 깨어나야 해.”
수인 또한 그렇게 하고 싶었다. 빨리 깨어나서 함께 평범한 열다섯이 되었으면.
“같이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어른이 되면 널 지켜주고 싶었어. 네가 내 옆에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돼. 나는 괜찮아.”
_311~312쪽


목차


프롤로그 슬픔을 틀어쥔 왼손 6
Chapter 1 이름 없는 환자와 손이 차가운 간호사 12
Chapter 2 블루스타 26
Chapter 3 당신의 희망과 공포를 이해하는 누군가 60
Chapter 4 여섯 개의 영상 86
Chapter 5 블리자드 120
Chapter 6 Somewhere Only We Know 142
Chapter 7 우리의 미래 202
Chapter 8 남겨진 사람들 262
Chapter 9 녹색섬광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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