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미스 함무라비 | <문유석> 저 | 문학동네
“권리 위에 잠자는 시민이 되지 말라고요!” 정의의 법정을 꿈꾸는 당돌한 초임 판사 박차오름 그녀로 인해 서울중앙지법 44부는 오늘도 바람 잘 날 없다! 현직 부장판사 문유석이 써내려간 법정 활극 한국 사회의 적나라한 풍경에 대한 경쾌하면서도 진솔한 글쓰기로 독자들의 호응을 얻어온 판사 문유석. 이 책은 그가 쓴 법정 소설로, 복잡다단한 사건들을 판결하는 법정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판사들은 실제로 어떤 고민을 하는지, 재판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실적이고 흡입력 있는 스토리텔링을 통해 알기 쉽게 들려준다. 제자를 성추행한 교수, 불륜을 저지른 아내를 폭행하다 아내에게 흉기로 찔려 숨진 남편, 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이는 형제자매, 인턴사원을 성희롱한 직장 상사, 주폭 노인…… 에피소드마다 이어지는 인사건들은 일견 혐의가 분명해 보일지라도 그 판결과 단죄의 과정이 인과응보의 원칙에 따라 단순하게 이뤄지는 것만은 아님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도서] 개인주의자 선언 | <문유석> 저 | 문학동네
『판사유감』을 통해 현직 판사로서 법과 사람 그리고 정의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저자가 이번에는 대한민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판사 문유석의 일상유감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 『개인주의자 선언』은 소년시절부터 현재까지 저자가 보고 겪었던 사회 문제에 대한 생각들이 담겨 있다. 책과 음악만 잔뜩 쌓아놓고 홀로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하며 개인의 행복을 중요한 가치로 삼는다는 저자는 자신을 개인주의자로 명명한다. 그리고 책은 이러한 개인을 불행하게 만드는 굴레인 한국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주제로 삼는다. 인간은 필연적으로 사회를 이루어 살 수밖에 없고, 그것이 개인의 행복 추구에 필수적임을 이해하는 것. 그렇기에 사회에는 공정한 규칙이 필요하고, 자신의 자유가 일정 부분 제약될 수 있음을 수긍하고, 더 나아가 다른 입장의 사람들과 타협할 줄 알며, 개인의 힘만으로는 바꿀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타인들과 연대하는 것.
[도서] 앵무새 죽이기 | <하퍼 리> 저 | 열린책들
40개 국어로 번역, 전 세계 4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앵무새 죽이기』 열린책들에서 새롭게 출간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위, 미국 작가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가 번역을 다듬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2015년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는 1960년 출간 직후 미국 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그 이듬해 하퍼 리에게 퓰리처상의 영예를 안겨 준 작품이다. 지금까지 40개 국어로 번역되어 4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며, 현재까지도 미국에서는 매년 1백만 부 이상씩 팔리고 있는 스테디 베스트셀러다. 1991년에는 미국 국회 도서관 선정 <성경 다음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책> 1위, 1998년에는 미국 『라이브러리 저널』 선정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 1위, 2008년에는 영국 <플레이닷컴> 선정 <영국인들이 꼽은 역사상 최고의 소설> 1위 등 추천 도서 목록의 1위 자리를 차지한 작품이다. 미국의 고등학교에서는 교과 과정에 『앵무새 죽이기』를 포함해 학생들에게 읽힐 정도로 미국의 역사와 인권 의식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01년에는 시카고에서 선정한 <한 도시 한 책> 운동의 도서로 선정되어 당시 그곳의 큰 문제였던 인종 차별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하고 시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기여했다. 대한민국에서도 2003년 정식 발매 이후 독자들에게 꾸준히 읽히며 30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청소년층의 두터운 사랑을 받아 필독서로 자리매김하여 스테디 베스트셀러의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앵무새 죽이기』는 1930년대 대공황의 여파로 피폐해진 미국의 모습과 사회계층 간, 인종 간의 첨예한 대립을 고스란히 녹여낸 작품이다. 호감 가는 등장인물들, 우리네 사는 다정한 모습들을 담아낸 데다가 은둔하는 이웃에 얽힌 괴담, 신경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재판 장면까지 더해 웃음과 긴장을 골고루 이끌어내는 보기 드문 수작이다. 특히 비중 있게 다룬 흑인의 인권 문제는 정의와 양심, 용기와 신념이 무엇인지 독자 더 나아가 사회로 하여금 자문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도서] 이상 시집 | <이상> 저 | 스타북스
이상 시집. 이상의 작품들은 그 난해함과 추상성으로 인해 당혹감을 느끼기가 쉽다. 이상의 시들은 추상화가의 그림처럼 난해하여서 실상 작가가 어떤 의도로 어떤 주제를 그리고자 했는지 정확히 풀어내는 일이 불가능처럼 여겨지는 경우도 있다. 이상은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해석해 내지 않기를 바라기라도 했던 듯 글을 써 나갔다.
하지만 그 사이사이 보통 사람의 정서로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흐름이 있다. 무엇보다 이상의 매력적인 문체는 거부할 수 없게 사람을 끌어당겨, 문학을 넘어 그의 정신세계와 심정을 이해하고 싶다는 열망까지도 불러일으킨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상의 고독과 외로움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위해 이상의 시대, 이상의 천재성, 이상의 개인사들을 탐색하며 한 발 한 발 그의 작품세계로 발을 내딛어 나갔다.
이상의 작품들은 추상적이고 난해한데다가 띄어쓰기를 무시한 시들이 대다수인 까닭에, 한글로만 써서는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이상의 시를 더욱 가까이할 수 있도록 '한자' 표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경우에는 한자 표기를 병행하고, 바로 해석이 어려운 구절은 각주로 해설을 해 두었다. 그리고 독자들을 위해 이상의 대표 소설과 대표 수필로 꼽히는 '날개'와 '권태'를 부록 형식으로 함께 실었다.
[도서] 입 속의 검은 잎 | <기형도> 저 | 문학과지성사
'문학과지성 시인선' 80권, 기형도 시집.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이 시집에서 기형도는 일상 속에 내재하는 폭압과 공포의 심리 구조를 추억의 형식을 통해 독특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의 시 세계는 우울한 유년 시절과 부조리한 체험의 기억들을 기이하면서도 따뜻하며 처절하면서도 아름다운 시공간 속에 펼쳐 보인다.
[도서] 게 눈 속의 연꽃 | <황지우> 저 | 문학과지성사
네 번째 시집인 『게 눈 속의 연꽃』에서 그는 현실의 방법적 재현이라는 그전 시의 일관성 속에서 조심스러운 변모를 탐색하는데, 그 변모는 현실과 초월 사이의 갈등을 끌어안으면서, 그 갈등을 뛰어넘어 이르는 화엄의 세계를 지향한다. 그러나 그는 피안을 소망하는 것이 아니라 아픔과 분노, 싸움과 갈등의 이 세계 속에서 연꽃과 같은 아름답고 순수한 세계를 치열하게 피워올린다. 그의 시는 진흙탕 속에서 화엄의 꽃이 피듯이 현실의 세계와 화엄의 세계를 끊임없이 왕복하는 과정 속에 어느 순간 그 두 세계의 경계를 지우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