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궁전이 있었다.
모든 것을 원한 여자와 진정한 사랑만을 원한 남자는
둘 중 하나의 목이 달아날 연애를 했다.
실로 소란스럽고 격정적인 이야기였다.
“사랑을 하려는 게 아니야. 권력을 가지려는 거지.”
“난 당신의 예쁜 목을 잘라버릴 거야.”
그런데 그 사이에 주변인들이 있었다.
교활한 속임수로 치장한 연인에 비하면 하찮은 조연들이었다.
사내옷을 입은 어설픈 여자와 그걸 알아보지 못한 숙맥 같은 남자였다.
“분명 제 인생인데 다른 사람의 이야기 속에 있는 느낌입니다.”
“난 더 좋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 그저 너를 지키기 위해서.”
온갖 애증과 촌극이 휘몰아친 끝에서
이제 이야기는 오롯이 주변인들만의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