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新가정의례 준칙서
아이 하나를 뜨겁게 낳아, 가슴으로 품어 젖을 먹이고, 살 비비며 키워낸다. 그 아이가 백일과 돌을 맞고, 채 여물지 않은 달음박질로 뛰어다니며 지혜와 장난기가 함께 자라고…. 엄마 아빠와 보이지 않는 전투를 벌이며 성인이 되고, 많은 우연과 인연으로 결혼을 한다. 그 아이가 다시 제 아이를 낳아 키우며 나이 들어간다. 이렇게 삶의 갈피마다 계속되는 평범한 날들, 그 안에 '우리들의 좋은 날'이 있다.
생명이 엄마 몸에서 분리되어 세상에 나오는 '출생'의 순간, 사계를 무탈하게 보냈음을 축하하는 '돌' 잔칫날, 비로소 자신의 삶에 책임을 지는 나이가 되었음을 알리는 '성년의 날', 새로운 가족 구성원과 일가를 이루는 '결혼'의 순간, 인생을 한 바퀴 돌아 자신이 태어난 해의 간지를 다시 맞이하는 '회갑'의 날…. 이전 삶과는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 이런 날들을 우리는 통과의례 또는 일생의례라 부른다.
이 책은 한국인으로 살면서 거치는 일생의례를 정성과 예를 다해 기념하고, 축하하고, 알리는 방법을 제안한다. 출산, 백일, 돌, 책례, 성년례, 혼례, 회갑례와 회혼례 등 삶의 중요한 날들이 지닌 본래 의미를 살피고, 요즘 방식으로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가이드북'이다. 배냇저고리에는 왜 무명실을 매달았는지, 세상에 태어나 처음 입는 옷은 왜 꼭 흰 옷을 마련하는지, 서양식 갈런드나 모빌에 버금가는 금줄 장식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출산 축하객에게 쌀밥과 미역국 대접이 가장 좋은 이유가 무언지…. 출생의례 하나만 두고도 그 안에 담긴 '진짜' 의미를 전하고, 제대로 기념하는 방법을 제안하며, 그 행복한 순간을 나누는 방식까지 선보인다. 말 그대로 21세기 한국인이라면 집 안에 하나씩 꼭 챙겨두어야 할 '新가정의례 준칙서'다.
보자기로 감싼 우리들의 기쁜 날
간소하면서도 의미를 담은 전통 돌상 차림과 돌복 준비, 요즘 방식에 맞춘 책례의 방법, 이름 새긴 손수건 하나로 성년 맞은 이를 축하하는 방법, 격식과 합리를 모두 챙기며 함과 예단 꾸리는 법, 답례품 하나로 부모님의 회혼례를 빛내는 법 등 이 책은 삶의 중요한 의례에 꼭 필요한 제안을 담고 있다. 그 제안은 때로는 상차림이기도 하고, 때로는 만들기이기도 하지만, 대체로 뜻깊은 순간을 두루 나누기 위한 보자기 포장법이다. 한국의 일상 미학을 담은 브랜드 ‘호호당’의 양정은 대표가 보자기로 감싸고 풀어낸 일상의 제안들이다. 포장지이기도, 가방이기도, 이불을 보관하는 장롱이기도, 깨지지 않게 두르는 보완재이기도 한 보자기로 특별한 날의 물건을 묶고 간직하고 선물하는 방법을 선보인다.
또한 이 책은 일생의례와 함께 계절과 계절 사이에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기념하는 세시명절 이야기도 담고 있다. 새해 선물로 요긴한 쌀과 소금 이야기, 일회용 도시락에 종이 냅킨으로 멋을 낸 대보름 오곡밥 선물, 추석에 입는 한복 보관법 등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일상 속 특별한 순간에 준비하는 어르신 선물, 어린이 선물, 크리스마스 선물도 제안한다. 각 장의 마지막에는 보자기 포장법도 곁들였다.
늘 좋은 일만 있으시라고 드리는 ‘호호당 순면 보자기 선물’
책을 구입하는 독자를 위해 호호당에서 특별 제작한 순면 보자기를 선착순 증정한다. 때로는 손수건으로, 때로는 매듭지어 작은 손가방으로, 때로는 스카프로 요모조모 요긴한 일상용품이다. 400mm×400mm, 선착순 소진 시까지.
(인용문)
“백일상 위 백설기 한 덩이에도 의미가 있고, 철마다 준비하는 선물에도 유래가 있음을 기억하게 하는 책이면 좋겠습니다. 한국 사람으로 살아가며 사계절, 그리고 일생의 중요한 순간에 생기가 돌고 즐거운 이야기가 더해지길 바랍니다."
“주변 사람들과 두루 나누어야 아이에게 복이 된다는 백일 답례 떡은 그것을 받은 사람 역시 빈 그릇으로 돌려보내는 법이 없습니다. 떡을 담았던 그릇을 씻지 않은 채 타래실이나 돈, 쌀 등을 수북하게 담아 돌려보내지요. 옛어른들처럼 백일을 맞은 아이에게 타래실 몇 뭉치를 소담하게 정리해 선물해보세요. 백일상을 차릴 때도, 이후 돌상을 차릴 때도 단아한 멋을 연출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아이의 장수도 기원하면서 말이죠!"
"사실 요즘 생활에 딱 맞는 붓, 벼루, 《천자문》이 이미 엄마, 아빠 책상에 놓여 있지요. 만년필과 잉크, 아빠가 좋아하는 책, 엄마가 즐겨 쓰는 색연필, 명연주자의 음반이나 훌륭한 디자이너가 만든 소품 등을 그대로 가져다 돌상에 올리면 됩니다. 우리 아이의 미래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고 궁금한 엄마 아빠가 돌잡이용품을 하나씩 준비하는 시간 또한 즐겁지 않을까요."
"사실 그 의미를 간단히 짚으면 요즘의 "혼수"는 결혼식 이후 신랑 집으로 시집가면서 준비하던 살림살이이고, 요즘의 "예단"은 시댁 식구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고요. 이건 모두 허례허식이 아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때 지켜야 할 "예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우리의 백일상과 돌상, 손주의 백일상과 돌상까지 챙기는 것처럼 "반기頒器"(음식을 목기에 담아 답례품 형식으로 나누어주던 것)를 준비해 부모님의 친구들에게 선물해보는 건 어떨까요. 유과나 떡, 과일 등을 소담하게 담아 전하면 부모님의 노년의 벗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는 기회도 되고, 부모님 역시 즐겁고 의미 있는 날을 보낼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