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노래할 거야. 나는 수탉이니까!”
우렁찬 노래로 잠든 도시 라파스를 깨운 수탉 가이토!
『수탉과 독재자』는 수탉 가이토와 페페 시장의 대결을 통해 개인의 용기와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드는 이야기입니다. 수탉 가이토는 단지 노래를 부른다는 이유로 페페 시장에게 잡혀 철창 안에 갇히고 목숨까지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고 맙니다. 하지만 슬픔은 잠시일 뿐, 가이토는 곧 멋진 붉은색 벼슬을 하늘 높이 치켜세우고 가슴을 당당하게 펴고는 목청껏 “꼬끼오~!” 하고 노래를 부릅니다. 도시를 울리는 우렁찬 노랫소리는 그동안 쥐 죽은 듯이 조용히 살아왔던 라파스 시민들을 깨우게 되지요. 노랫소리가 마을에 퍼지는 순간, 꼭꼭 닫혔던 문이 열리고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와 수탉에게로 모입니다. 결국 당당하던 페페 시장은 폭탄 맞은 듯한 꼴로 라파스 시에서 쫓겨나고, 독재자가 사라진 라파스는 다시금 시끄러운 도시가 되지요. 노래 금지법을 만들어 수탉과 시민을 억압하는 시장, 그에 맞서 노래하는 수탉 가이토의 이야기는 한 사람의 용기 있는 행동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보여 줍니다.
우리는 수탉 가이토처럼 매일매일 크고 작은 ‘용기’를 내야 하는 순간을 만나며 살아갑니다. 싫은 걸 싫다고 말하는 용기,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용기,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말할 용기,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 등 셀 수 없이 많은 용기들이 필요하지요. 그런데 용기는 도대체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비밀은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에 있습니다. 노래 부르기는 수탉의 본성이고 가이토는 누구보다 노래하는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에 페페 시장의 끈질긴 괴롭힘에 맞서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이지요.
여러분도 용기가 필요할 때, 수탉 가이토를 떠올려 보세요. 가이토처럼 가슴을 쭉 펴고, 크고 당당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세요. 아마도 생각지도 못한 변화가 일어날 거예요.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우스꽝스러운 그림 속에 꼭꼭 숨겨진 비유와 상징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질문과 생각할 거리로 가득한 토론 그림책!
『수탉과 독재자』는 책 속 도시 라파스만큼이나 ‘시끄러운’ 책입니다. 라파스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노랫소리로 시끄러웠다면, 이 책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독자들에게 다양한 질문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어 자연스럽게 ‘시끌벅적한’ 토론의 장이 펼쳐집니다.
페페 시장이 당선되고 강력한 ‘노래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라파스 사람들은 자유를 잃어버렸고 그저 밤에 푹 잘 수 있다는 걸 다행이라 여겼습니다. 과연, 이 모든 게 독재자인 페페 시장만의 탓일까요? 이 모든 것을 페페 시장 탓으로 돌리기에는 시장은 라파스 시민이 직접 뽑았고, 시민들이 원했던 것을 이루어 주었습니다. 만약 시민들이 권력을 감시했다면 페페 시장은 제멋대로 법을 바꾸지 못했겠지요. 그러면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걸까요? 나쁜 법이라도 지키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이야기가 계속될수록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책을 읽으면서 여러 등장인물에 자신을 대입해 보며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질문해 보고,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세요. 그 과정에서 독자들은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법, 상대방을 존중하면 경청하는 법을 배우고, 몸도 마음도 한뼘 자라는 멋진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함께 익살맞은 묘사와 풍자적인 이야기로 재미와 의미를 모두 갖춘 그림책 『수탉과 독재자』를 함께 읽고, 때로는 날카롭게 비판하고 때로는 신나게 깔깔대면서 ‘세상에서 제일 시끄럽고 떠들썩한 토론’을 해 볼까요?
이 책은 쿠바 난민 출신의 작가 카르멘 애그라 디디와 러시아 출신의 화가 유진 옐친이 함께 만든 그림책입니다. 카르멘 애그라 디디의 고향인 쿠바는 오랫동안 식민지 시기와 사회주의 독재를 겪은 나라이고, 러시아 역시 수 세기 동안 참혹한 독재에 시달렸던 나라입니다. 두 작가가 몸소 느낀 자유의 소중함을 유쾌하고 재미있는 우화로 녹여 낸 이 이야기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수탉은 해가 뜨면 노래를 부릅니다.
대낮에도, 해가 질 때도, 한밤중에도 노래하죠.
기분이 좋을 때도 노래하고, 아무튼 그게 수탉의 삶입니다.
수탉처럼 어린아이들도 저마다 진실하고 강하며
누구도 짓밟을 수 없는 우렁찬 목소리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점점 자신의 소신을 굽히고 우리의 신념과 믿음을 스스로 억누르고
자신의 목소리를 삼키는 방법을 익힙니다. 하지만 모두가 다 그런 건 아닙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요구에 저항하고 어떠한 대가를 치른다 하더라도
진실을 외치는 사람은 늘 존재합니다.
무모하든 현명하든, 그런 사람들이 바로 우리에게 노래 부를 용기를 주는 사람들입니다.”
- 카르멘 애그라 디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