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그녀의 모든 시간을 가져라!
어느 날부터 귀신도 아니요,
산 사람도 아닌 이상한 작자가 찬양을 따라다닌다.
“내 시간이, 네 옆에서만 흘러.”
그녀 없이는 식물인간처럼 잠들어 있는 자신의 몸을
깨울 방법이 없는 이 남자, 남지안.
“누군가 나를 죽이려고 했어.”
“아…… 그렇다면 제가 심심한 위로를…….”
“위로는 됐고, 나는 형체가 없으니 나 대신 움직여 줄 몸이 필요하다고.”
“아아…… 결국은 내 몸…….”
“누가 날 죽이려 드는데, 내가 열이 받아 가만히 있을 수가 있겠어, 없겠어.”
찬양은 뭐에 홀린 듯 그를 올려다봤다.
큰 키와 훤칠한 마스크는 천장이 낮은 이 집과 조금도 어울리지 않았다.
“석 달. 내 몸이 깨어날 석 달의 시간이면 끝나.”
“…….”
“먼저 이 세계로 돌아오면 날 도와주겠다던 약속, 지켜 줬으면 해.”
붙어 있기 싫어도 석 달은 붙어 있어야 하고,
그래서 어쩔 방법 없이 강제 동거를 하게 된
생활 남녀의 달고 뜨거운 로맨스.
석 달 뒤, 모두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는, 서로에게 어떠한 의미로 남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