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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 빼앗긴 밤 세트

탐, 빼앗긴 밤 세트

  • 태소영
  • |
  • 우신 BOOKS
  • |
  • 2018-06-29 출간
  • |
  • 832페이지
  • |
  • 140 X 210 mm
  • |
  • ISBN 9788929828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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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아버지의 장례식 날, 빗속에서 만난 시연과 준.
둘은 서로의 이름조차 알지 못한 채 헤어지지만 운명처럼 재회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시연의 곁엔 다른 남자가 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준은 불같이 분노한다. 
첫사랑인 준을 애써 잊고 시연이 결혼하던 날.
그들을 태운 차가 전복되어 약혼자 이안이 죽고 준은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얽히고설킨 인연으로부터 도망치듯 달아나버린 시연,
3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자신의 앞에 나타난 준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기억을 찾는 건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노릇이니 내가 살 길은 이제 당신 입을 여는 것뿐이야. 그래서 더 처절하게 매달려 볼 생각이에요. 당신을 무너뜨릴 때까지.”
“헛된 수고 하지 마세요. 아무리 매달려도 소용없으니까요.”
파르르 떨리는 입술로 내뱉은 말은 지독히도 설득력이 없었다. 준의 입꼬리가 긴 호선을 그렸다. 흥미로운 게임을 하는 사람처럼 그의 눈이 집요하게 빛났다.
“버텨 봐요. 제대로 매달리면 꽤 무거울걸.”


[책속으로 추가]

“말해 줘요. 거짓말까지 해 가며 날 속인 이유.”
“말할 수 없어요. 아니, 당신은 알 자격이 없어요!”
“과거에 내가 당신에게 무슨 잘못을 했나요?”
“…….”
시연은 결코 대답할 수 없다는 듯 왼손으로 입을 막았다. 얼굴의 절반이나 차지하는 하얀 손이 의지를 품고 그녀의 입술을 가로막고 있었다.
“말 못해요.”
“그래요, 그럼.”
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

“대신 한 마디만 해 줘요. 꿈에서 당신이 내게 했던 말.”
그의 목소리는 잔잔했으나 시연의 마음엔 폭풍이 불었다. 시연은 그가 원하는 말이 뭔지 똑똑히 알고 있었다. 시연을 찾아왔던 첫날 그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말, ‘사랑해요’. 준의 꿈에 나타난 자신은 항상 그 얘길 속삭였다 했다. 지금 나한테 그 말을 해 달란 거야?
“응? 다시 한 번 말해 줘요. 확인하고 싶어.”
준의 뜨거운 시선이 끈적하게 그녀를 옭아매고 있었다. 시연은 그의 시선을 애써 피하며 고개를 저었다.
“난 그쪽을 사랑하지 않아요. 사랑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그 말을 해요?”
“그럼 그때는 날 사랑했어요?”
그의 눈빛이 너무 강렬하여 시연은 순간적으로 어지럼증을 느꼈다. 목젖까지 차오르는 백만 가지 말을 꾹 눌러 담은 그녀가 겨우 한 마디를 내뱉었다.
“아뇨.”

“……못 놓겠어.”
“이거 놔요! 날 더 이상 괴롭히지 말아요. 당신을 볼 때마다 죄책감이 들어. 자꾸 거짓말을 하게 되는 내가 혐오스럽고 끔찍해요. 그러니까 놔 줘요.”
“당신은 나 없이 살 수 있어요?”
“지금까지 내 곁에 당신이 있었던 순간보다 그렇지 않은 순간이 더 많았어. 그래도 살아왔고 어쩌면 지금보다 행복했어요. 당신 없이 살 수 있냐고요? 네, 그럴 수 있어요.”
……죽지 못해 살아가는 기분, 아빠가 돌아가신 후 매일같이 느껴 왔던 거니까!
시연은 뒷말은 내뱉지 않았다. 준의 손을 거세게 뿌리치고 계단을 내려가는데 그가 다시금 손목을 움켜쥐었다. 아까보다 강한 악력이었다. 손목 전체를 잡아챈 그로 인해 트렁크 가방 손잡이를 놓치고 말았다.
우당탕탕탕, 탁! 데굴데굴 계단을 굴러 떨어진 트렁크 가방이 1층과 2층 사이 층계를 나뒹굴었다. 싸구려 가방이라 그런지 플라스틱 귀퉁이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뭐 하는 짓이에요? 이럴수록 더 도망가고 싶어지는 거 몰라요?”
“난 못하겠어요.”
“준……!”
“당신을 잃으면 죽을 것 같다는 공포,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은데 어쩌라고? 당신 없인 도저히 살아질 것 같지가 않은데 대체 날더러 어쩌라고!”
센서등이 다시 꺼졌다. 계단을 가득 채운 어둠 속에서 준은 그녀의 손목을 움켜쥔 채 그대로 서 있었다. 할 수만 있다면 이대로 그녀를 끌어안고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었다.
“내가 잘못했어요.”
“…….”
“당신을 잃을 바에야 나 자신을 포기하는 게 낫겠어.”


목차


1권

1. 꿈속의 여인
2. 그를 피하는 방법
3. 네가 깨우는 건 그의 욕망이야
4. 버텨 봐요. 제대로 매달리면 꽤 무거울걸
5. 유혹과 나락 사이
6. 진심
7. 루시아
8. 당신을 외롭게 하는 건 모두 다 내 잘못이야
9. 깨지 말아줘요

2권

1. 케인의 고뇌
2. 잊히지 않는 한 장면
3. 넌 늘 나를 무너뜨려
4. 그날, 결혼식
5. 위태로운 밤
6. 그녀의 방식
7. 이안
8. 테일러가의 주인
9. 되찾은 밤의 고요
외전. 그 결혼식의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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