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없는 홈스쿨링으로 아들 둘을 키운 엄마의 이야기.
영유아기 인지발달과 소근육 발달, 미술 놀이, 자연 놀이, 한글과 수 교육, 책읽기 방법 등 아이들과 엄마가 함께해 온 홈스쿨링 이야기지만, 조기교육도 영재교육도 아니다. 천천히 아이와 함께 느끼며 성장하는 ‘아이 읽어주는 엄마’의 이야기이다.
아이들의 발달 연령과 특징에 맞게 아이를 읽어 주면서 엄마가 조금 더 편안하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커 나가는 아이들을 대할 수 있게 도와 준다. 또한 엄마로서의 자긍심과 자존감을 높여, 아이뿐 아니라 남편과도 관계맺기를 잘 해나가는 것이 가족 모두를 위하는 길이라고 말한다.
엄마 자신이 행복하면 가족 모두가 행복할 수 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자.
“관계 맺음과 대화 나누기가 바로 교육이다,
‘아이 읽어 주는 엄마’의 홈스쿨 이야기”
육아정책연구소의 2016년 조사에 따르면 만 5세 아동의 83.6%가 사교육을 받고 있고, 부모의 40%는 현재의 사교육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육아정책 Brief> 통권 55호). 공적 자원을 투입하여 사교육 비용을 감소시키는 정도의 대안이 영유아 교육 정책의 주를 이루는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길을 상상해볼 수는 없을까?
<링컨처럼 생각하는 홈스쿨>의 저자인 엄마는 남자아이 둘을 집에서 키워냈다. 어쩌면 홈스쿨링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고, 지식과 여건이 다 조성된 부모들이나 시도해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여길지도 모른다. 저자가 유아 교육을 전공했지만, 그것이 홈스쿨링을 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배경은 아니었다. 전문적인 육아 지식과 테크닉, 체계적인 방법론으로 무장한 채 홈스쿨링을 시작한 것도 아니다. 둘째 출산 후 분리 불안 증상이 심했던 첫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낼 수 없어서 늘 함께 있어주고 같이 놀면서 책을 읽어주다가 글자와 숫자 익히기도 시작하였고, 집안에서 걸핏하면 다투는 두 아들을 바깥으로 데려나가다 보니 자연을 체험하게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엄마도 그림책과 동화책, 풀과 꽃과 나무와 동물들이 좋았다. 편안하고 자연스러웠다.
아이들은 어느새 스스로 책을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고 말하기 시작했다. 위인전을 읽고 나서는 엄마가 농담처럼 한 혼잣말에 얼른 ‘링컨처럼 생각해 보라’고, 사람을 사고팔 수는 없는 거라고, 엄마를 생각하게 할 만큼 커 주었다. 지식과 사고력만 성장한 것이 아니다. 마음 씀씀이가 자라났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내가 아이를 일방적으로 돌본다고 생각했지만, 뒤돌아보면 아이에게 받은 게 너무나 많다. 아이가 아이의 마음을 마음대로 하지 못할 때처럼 나는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힘이 얼마나 있는지 돌아본다. 아울러 이 마음을 낳은 사람은 나인데 나의 마음은 지금 어디쯤 왔는지, 얼마만큼 컸는지, 어디만큼 갈 건지, 이 마음을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돌아본다.”(254쪽)
직장 일을 하는 남편이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에서, 주양육자 아닌 배우자가 해야 할 바람직한 역할도 짐작해 볼 수 있다. 남자들은 아이를 키우게 되면 좋은 아빠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한 공부에 급급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남편의 역할을 잘 감당해 주는 배우자의 자세가 중요하다. 마찬가지로 아내도 좋은 아내의 역할을 해야 한다. 서로 사랑하고 자기희생을 아끼지 않는 부모의 관계는 아이들에게도 가장 큰 본보기가 된다. 부모의 좋은 관계는 아이들과의 좋은 관계, 아이들이 만날 다른 사람들과의 좋은 관계로 이어진다.
결국 영유아 교육에 관한 한 저자의 철학은, 아이에게 글을 읽어 주며 가르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아이 자신을 읽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남다르게 만들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천재를 원했던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아이의 시선대로 기다려 주고 따라가 주고, 거기에 조금 더 엄마로서 길잡이가 되어 주었다”고 말하는 저자의 한결같은 메시지는 “여유와 넉넉함으로, 지금을 즐기고 사랑하고 믿자.”는 것이다.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가르쳐야 할지 걱정과 고민에 현재의 행복을 빼앗기고 마는 많은 부모들이 이 책을 만나 다른 길,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