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녀의 행복은 집 안에 없었다!
- 임상심리학자가 쓴 성장 멜로
- 전 세계 여성을 사로잡은 프랑스 작가, 아녜스 마르탱 뤼강 작품
나는 단지 피에르의 아내였다
이리스는 언제나 타인의 말에 귀 기울여온 ‘착한 여자’다. 10대에는 보수적인 부모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았고, 일찍 결혼한 후에는 남편 뒷바라지에 여념이 없었다.
커다란 집, 번듯한 직장, 유능한 의사 남편까지 가진 이리스의 삶은 언뜻 완벽해 보였다. 하지만 매일 저녁 텅 빈 집에는 오직 자신이 만들어내는 소음만 울리고, ‘의사 부인’ 소리가 싫어 억지로 다니고 있던 은행에서는 단 한 번도 성취감을 느껴본 적 없다. 남들 앞에서만 다정한 남편, 취미로 바뀐 일생의 꿈…….
보람이라곤 없는 삶에서 우울증에 걸리기 직전인 그녀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진실이 날아든다.
합격 편지를 태웠다고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이리스의 꿈은 의상 디자이너였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취미일 뿐이다. 스무 살 즈음 가족들 몰래 의상학교에 지원했지만 합격하지 못했고, 이를 계기로 꿈을 접어버렸다. ‘나는 재능이 없어.’라고 되새기며 마음을 잡아 눌렀다. 이후 의사 남편의 충실한 아내이자 착한 딸로 살아오던 어느 날, 큰오빠의 말실수로 가족들이 숨겨온 거짓말이 드러난다.
“합격 편지를 태웠다고요? 내 인생을 훔쳐간 장본인이 내 친부모라니!”
이리스는 평생 바라온 꿈이 자신을 가장 존중하고 사랑해줘야 할 가족들에게 쓰레기 취급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불현듯 삶을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이 얼마나 남을 위해 살아왔는지, 현재 삶에 질식해 있는지 깨닫게 된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남편은 ‘원래 그랬어야 하니까, 우리 가족에게 오롯이 충실해야 하니까’ 어서 아이도 낳자고 말한다.
이리스에게 필요한 건 왕자님이 아니라 요정 대모였다?!
분노가 용기로 바뀐 것일까. 남아있는지도 몰랐던 꿈을 향한 열망이 이리스의 가슴 속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다. 그녀는 번듯하지만 남편을 위해 존재하던 ‘그림 같은 집’에서 탈출해 파리행을 결심하고 그곳에서 권위적이고도 관능적인 멘토, 마르트를 만난다.
60대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대단한 미모와 우아함을 갖춘 마르트는 이리스로선 짐작할 수 없는 수준의 재력가다. 마르트는 재능은 있지만 기회를 얻지 못한 숨은 보석을 찾기 위해 아틀리에를 운영하고 있었다. 그러다 드디어 오래도록 기다려온 완벽한 인물 이리스를 만난 것이다.
마르트는 평생 고개를 숙이고 살아온 이리스에게 허리를 펴고 대중을 제압하는 기술을 가르쳐주고, 세상에 자신의 재능을 펼쳐 보일 것을 강하게 요구한다. 살면서 처음으로 자신을 완벽하게 지지하는 사람을 만난 이리스는 미지에 대한 두려움과 성공에 대한 강한 욕구를 동시에 느낀다. 마르트의 삶에 동화되어 갈수록 남편과의 갈등은 거세져가고, 그 와중에 마르트의 오른팔이자 금융계의 상어로 통하는 가브리엘에게 시선을 빼앗기고 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