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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의 연인들

가고시마의 연인들

  • 박수진
  • |
  • 다향
  • |
  • 2018-03-29 출간
  • |
  • 608페이지
  • |
  • 140 X 211 X 31 mm /726g
  • |
  • ISBN 9791131589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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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책속으로 추가]
“시노하라, 얼굴 좋아 보인다. 그런데 내가 한 말 벌써 잊었어? 넌 절대 행복해져서는 안 된다는 말.”
“입 다물어.”
“히로미가 누구 때문에 그렇게 됐는데.”
세나는 테이블 밑으로 불끈 쥔 시노하라의 주먹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두 남자는 당장이라도 주먹질을 할 것처럼 긴장된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의 술잔에 이번에는 잔이 넘치도록 술을 따랐다.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이 싸움의 승자를 위하여, 건배!”
그녀는 술잔을 들고 두 남자를 차례로 바라본 후 망설임 없이 잔을 비웠다.
‘세 잔째.’
시노하라는 그녀가 마신 술잔을 속으로 세고 있었다. 마쓰자카 료스케는 그녀가 잠시 해제시킨 긴장 상태가 머쓱했는지 말없이 자신의 술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세나는 다시 자기 잔에 가득 술을 따랐다. 시노하라가 그녀를 말리려는 순간 사토 켄지가 다가왔다.
“은세나, 지금 뭐 하는 거야?”
사토가 불안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뭘 하긴. 술을 마시고 있지. 파티에 왔으니까.”
그는 시노하라와 마쓰자카에게 차가운 시선을 보냈다. 참으로 못마땅한 조합이었다.
“너 많이 마신 것 같다. 그만 마셔.”
사토가 그녀의 술잔을 빼앗으며 자리에 앉았다.
“아니. 나는 오늘 술을 마셔야겠어. 그러니까 말리지 마.”
세나는 사토 앞에 놓인 자신의 잔을 도로 가져와서 그대로 털어 넣었다. 사토, 시노하라, 마쓰자카의 눈빛이 동시에 번득였다.
‘네 잔째.’
시노하라는 다시 속으로 그녀가 마신 술잔을 셌다.
“너 무슨 일 있어? 왜 그러는 거야?”
사토는 속이 타들어 가고 있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거든.”
세 남자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로 향했다.
“그냥 매우 특별한 날이야.”
취기가 오른 세나와 세 남자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지만 파티에 모인 아가씨들은 질투 어린 눈빛으로 이들의 테이블을 주목하고 있었다. 시노하라 전자의 후계자 시노하라 류우지, 사토 코이치 의원의 아들 사토 켄지, 도쿄 중앙병원 원장의 아들 마쓰자카 료스케가 다 같이 모여 한 여자를 둘러싸고 있는 이 기묘한 광경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동경대, 게이오대의 별들이 모두 참석한 사쿠라지마의 여름밤 파티는 그렇게 깊어 가고 있었다.


목차


1. 여름이 시작되는 도쿄 그리고 청춘
2. 갑작스럽게 내린 비
3. 세나의 보랏빛 하늘
4. 교토의 초승달
5. 기리시마 계곡의 산들바람
6. 치명적인 중독
7. 류우지의 언덕
8. 시노하라 요시로가 던진 승부수
9. 하늘과 가장 가까운 방
10. 선명하게 보이는 사쿠라지마
11. 사쿠라지마의 여름밤
12. 나무의 고통을 잊게 해 준 바다의 위로
13. 규슈의 외로운 태양
14. 규슈의 태양을 마주한 보랏빛 하늘
15. 유령사 연못에 떨어지는 꽃잎의 소리
16. 모모치해변
17. 구마강에 띄운 나룻배 한 척
18. 사냥의 계절
19. 오후의 햇살
20. 잠시 동안의 이별
21. 레인보우 브릿지를 건너는 유리카모메
22. 주황빛에 둘러싸인 도쿄타워
23. 사토 켄지의 시간
24. 천국으로 가는 관문
25. 쿠모의 검은 기둥
26. 코코아 가루가 우유에 스며드는 시간
27. 마츠다 시게루의 검은 가방
28. 세상에 드리운 아름다운 나무 그림자
29. 축제의 시작
30. 사랑의 승리
31. 북 치는 토끼 인형이 알려 준 진실
32. 하루카의 일기 중 제일 첫 장
33. 마츠다 사요코의 헤드라인
34. 가고시마의 연인들
35.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은 지속된다
에필로그. 벌의 고통을 발견한 미도리의 느린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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