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자취하던 옥탑방에 늦은 시간 귀가 했던 어느 겨울날, 지갑과 핸드폰, 그리고 집 열쇠까지 분실하여 졸지에 노숙자 신세 위기에 처한 순간이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철사를 주워 3시간 넘게 동안 열쇠 구멍을 흔들어 대면서 문이 열리기를 간절히 바랬죠. 하늘이 도왔는지 기적적으로 문은 열렸고 새벽이 다 되어서야 집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음날 얻게 된 건 상처 투성이의 두 손과 2주일간의 고통스런 독감이었습니다.
시중에 한국사 교재와 참고서는 이제 넘쳐납니다. 최근의 수험생들은 한국사 학습을 강사의 노트 요약본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며, 합격생의 상당수는 모 강사의 요약본으로만 한국사 학습을 마무리하곤 합니다. 물론 요약서 만으로도 합격할 수는 있습니다. 철사로도 문을 열게 된 것처럼 말이죠. 다만, 기초가 없는 요약서 위주의 학습은 시행착오를 일으키고 필요 없는 시간과 비용을 감수하게 합니다. 상처와 독감을 얻게 된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고 1000페이지에 육박하는 시중의 기본서를 활용하는 건 수험의 부담이 필요 이상 가중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본 교재는 요약 위주의 참고서를 지양하며, 비교적 compact한 기본서를 지향하고자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문장을 읽고 흐름 파악이 가능한 서술을 추구하였습니다. 전반적인 한국사의 흐름이 생소하고 서술 지문에 취약하여 실전 적응이 오래 걸리는 것이 초심자의 특징입니다. 이는 요약서 위주의 학습 패턴으로 사료를 통한 변형의 형태로 수 년간 진화해 가는 한국사 기출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임진석 한국사의 최종 지향점은 한 권으로 시험장까지 들고 가는 수험서입니다. 핵심 내용은 특정 표시를 해두었지만 수험생이 교재를 읽고 교재에 정리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고자 간결함을 추구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본 교재를 다음과 같이 구성하였습니다.
1
본문에 핵심적이고 흐름 파악을 위해 주목해야 할 문구와 문장은 음영표시로 내용을 구분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기본적인 맥락과 기초적인 내용을 파악하며 그 외의 서술을 연계해서 좌우 공란에 본인만의 메모 첨부를 유도하고자 합니다.
2
핵심 키워드는 글자 상단에 점을 찍어 학습 시 잔상이 남도록 하였습니다. 수험생 본인 만의 방식으로 키워드를 구분, 체크하여 문장 서술과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기억되도록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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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X확인 지문은 본문의 내용이 기출에서 어떻게 표현되는가를 확인해보는 작업입니다. 본 교재 본문의 내용은 맥락을 바탕으로 서술되어 있지만 실제 기출은 맥락이 없는 문장만 주어집니다. 따라서 단편적인 문장을 보며 전후 맥락을 파악하는 훈련을 병행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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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기출 문제는 실전 문제를 통해 본문의 내용이 어떻게 구현되는 가를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관련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무감은 잠시 내려두고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접하면서 실전감을 맛보는 선행 작업의 시간으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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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료는 본문에 서술된 내용을 출제된, 또는 출제 가능한 사료와 매칭하는 용도로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사료는 모든 것을 파악하는 작업이 아닌 숨은 그림 찾기입니다. 이는 내가 학습한 내용이 출제될 사료에서 어떤 표현으로 나타나는가, 그것을 찾아낼 수 있는가에 대한 전투력을 높이는 도구이기 때문입니다.
원고를 쓰는 작업은 고통스럽지만 매우 보람되고 짜릿한 시간입니다. 저의 노력이 수험생 여러분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을 단축시킨다면 의미 있는 결과물로서의 교재가 되기 때문입니다. 임진석 한국사는 합격을 갈구하는 수험생 분들의 강력한 무기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작년부터 믿고 응원해주시는 김동진 교수님, 박태우 대표님 감사합니다. 또한 프로 정신으로 좋은 길로 인도해주시는 원성일 실장님께도 감사함을 표합니다. 감사함은 결과로 말하겠습니다.
수험생 여러분의 꿈을 향한 도전과 열정, 사통령 임진석이 함께 걸어가겠습니다.
2018년 04월
임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