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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 (르네상스 저작집 1)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 (르네상스 저작집 1)

  • 시오노나나미
  • |
  • 한길사
  • |
  • 2001-09-20 출간
  • |
  • 364페이지
  • |
  • 128 X 188 mm
  • |
  • ISBN 9788935653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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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왜 고대 로마에 관심을 가졌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가 많다. 그러면 나는 “르네상스를 썼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 십중팔구가 “왜 르네상스에 관심을 가졌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30년이나 거기에 대해 썼는데 아직도 알아주지 않나 하고 속으로 절망하지만, 내가 이제부터 쓰려고 하는 이 책은 내 작품을 읽어준 분들에게는 기억을 되살리고, 아직 읽지 않은 분들에게는 내 작품을 좀더 이해시키기 위해, 플라톤 이후 서유럽에서 자주 이용되었고 따라서 키케로와 마키아벨리도 활용한 문답식 대화를 사용하여 나름대로 다시 엮은 것이다.

도쿄의 집에 방치해두었던 물품들을 정리하다가 고등학교 시절에 사용한 세계사 연표를 발견했다. 내가 난생 처음 손에 넣은 본격적인 역사 연표였다. 반가운 마음에 무심코 책장을 넘겨보니, 맨 마지막 장에 ‘역사는 결국 인간이다’라고 크게 쓴 펜글씨가 눈에 띄었다. 16세 시절의 기백이 느껴지는 힘찬 필체였고, 문장을 동그라미로 둘러싸기까지 했다.

대학에 진학할 때, 어느 학과를 선택하면 내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몰라서, 우선 기초를 다지자는 생각으로 철학과를 선택했다. 당시 가쿠슈인(學習院) 대학 문학부 철학과는, 철학.역사.종교 등을 습득한 뒤에는 졸업논문으로 무엇을 선택해도 좋은 시스템으로 되어 있었다. 우연히도 나는, 유럽에서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양과목(liberal arts)을 대학에서 배운 셈이었다.

그리고 졸업논문의 주제로는 15세기 피렌체의 미술을 선택했다. 논문 지도 교수만은 호화판이어서, 서양 미술사의 도미나가 소이치, 중세 사상사의 시모무라 도라타로(下村寅太郞), 그리스.로마 문학의 구레 시게이치(吳茂一) 교수님이 나를 지도해주셨다. 이들 세 분 선생님을 내가 독차지할 수 있었던 것은, 그 해의 철학과 인문과정 4학년생 열 명 가운데 서양과 관련된 주제를 택한 학생이 나 혼자였기 때문이다.

완성된 논문에 대해 세 분 선생님이 내린 평가는 우(優).양(良).가(可).불가(不可) 가운데 두번째인 "양"이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그 논문은 훗날의 내가 싹의 형태로나마 두루 담겨 있는 내용이었지만, 아무리 학생이 쓴 것이라 해도 괴테의 『이탈리아 기행』으로 시작하여 오비디우스의 『로마 애가』로 끝나는 논문은 도저히 논문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구술 심사를 받을 때에도 세 분 교수님은 “자네 생각은 알겠는데……” 하면서도 모두 곤혹스러운 태도를 보여서, 심사를 받고 있는 내가 웃음을 터뜨리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너그러웠던 세 분 선생님께 내가 할 수 있었던 일은 저서를 낼 때마다 증정한 것뿐이다.

어쨌든 졸업은 할 수 있었는데, 졸업식이 끝나면 교수님들과의 송별회가 열린다. 가쿠슈인 대학 철학과는 졸업생이 20명도 채 안되었기 때문에, 메시로역 부근의 다방에서도 송별회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시의 송별회는 가쿠슈인 대학조차도 그 정도로 검소하게 치렀다.

내 졸업논문을 지도해준 세 분 선생님은 그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내 앞자리에 앉은 교수님과 나 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갔다.
“자네가 생각하고 있는 건 역사가 아니야.”
“역사학이 아니라고 말씀하신다면 이해가 가지만, 역사가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건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로부터 2년 뒤, 나는 이탈리아에 있었다. 무엇보다도 먼저 피렌체에 가서 우피치 미술관으로 달려갔다. 당시에는 일본 전체가 가난해서, 대학에 다닐 때 해외 여행을 하는 것은 꿈 같은 이야기였다. 나는 실물도 보지 않고 사진만으로 피렌체의 미술에 대해 졸업논문을 썼던 것이다.

처음 보는 수많은 걸작 예술품 앞에서 나는 감동하기보다,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신에게 맹세했다. 작품을 해설하는 따위의 짓은 죽어도 하지 않겠다고. 예술작품이란 중개자 없이 일대일로 마주서서, 작가가 표현하고자 한 것을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작가와의 일대일 관계에 익숙해지려면 되도록 많은 걸작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후 2년 동안 나는 이탈리아를 축으로 하여 유럽과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방사선 모양으로 돌아다녔다. 미슐랭의 "여행안내서"가 너덜너덜해질 정도였다.

그 일이 마무리되었을 무렵, 우연히 알게 된 편집자의 권유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다만 예술작품 해설만은 죽어도 하지 않겠다는 맹세는 지켰다. 작품을 남긴 창작자는 내 책의 주인공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다. 반대로 작품을 남기지 않은 창작자를 주인공으로 다루었다.

중세의 가치관이 무너지는 사태에 직면했기 때문에 새로운 가치관을 창출해내야 했던 르네상스 시대에는 정치인도 경제인도 모두 창작자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후세의 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을 남기지 않았다 해도, 그들은 모두 창작자였다. 작품을 남긴 창작자라면 남의 해설 따위가 필요없지만, 눈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을 남기지 않은 창작자라면 그들을 해명하려는 노력도 쓸데없는 헛수고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리하여 내가 "르네상스물(物)"이라고 부르는 15권 남짓한 작품이 씌어지고 발표되었다. 하지만 글을 쓰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하고, 공부를 하면 생각을 하게 된다. 졸업논문을 쓸 때 떠올랐던 수많은 의문들, 일본인이 쓴 연구서를 읽어도 납득할 수 없었던 수많은 의문들, 그 의문들을 논문 속에 마구 집어넣었기 때문에 세 분 선생님을 곤혹스럽게 해버렸지만, 그 의문들을 해명해주는 사료를 접하려면 이탈리아에 계속 남아 있는 편이 좋았다.

공부하고 생각하고 쓰는 일을 통해 르네상스 시대에 사는 세월이 길어질수록, 나 자신도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처럼 여겨지게 된다. 게다가 나는 공교롭게도 서유럽이 만들어낸 가치관이 계속 무너지고 있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 중세를 지배해온 기독교적 가치관의 붕괴를 목격한 르네상스인과 근대를 지배해온 서구적 가치관의 붕괴를 목격하고 있는 나. 르네상스인이 새로운 가치관을 창출하기 위해 우선 돌아간 곳이 고대 로마니까, 나도 그곳으로 돌아가 고대 로마가 무엇이었는가를 냉철하게 아는 것이 선결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은 로마에 대해 쓰고 있다. 이런 까닭으로, 내가 로마인에게 관심을 가진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목차


독자들에게 ...15

1.피렌체에서 생각한다 ...21
2.로마에서 생각한다 ...195
3.키안티 지방의 그레베에서 ...267
4.베네치아에서 생각한다 ...295

-르네상스의 주역들 ...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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