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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도둑 벨루토

이상한 도둑 벨루토

  • 실바나단젤로
  • |
  • 별천지
  • |
  • 2009-11-20 출간
  • |
  • 50페이지
  • |
  • 205 X 325 mm
  • |
  • ISBN 9788994041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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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내 이름은 벨루토. 나는 도둑들 사이에 꽤 유명하다.

내 이름은 벨루토. 나는 도둑들 사이에 꽤 유명하다. 도둑질할 집에 바람처럼 들어가 모래 위에 부서지는 파도처럼 숨어든다. 나는 일단 목표를 정하면 신중해지고 절대 실수하지 않으려고 정말 믿을만한 공범의 도움을 받는다. 나 자신처럼 믿을 수 있는 유일한 공범은 바로 내 코다. 시내 거리에서 코를 킁킁거리며 다니다가 코가 이끄는 곳이라면 어디든 따라간다.
나는 오늘 아침 극장 입구에서 한 여자를 따라 이 집에 들어왔다. 그 여자(코린느 부인)에게서 행복한 가정의 냄새가 물씬 풍겼기 때문이다. 행복한 집은 생명이 살아 있는 집이다. 나는 그녀의 집에 들어서자 집 안에 있는 물건들에서 나는 냄새를 맡는다. 그리고 재빨리 그 물건들에 얽힌 사연들을 감지해 낸다.
나는 집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공상을 한다. 이미 내 삶이 되어버린 덧없는 모험과 쉼 없는 탐색을 통해 회오리치는 환영과 상상의 세계로 한발 한발 나아가면서 무언가를 찾아 헤맨다….

도둑 벨루토는 과연 무엇을 찾아 헤매는 걸까?

비록 지금은 한밤중에 이집 저집을 돌아다니는 도둑일 뿐이지만, 벨루토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는 어린 시절, 거리의 세상으로 내던져지지 않게 해 주었던 가정에 대한 기억을 머릿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 그는 코린느 부인의 집에서 왠지 아주 강렬한 냄새가 풍기고 심장을 떨리게 하는 향기가 나는 것 같다. 도둑 벨루토는 행복이 가득한 집, 코린느 부인의 집에서 잃어버린 어린 시절의 집으로 데려다 줄 향기를 찾고 있는 것일까?

세상의 온갖 냄새가 뒤섞여 있는 거대하고 복잡한 도시의 어둠 속에 갑자기 한줄기 빛이 비친다. 겨울의 등유 난로 냄새와 낡은 구두에 핀 곰팡이 냄새 같은 게 난다. 개에게서 나는 친근한 야생의 냄새, 초가을의 나뭇잎 냄새가 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벨루토는 자신의 명성 아래 숨겨진 진정한 벨루토 모습을 발견하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닫게 된다.

『이상한 도둑 벨루토』는 동심의 세계로 가는 또 하나의 실마리다.

이상한 도둑 벨루토의 이상한 도둑질(?)과 그의 잔잔한 독백은 우리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과 행복한 가정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그리고 이야기 못지않게 우리의 눈과 마음은 어느 새 그림책 속 그림의 매력에 빠져든다. 이 그림책의 그림은 방안의 사물들을 그림 속 거울을 통해 모두 볼 수 있도록 그려져 있어 우리는 마치 도둑 벨루토와 함께 코린느 부인의 집에 숨어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리고 그림 속에 있는 소재들이 모두 19세기 이후의 괄목할만한 예술품들로 구성되어 있어 마치 박물관을 관람하는 듯하다.

한편 이야기를 따라 읽어 가다 보면, 어느 새 도둑 벨루토가 무엇을 찾아 헤매었고, 그가 말하고자 했던 최고의 가치가 무엇인지 독자는 스스로 공감하게 된다. 그 공감이 이야기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그림에서 비롯되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 행복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고 동심의 세계로 나아가게 하는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면지에 소개된 예술품들을 그림 속에서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

이 책은 격조 있고 품위 있는 그림책이다. 글이 많아 나이 어린 독자에게는 다소 지루한 이야기로 여겨질지 모르겠다. 그럴 때면 엄마랑 아빠랑 면지에 소개되어 있는 예술품들을 그림책 속 그림에서 하나하나 찾아보기 바란다. 19세기 이후 대가들의 괄목할만한 예술품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책 읽는 재미를 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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