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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어버린 도시

기억을 잃어버린 도시

  • 김진송
  • |
  • 세미콜론
  • |
  • 2006-01-19 출간
  • |
  • 311페이지
  • |
  • 153 X 224 mm
  • |
  • ISBN 9788983713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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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제발 우리의 집을, 우리의 기억을 허물어 주세요.”
자신이 살던 곳이 없어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마치 비온 뒤 마당에 떨어진 나뭇잎을 비로 쓸어버리듯 너무도 쉽게 살던 곳을 부숴 버린다. 그것이 ‘개발’의 이름이든 ‘현대’의 이름이든, 새로운 공간으로의 변이가 좋은 것이라는 신념은 우리 사회에서 철옹성같이 단단하다. 그리하여 너도나도 자신이 사는 곳을 허물어 달라고 아우성치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다. 한술 더 떠 남의 집이 먼저 헐리게 되면 싸움까지 벌어진다. “제발 우리 집을 먼저 허물어 주세요.”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숨 가쁘게 달려온 한국 현대에서 ‘집’은 사는 곳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이며 부를 축적하는 투자 대상이자 우리 아이가 받는 교육의 질까지 결정하는 어마어마한 ‘공간’이 되어 버렸다. 필연적으로 그곳에서는 항상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건물의 형태가 결정되기도 전부터 철거되는 마지막 순간까지, 집을 둘러싼 소음은 우리를 가만 내버려 두지 않는다.
하지만 집에 거주하는 것이 단지 물리적인 ‘신체’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우리의 정신이 함께 기거하는 곳, 그곳이 바로 ‘집’이다. 그리고 거기에는 우리가 살아온 세월 역시 ‘기억’이란 이름으로 남아 있다. 이번에 세미콜론에서 출간한 『기억을 잃어버린 도시』는 바로 그 기억에 대한 이야기이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하지만 오래 전에 도시에서 추방당한 기억.

소설과 비소설을 넘나드는 기억의 재구성 프로젝트!
베트남 전쟁, 프라하의 봄, 파리의 5월...... 전 세계가 홍역을 치루고 있던 1968년, 서울의 한구석 노량진에서는 한 빈민촌 마을이 조용히 철거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자고 일어나면 달라지는 세상에서 그게 무슨 대수일까. 하지만 적어도 당시 마을에 살던 저자에겐 전쟁보다 커다란 일이었다. 그로부터 40여 년이 흐른 어느 날, 저자는 기억 속에서 강변의 새하얀 백사장을 떠올리고 유년 시절을 글로 적기 시작한다.

1부 <강변의 기억>은 기억의 편린들을 모아 구성한 저자의 자전적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이사 온 첫날부터 마을을 떠나던 날까지, 유년의 기억 속에서 강변 마을은 투명한 햇살처럼 아름답게 빛난다. 철도와 한강, 그리고 동네를 굽어보던 장택상 별장으로 둘러싸인 마을은 하나의 중세 장원이었다. 모든 것이 그 안에서 이뤄지고 그 안에서 해결되는 하나의 완전한 세상. 때가 되면 방문하는 장사꾼들, 짝사랑이었던 꽃집 아줌마, 대보름에 잡던 돼지, 장난이 심했던 쌍둥이 형제. 저자는 자신의 옛 동네 풍경을 하나하나 재현해 내며 일종의 치유의 과정을 경험한다. 억눌린 유년 시절을 해방시킴으로써 과거의 자신과 만나 정서적인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다.
수산시상으로 변한 현재의 노량진을 방문하며 떠오른 단상들을 적은 2부 <기억의 재현, 혹은 조금 긴 후기>는 기억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일종의 기행문이다. 횟집으로 변한 장택상 별장, 기억의 소실점을 가로막은 63빌딩, 어딘가에 어머니가 나른 벽돌이 묻혀 있을 여의도, 생태 공원으로 변해버린 샛강. 그 모든 곳들을 방문하며 저자는 소설을 통해 완성된 유년 시절의 이미지가 다시 흐릿해짐을 경험한다.
저자의 말대로 기억을 지배하는 것은 시간이 아닌 공간이었던 것일까? 실체를 인정받지 못한 유년의 기억과 함께 저자는 노량진을 방황하며 기억의 의미와 도시의 형성과정, 그리고 서울이 지닌 추방의 습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의 거침없는 독백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유년을 앗아간 도시를 몇 마디 단어로 날려 버리고 싶은 듯, 분노의 감정을 표출하며 위태로운 여정을 계속 이어간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원인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자문한다.


기억의 주체는 개인인가 사회인가.
『기억을 잃어버린 도시』의 내용은 일견 아주 간단하다. 1968년에 사라진 노량진 강변 마을에 대한 저자의 회상. 기억은 역사와 달리 개인의 영역을 넘어서면 의미를 가지기 힘든 법이다. 설사 그것이 어떤 이의 인생을 뒤바꾼 커다란 사건일지라도 다른 이에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이야기를 그저 한 개인의 기억으로 치부하기 전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점은 이와 비슷한 경험을 도시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시란 이름이 붙은 곳에 사는 사람치고 자신이 살던 곳이 없어지거나 주위가 변해 버린 일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소위 저자가 말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기억의 재구성 프로젝트”, 여기에서 빠져나갈 길은 어디에도 없어 보인다. 더 나아가 저자는 우리가 가진 기억의 주체가 어쩌면 우리 자신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 황당한 주장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이유는 아마도 그가 전작에서 보여준 진지한 태도 때문일 것이다. 『서울에 딴스홀을 허하라!』를 통해 한국 근대의 형성 과정을 지나칠 정도로 세밀히 보여 줬던 저자가 아무 근거 없이 얘기하진 않았을 것이란 기대가 우리의 결정을 유보하게 만든다.
저자 역시 처음부터 기억의 주체에 대해 의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기억 속에서 결코 개인적인 영역으로 분리할 수 없는 미세한 끈을 발견하고 그 끝을 따라간다. 그 결과 그는 기억이 ‘경험에 대한 개인의 반응’이라면, 기억을 결정하는 것은 내가 아닌 ‘경험을 제공하는 주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처음 강변 마을로 이사 온 때부터, 철거되어 마을을 떠나는 순간까지 저자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순전히 그만의 일이었을까? 그는 그 속에서 모든 영역에 개입되어 있는 사회의 그림자를 발견한다.


목차


1부 강변의 기억
기억의 끝
마을 사람들
방문자들
우리 동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집
꽃집 아줌마와 꽃집 할아버지
화투의 열두 그림
쌍둥이 형제
벌레무덤과 수진이
세상의 끝
탁아소와 그림
극장과 괴물
백사장에서
월남에서 돌아온 새카만 사촌형
기차와 화물
대보름의 돼지 잡기
강아지 크기 재기, 처녀들과 양색시
별장과 손바닥 왕자
일과 놀이
아버지의 전쟁
돼지삼촌의 강 건너기
신호등과 택시
여의도, 누나의 가출
철거 그리고 그들의 사랑
뒷이야기

2부 기억의 재현 혹은 조금 긴 후기
이미지 혹은 텍스트
기억
방문
수산시장
모래섬과 샛강
별장이 있던 자리
63빌딩에 오르다
돌아오는 길
도시의 기억
그리고 추방의 도시
다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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