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소박하지만 따뜻한 응원
‘무사히’를 감사히 여기는, 도심 속 친근한 이방인들 이야기
매 순간 낯설고 매일이 서툴지만 그럼에도 시작하는 당신에게
세상 모든 처음 앞에 놓아주고 싶은 선물 같은 그림과 이야기
세상의 유일한 기쁨은 시작하는 것이라는 체사레 파베세의 말을 생각해보면, 사실 매일 아침은 누구도 누릴 수 없는 기쁨을 만나는 순간이다. 빈틈없이 들어선 빌딩 사이에서 걸어 나올 때면 마치 모든 걸 잃어버린 기분이 들고, 미세먼지 가득한 하늘로 고개를 들면 매일이 이렇게 흐릴 것만 같지만, 그래도 우리는 모두 오늘을 시작하고, 무사한 삶에 감사하며, 내일을 기약한다. 오늘을 두 번 살아본 사람은 없으니까, 모두 오늘부터 시작하면 되니까 괜찮다고 서로를, 스스로를 달래는 시간들이 우리에겐 필요하다.
“숨가쁜 도시에도 기쁜 순간은 찾아오니까”
차가운 도시의 일상이 따뜻한 기념일로
책은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처음의 순간을 맞이하는 네 사람의 여덟 가지 이야기를 소개한다. 이제 막 서울에 올라와 회사 생활을 시작한 사회초년생, 자취를 시작한 취업준비생, 지친 일상 속에서 우연히 고양이와 함께 살게 된 직장인 등 낯설지만 두근거리는 시작의 풍경들이 책장마다 펼쳐진다. 고향 아닌 이곳에서 사람들은 엄마가 보낸 반찬통으로, 옆구리를 채우는 고양이의 체온으로, 함께 사는 친구의 칭얼거림으로, 짝사랑 중인 동료의 작은 배려로 차가워진 마음을 데운다. 작가는 담담하게 인물의 일상을 쓰고 그려내며 책 곳곳에 달달함과 따뜻함을 심어 놓았다. 서울 곳곳을 담은 그림과 마치 직접 듣고 있는 듯한 글들을 통해, 우리는 가끔 서럽지만 사랑스럽고 어색하지만 설레는 서울의 일상을 시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어색하면 어때, 모두가 어려운 걸”
오늘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꽤 괜찮은 순간들
책을 채우는 네 명의 또 다른 공통점은, 새로움 앞에서 스스로를 괜찮게 위로할 수 있는 존재를 일상 속에 마련해두었다는 점이다. 갓 입사한 나에게는 사람과 일에 대한 설렘이 있어, 익숙한 관계를 되살리려는 나에게는 공감을 만들 수 있는 추억이 있어 이 도시가 꽤, 아직은 괜찮다. 지난날은 권태롭고 미래는 막막한 나의 서울살이에 괜찮을 이유를 만드는 것이 이 도시를, 그리고 나의 오늘을 다독이는 일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어제는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고, 멈춰 선 채로 허탈하게 오늘이 지나간 것 같다면 책의 위로를 통해 내일은 무사히 시작할 수 있기를, 그렇게 아직은 서울이 괜찮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오늘이 마치 종점처럼 끝이 다한 것 같다고 느껴질 때, 이 책이 다시 당신의 오늘을 기점으로 만들고 시작을 응원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