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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 (양장)

신해철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 (양장)

  • 강헌
  • |
  • 돌베개
  • |
  • 2018-03-30 출간
  • |
  • 360페이지
  • |
  • 115 X 190 mm
  • |
  • ISBN 9788971998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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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1994년 초여름 강헌은 홍대 앞에서 신해철을 처음 만났고, 그 인연은 20여 년간 이어진다. 집요한 광기와 좌충우돌의 불화로 표출되는 무한한 감수성을 지녔고, 해학적이기까지 한 허세와 대책 없는 섬세함을 품었으며, 1980년대가 분만한 가장 모순적인 열정을 지닌 음악 청년 신해철. 낡고 부패한 기성세대를 불신하며 인문학적 사유로 새로운 세계를 열고자 한 그의 역동적인 삶과 음악을 『신해철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에서 강헌의 목소리로 만난다.

세상에는 수많은 음악가가 있으며, 또 많은 음악가가 등장하고 사라질 것이다. 자본주의의 숙명 아래 대중은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을 쉬 잊고, 잊혀야 마땅한 것에 오래 집착하기도 한다. 음악평론가 강헌은 ‘신해철’이 한국 대중음악사에 풍요로움을 더한,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뮤지션이라 말한다. 그가 언제 어디로 튈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다양한 음악 장르를 순례하며 입체적인 음악 활동을 했고, 논객이나 독설가라고 불릴 만큼 거침없이 솔직하게 자기주장을 펼치면서 ‘연예인’이라는 이름하에 강요된 갖가지 금지를 깼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신해철은 대중에게 예술적·정치사회적으로 의미심장한 경험을 선사했다.
신해철의 평생을 따라다닌 밴드 이름은 ‘넥스트’N.EX.T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다음’인데, 신해철에게는 언제나 ‘다음’이 있었다. 강헌은 신해철의 쉼 없는 새로운 시도와 과감한 행보, 탁월한 예술적 문제 설정 능력이 1990년대 한국 대중문화의 폭을 넓혔으며, 음악이 지성적으로 사유되는 동시에 대중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말한다. 『신해철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는 100여 년간 지속되어온 오랜 구태를 타파한 첫 번째 세대이자 기수로서 활약한 음악가 신해철을 기억하는 책이다.

강헌은 이 책에 담긴 글의 대부분을 3년여 전, 신해철의 충격적인 사망 후 일필휘지로 썼다. 그러나 책의 출간은 ‘신해철 유고집’이 나온다는 소식에 신해철을 사랑한 이들에 대한 배려와 존중의 의미로 미뤘다. 신해철 데뷔 30주년인 2018년을 맞아, 음악평론가 강헌이 음악가 신해철에게 보내는 가장 사적이고 가장 전문적인 주석 『신해철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가 마침내 독자와 만난다.

“ 나는 그가 좋았다.
SF·판타지를 좋아한 대한민국의 음악 청년.
그의 집요한 광기와 좌충우돌의 불화,
어떨 땐 해학적이기까지 한 허세와 그 뒷면의 대책 없는 섬세함까지.
신해철은 대한민국의 1980년대가 분만한
가장 모순적인 열정을 지닌 청년이었다. ”


∎ 책의 특징


강헌과 신해철의 사적 교류와 음악적 교감을 엿보다


강헌과 신해철은 1994년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 처음 만났고, 신해철이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 인연이 지속되었다. 강헌은 그와 사회적 문제의식을 공유하며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동료였고, 그의 성실하고 배려 깊은 품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벗이었다. 또한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신해철이 어떤 자리에 있는지 가장 잘 이해하는 음악평론가였다. 강헌은 영화 <정글 스토리> OST로 협업하며 신해철의 음악적 기지와 열정을 목격했고, 박노해 시집 『노동의 새벽』 트리뷰트 앨범·노무현 추모 앨범 등을 만들면서 그의 인문학적 감수성과 균형 감각을 실감했으며, <The Hero> 뮤지컬 작업 과정에서 그의 노래가 지닌 문제의식과 선명하게 마주했다.

이 책에서 독자는 음악평론가 강헌의 눈으로, 트렌드 하나에 온 나라의 음악이 휩쓸려가는 것을 거부하고 다양한 음악 언어를 구사하며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나간 신해철의 음악과 만날 것이다. 신해철은 메탈에서 국악 퓨전까지 다양한 음악 장르를 순례하며 끝없는 실험정신을 보여준 음악가이며, 서구에서 시도된 ‘콘셉트 앨범’이라는 창작 기조를 한국 대중음악사에 정착시킨 최초의 뮤지션이기도 하다. 그는 대중음악가로서 성공할 수 있는 쉬운 길을 알고 있었으나, 이를 거부하고 정통주의자가 퍼붓는 비판을 감내하면서 기존 음악 문법을 탈피하며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했다. 강헌은 그 결과물이 «The Return of N.EX.T Part 1·The Being»과 «Lazenca-A Space Rock Opera»를 비롯한 무수한 명반이라고 말한다.
또한 강헌은 신해철이 한 인간으로서 ‘정치적 올바름’을 지켜내려 한 예술가라고 말한다. 신해철은 인간의 자유와 행복이 진정한 가치라고 믿었으며, 이를 위협하고 훼손하는 모든 적과 싸우고자 두려움과 무모함을 넘어 진정한 용기를 행사하는 말과 행동을 했다. 그는 연예인 이전에 음악인이 되고자 했다. 또 모든 음악인은 음악인 이전에 시민이라고 생각했다. 나아가 시민은 시민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이며, 우리 모두는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었다. 음악 분야뿐 아니라 사회 문제까지 다방면으로 펼쳐진 신해철의 관심과 활동은 이러한 가치관에서 비롯한다. 강헌은 그의 생각과 행동이 단순한 오지랖에 그치지 않고 정확히 표적을 겨눠 격발한 것은 신해철에게 인간 중심적인 따뜻한 시선과 날카로운 인문주의적 관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신해철은 그의 평생을 따라다닌 밴드 이름 ‘넥스트’처럼 끝없이 미래를 구상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다음’을 향한 불굴의 의지를 가진 뮤지션이었으며, 본능적으로 약자의 입장에서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는 더듬이를 지닌 용기 있는 시민이자 인간이었다. 따라서 강헌은 신해철이 뛰어난 균형 감각과 인문학적 감수성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 새로운 지평을 연,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다시없을,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뮤지션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 책이, 어쩔 수 없이 조금씩 잊혀갈 신해철의 존재와 음악이 지니는 의미와 매혹을 다만 며칠이라도 유예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 아울러 그저 그런 무관심 혹은 적대적인 불쾌함으로 신해철을 바라본 이들 중 단 몇 사람이라도 그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


신해철의 삶과 그의 명곡에 숨은 에피소드를 만나다


2000년대에 신해철은 <고스트 스테이션>(혹은 <고스트 네이션>)이라는 라디오 프로그램 DJ로 이름을 떨쳤고, ‘마왕’이나 ‘교주’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수다스럽고 친숙한 옆집 오빠, 같이 낄낄거리며 속내를 나눌 수 있는 이웃집 형의 이미지를 얻는다. 그는 청자들이 보내는 수많은 사연에 자유분방한 사고와 거침없는 입담으로 응답하며, 모든 위선에 단호한 위악으로 맞서는 과감함을 보여주었다. 정치적 ‘노선’에 묶이지 않고 상식적 ‘정의’의 입장을 관철하는 발언으로 MBC <100분 토론>에도 여러 차례 논객으로 초대되었고, ‘개념 연예인’을 넘어 ‘예술가 시민’으로서 멋지게 활약한다. 신해철은 무엇이 옳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를 순순히 수용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 신해철에게는 공연장이나 스튜디오 부스에 있는 마이크와 토론 프로그램, 유세장, 강연장에 설치된 마이크가 서로 다르지 않았기에 이런 행보가 가능했다. 명확한 정치적 발언과 진지한 음악적 주제 설정 탓에 어떤 이는 신해철의 무거운 측면만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강헌은 그가 자기보다 한참 어린 세대부터 아버지보다 더 어른인 세대까지도 아우를 수 있는 판단력과 수용성을 가진, 말랑말랑하고 유연하면서도 명료한 사고를 가진 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사회·문화적 ‘멘토’로서의 활동 때문에, 신해철을 ‘마왕’이나 ‘논객’으로 기억하는 대중이 많은 데 비해 그의 음악적 열정에 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강헌은 ‘음악가’로서 그의 빛나는 면모에 더욱 주목하고자 한다. 신해철은 10대에 스스로에게 한 (음악을 계속할 수만 있다면 집도 재산도 가지지 않겠다는) 맹세를 지키고자 책 구입을 제외하면 그 어떤 재산 축적을 위한 시도도 하지 않고 거의 모든 수입을 자신이 품은 음악의 꿈에 탕진한 음악가다.
음악을 향한 그의 간절함은 데뷔곡 <그대에게>에 얽힌 일화에서도 알 수 있다. ‘아기천사’라는 밴드로 출전한 강변가요제에서 쓴맛을 본 신해철은 ‘무한궤도’라는 밴드로 대학가요제에 야심 차게 도전한다. 이때 만든 <그대에게>는 외동아들의 밴드 ‘놀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아버지의 눈을 피하고자 신해철이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쓰고 동네 문방구에서 산 멜로디언과 스펀지로 뮤트시킨 통기타로 하룻밤 만에 쓴 곡이다. 한국 대중음악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완성도와 폭발적인 대중성을 갖춘 이 ‘데뷔곡’을 스무 살 무렵의 청년 신해철이 이불 속에서 멜로디언을 불어가며 작곡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여전히 많다.
또한 신해철은 그렇게 많은 앨범과 노래를 만들면서 단 한 번도 표절 시비에 걸린 적이 없는 뮤지션이다. 서태지, 이적, 이승환과 같은 동시대 경쟁자가 한두 번씩 표절 시비로 입방아에 오른 것을 상기한다면, 이는 무척 놀랍다. 강헌은 영화 <정글 스토리> OST 작업 당시를 상기하며 신해철의 독창적인 음악 감각에 놀랐던 경험을 소개한다. <정글 스토리> 시나리오를 쓴 강헌은 음악계에 만연한 표절 풍토를 꼬집고자 신해철에게 당시 인기 절정이었던 영국 그룹 ‘샴푸’의 노래를 고의적으로 표절해달라고 요청한다. 그러나 신해철은 손쉬운 길을 사양하고 <아주 가끔은>이라는 놀라운 신곡을 만들어 감탄을 자아냈다. 신해철은 표절이 의도인 지점에서도 창조적인 모방으로 답하는 뮤지션이었다.

『신해철 In Memory of 申海澈 1968-2014』에는 음악에 대한 신해철의 열정을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 영화 <정글 스토리> OST 관련 일화는 물론이고, 한국형 러브 발라드의 동어 반복에서 완벽하게 벗어나 단순하고 무심한 선율로 새로운 음악적 감수성의 지평을 연 <일상으로의 초대>, ‘동성동본 금혼 조항’이라는 사회적 부조리를 향한 비판을 사랑 노래의 문법 아래 담아 매너리즘에 빠진 기존 발라드에서 탈피한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강변가요제에서 예선 탈락의 아픔을 안겼으나 이후 신해철 솔로 앨범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등 신해철의 대표 작품에 관한 에피소드, 1990년대 한국 대중음악 시장을 풍요롭게 가꾼 넥스트와 015B라는 두 거물 밴드의 자궁이 된 무한궤도 이야기, 메탈 키드로서 각자의 꿈을 연금했으나 ‘거침없는 낙오자’와 ‘고뇌하는 비겁자’라는 서로 다른 정체성으로 음악 여정을 펼쳐간 서태지와 신해철 이야기, 부침 없는 실험 정신과 음악적 호기심을 타오르게 한 원동력이자 신해철 평생을 따라다닌 숙제였던 음악적 열등감, 신해철이 조용필이나 부활 김태원과 나눈 교감, 척박한 한국 록 밴드 토양에서 대영AV라는 기획사가 밴드를 수용하여 무한궤도를 비롯해 015B·전람회·넥스트와 함께 성장한 과정 등을 엿볼 수 있다. 또 책의 말미에는 강헌을 신해철과 밀접하게 이어준, 1995년 『리뷰』에 게재된 인터뷰가 실려 있어서 청년 시절의 패기 넘치는 신해철도 만날 수 있다.


‘신해철’로 1980~1990년대 대중문화 지도를 읽다


대학가요제 역사상 가장 압도적인 트랙 <그대에게>로 무한궤도가 등장한 1988년은 한국 대중문화사에서 또 하나의 분기점인 해다. 서울올림픽이 열렸으며, 할리우드 영화 직배가 이루어졌고, 서구 뮤직비디오가 정식으로 소개되기 시작했다. 한국 대중음악계에서는 ‘신촌블루스’와 ‘봄여름가을겨울’이 성공적으로 데뷔했고, 김광석이 ‘동물원’이라는 그룹을 발전시켰으며, 박남정은 데뷔곡 <아 바람이여>로 전국에 댄스바람을 몰고 왔다. 신효범과 양수경이 이선희와 정수라 이후 잠잠한 여성 뮤지션계를 뜨겁게 달구었고, 최호섭은 <세월이 가면>을 발표해 한국 발라드 음악사의 전설이 되었으며, 변진섭은 발라드계의 황태자로 등극했다. 강변가요제에서는 이상은이 <담다디>로 대이변을 일으켰다. 1980년대는 주류 진영의 제국주의적 영토 확장과 비주류 진영의 극적 다양화가 환각적으로 펼쳐진 시대다. 즉 주류와 비주류 간의 상생적 조화가 얼마나 놀라운 음악적 풍요로움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준, 다시없는 공존의 시대였다.

이 한가운데 신해철이 있었다. 신해철은 밴드에 대한 적의로 가득한 한국 음악 토양에서 무한궤도를 거쳐 넥스트로 발전하며 밴드 포맷을 지켜내고자 했다. 한국 사회는 록 밴드를 계속해서 사회 부적응자 혹은 불량아로 취급하며 적대적으로 대했으나 1977년 산울림, 1985년 들국화의 데뷔는 록 음악 청년들에게 환희에 찬 이정표였고, 신해철에게도 밴드는 화두이자 숙명이었다. 밴드에서 솔로로 전향하는 일은 공식처럼 허다하지만, 솔로로 스타덤에 오른 뒤 밴드로 회귀한 것은 신해철의 경우가 거의 전무후무한 사건이다. 그는 왜 밴드에 그토록 집착했을까.
밴드는 자본이 지배하는 문화 산업의 컨베이어 시스템에서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음악 청년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억누르는 통제 체제에 대항할 수 있는 최소 단위의 예술적 공동체다. 누군가 만들어준 음악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자기 노래의 연주를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자신의 욕망을 대신 표현하고 지도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음악을 창조하고 연주하는 것, 나아가 자신만의 프로덕트 메커니즘을 완성하는 것이 밴드의 본질이다. 롤링 스톤스와 비틀스 이래 록 밴드는 자본의 통제로 생산된 대중음악 지형을 완전히 전복시키는 기호였으며, 예술적 자유를 수호하는 최전선의 참호였다. 신해철이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며 밴드를 지속시키고자 한 까닭 역시 여기에 있다. 강헌은 한국 대중문화의 지도 속에서 신해철의 이 분투 과정을 소개한다. 이를 따라가다 보면 신해철의 음악 세계뿐 아니라 한국 록 밴드의 성공과 좌절, 주류와 비주류 음악의 성장과 발전 과정, 한국 대중문화사 전반의 흐름까지 이해할 수 있다.


강헌이 신해철과 함께한 마지막 작품
‘신해철 Jukebox Musical <The Hero>’를 만나다


신해철이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 강헌은 신해철에게 그의 노래만으로 이루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을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 오랜 침잠의 시간을 가진 신해철이 새 앨범으로 재기하며 제3막의 음악 활동을 펼치려던 시점이었다. 강헌은 그가 예술가로서 새로운 행보를 시작하는 이때, 그동안 만든 수많은 명곡을 바탕으로 뮤지컬을 만드는 일이 신해철에게 새로운 열정과 활력을 줄 거라 생각했다. 그들은 곧 의기투합했고, 상업적으로도 예술적으로도 성공한 아바의 <맘마 미아>를 떠올리며 신해철 노래가 지닌 문제의식을 담은 음악과 이야기를 구성해나간다.

뮤지컬을 구상하며 여러 달을 보내는 동안, 강헌과 신해철은 기존이 있는 노래들로 하나의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 새로 처음부터 곡을 만들어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일임을 실감했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야심 차게 출발한 만큼, 둘 다 뻔한 청춘과 사랑 이야기를 만들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신해철의 노래가 지닌 문제의식, 현실과 현재에 관한 질문, 나아가 그가 애호하는 SF 장르의 분위기까지 만족시킬 플롯과 캐릭터가 필요했다. 그들은 진보와 보수가 뒤섞인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무대로 만들었다가 바로 부수기도 했고, 무너진 삼풍백화점의 지하에 갇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들기도 했으며, 정치범과 잡범이 섞인 감옥을 무대로 만들었다 허물기도 했고, 발랄하지만 어두운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끌고 오기도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마땅하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그들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이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불만을 늘어놓다가 박정희 시대까지 이야기가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 오랜만에 영화 ‹정글 스토리› OST에 실린 ‹70년대에 바침›을 회상하다가 문득 다소간 발칙한 화두를 떠올렸다. ‘만약에 1979년 10월 26일 김재규의 암살이 실패했다면?’ 역사에는 가정법이 없지만, 드라마에는 ‘대체 역사’의 상상이 허용된다. 그들의 상상력은 그때부터 왕성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목차


책을 펴내며 4
Ⅰ. Prologue 9
Ⅱ. Stardom 33
Ⅲ. Band 83
Ⅳ. Solo Flight 127
Ⅴ. Attitude 165
Ⅵ. Epilogue 201

Interview 211
The Hero 269
Biography 327
Discography 335

저자소개

저자 : 강헌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나 항구 도시의 바람 속에서 펄 시스터즈, 김추자의 노래와 함께 유년기를 보내고 1970년대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시대의 공장 동네에서 김민기와 한대수의 불법 복제 테이프를 들으며 조국의 대중음악을 짝사랑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벽두에 조용필이 천하를 평정할 즈음 서울로 올라와 국문학과를 거쳐 음악대학원까지 마쳤지만, 이때만 해도 음악평론가가 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나는 그저 조용필과 송창식, 정태춘과 들국화의 광팬이었을 뿐이다.

1991년 고故 김현식의 음악에 대한 평론을 쓴 것을 계기로 음악에 관한 글을 쓰는 일이 직업이 되었다. 노찾사 공연을 연출하고 록 음악 영화를 만들면서, 무엇보다 서태지 현상에 놀라고 신해철과 친숙해지면서 나의 삶은 한국 대중음악과 대단히 밀접해졌다.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내용으로 헌법재판소가 공연윤리위원회 사전 심의 제도에 내린 위헌 판결을 기념해 추진한 1996년 ‘자유 페스티벌’ 기획과 2001년 들국화 헌정 앨범 프로듀싱은 아직도 즐겁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세상엔 수많은 음악이 있지만, 우리말로 된 노래가 남루한 내 삶과 동행해준 것은 정말이지 축복과 같다. 나이 50을 훌쩍 넘어서야 처음으로 음악사의 명장면들에 대한 나의 사랑을 담은 『전복과 반전의 순간』 시리즈를 출간했고, 이후 갑오농민혁명의 노래 <새야 새야>부터 한류 붐의 정점에 도달한 곡인 <강남 스타일>까지 아우르는 『강헌의 한국대중문화사』 시리즈도 쓰고 있다. ‘이야기는 거짓이어도 노래는 참말이다’라는 옛 속담에 숨은 뜻이 날로 새로워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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