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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과 불

달과 불

  • 체사레파베세
  • |
  • 문학동네
  • |
  • 2018-02-28 출간
  • |
  • 216페이지
  • |
  • 129 X 189 X 16 mm /276g
  • |
  • ISBN 97889546504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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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파베세가 남긴 마지막 소설!
“상징적인 기호와 자전적인 모티프,
절대적인 언어를 사용한
파베세의 가장 밀도 높은 작품.”
이탈로 칼비노

전후 이탈리아 문학에 네오리얼리즘의 열풍을 몰고 온
파베세의 대표작 국내 초역

이차대전 종전 후 이탈리아 문학계에 큰 자취를 남긴 체사레 파베세가 생전에 발표했던 마지막 소설 『달과 불』이 문학동네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피곤한 노동』(시 전집 01)과 『냉담의 시』(시 전집 02)로 파베세의 시 세계 전체를 조망할 수 있게 한 데 이어, 이번에 펴낸 『달과 불』(파베세 선집 03)에서는 시인으로서의 한 시절과 작별을 고한 후 그가 어떻게 소설에 몰두했는지를 살필 수 있도록 했다. 시인에서 소설가로 변신에 성공한 파베세가 삶을 마감하기 직전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 완성한 이 작품은 가장 파베세다운 작품으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오늘날까지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신사실주의)의 열풍을 확산시킨 걸작으로 평가되면서 많은 이들로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다.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사생아이자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주인공 안귈라는 사업차 방문한 제노바에 머물면서 이십 년 전에 떠난 고향, 여름 축제가 열리는 산토스테파노벨보를 찾는다. 모든 것이 변했지만 또 이상하리만치 모든 것이 그대로인 그곳. 클라리넷을 부는 친구 누토가 있고,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간직한 가미넬라 언덕의 옛집이 있고, 거기에 사는 불쌍한 절름발이 소년 친토가 있는 곳. 그리고 이들을 둘러싸고 끝없이 이어지는 란게 언덕들, 포도밭의 풍경들, 그리고 풀과 나무, 들판에 생기를 불어넣던 하늘의 달, 해마다 생명의 약속처럼 다시 지펴지던 언덕 위의 불들. 그러나 주인공 안귈라가 그토록 그리던 달과 불의 추억은 하나씩 부서진다. 조금씩 밝혀지는 모라 농장의 최후와 광기에 불타 없어지는 오두막집, 이차대전 무렵 북이탈리아 피에몬테의 거친 현실이 신화처럼 펼쳐진다. 이 신화적 전망 속에서 기억은 비극적 현실이라는 새로운 육체를 얻는다.

[책속으로 추가]

그 모든 것에서, 모라 농장에서, 우리의 삶에서 지금 무엇이 남아 있는가? 여러 해 동안 저녁 바람결에 실려 오던 라임나무 향기만으로도 나는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았고, 그와 동시에 진정한 나 자신을 느꼈는데, 왜 그런지 그 이유조차 알 수 없었다. 내가 언제나 생각하는 것은, 그 계곡에, 또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으며, 그때 우리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바로 지금도 계속 일어나지만, 사람들은 그것을 모르고 또 생각하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본문 165쪽)

저기 먼지 속에서, 누가 큰길을 달려오는, 꼭 개가 내달리는 것 같은 모습이 보였다. 한 소년이 절룩이며 우리에게 달려오고 있었다. 친토임을 식별했을 때, 그는 벌써 우리 앞에 당도해 나의 다리께로 몸을 던지며 개처럼 웅얼거렸다.
“무슨 일이야?”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다. 아버지가 집에 불을 질렀다는 것이다. “너희 아버지가? 뭘 어쨌다고?” 누토가 물었다.
“집에 불을 질렀어요.” 친토가 되풀이해 말했다. “날 죽이려 했어요…… 목을 맸어요…… 불을 질렀어요……”
“등잔을 엎었다는 거야.” 내가 말했다.
“아니, 아니요.” 친토는 외쳤다. (본문 169쪽)

나는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울타리 난간에 앉아서, 그 많은 죽은 사람들 중에서도 마테오 씨의 딸들만큼은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실비아는 그렇다고 치고. 집에서 죽었으니까. 하지만 이레네는 그 뜨내기랑 어떻게 됐을지……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서는…… 그리고 산티나, 그 산티나는 또 어떻게 죽었을는지 누가 알겠어……” (본문 200쪽)

우리는 보잘것없는 포도밭을 가로질러갔고 그곳의 단단한 둥치에는 산 모양의 조그마한 노란색 꽃과 양치식물이 가득차 있었다?그 꽃들을 씹어 껍질이 터진 포도나무 줄기에 붙여 막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언덕은 계속 오르막이었다. 우리는 여러 농가를 지나 이제 탁 트인 곳에 이르렀다.
“너한테 할 얘기가 있어.” 갑자기 누토가 눈을 깔고 말을 이었다.
“나 산티나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 거기에 있었어.” (본문 202쪽)

그러다가 1943년 여름과 더불어 산티나의 호시절도 끝이 났다. 누토는 소식을 듣고 또 전하기 위해 늘 카넬리에 갔지만 더이상 커튼 쪽으로는 눈을 들지 않았다. 사람들은 산티나가 무리의 우두머리와 알레산드리아로 도주했다고 했다.
9월이 되자 독일과의 전쟁이 다시 기승을 부렸다?민병대원들은 굶주린 채 변장을 하고 맨발로 집에 숨어들었고, 파시스트들은 밤새 총질을 했다. 모두들 수군거렸다. “다 끝난 줄 알았는데.” 공화국이 시작되었다. 어느 날 누토는 산티나가 카넬리에서 돌아와 파시스트들의 본부에서 일을 다시 시작했고, 술에 취해 검은 여단 대원과 잠자리를 한다는 소문을 들었다. (본문 203쪽)

산티나가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닌지 파악하려고 온갖 노력을 기울이던 누토는, 마침내 지금은 이쪽인지 저쪽인지 결정해야 하는 시기라고, 자신은 결정을 했다고, 자신은 탈주자들과 애국자들, 공산주의자들 편에 섰다고 말했다. 자신들을 위해 사령부에서 첩자 노릇을 해달라고 그녀에게 부탁을 해야 했지만, 누토는 감히 그렇게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특히 여자를, 그것도 산티나를 그렇게 위험한 일에 개입시킨다는 걸 용납하지 못했다. 정작 그런 생각을 떠올린 것은 산티나 자신이었고, 그녀는 누토에게 군의 움직임과 사령부의 명령, 파시스트들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205-206쪽)

두 달 뒤인 5월 말, 산티나는 카넬리에서 떠났다. 그들이 눈치를 채고 잡으러 왔기 때문이었다. 독일군 순찰대가 들이닥쳐 그녀 집을 수색했다고 영화관 주인이 말해주었다. 카넬리에서는 그 이야기뿐이었다. 산티나는 언덕 위로 달아나 빨치산 대열에 합류했다. 누토는 밤중에 들러 임무를 전하는 동지들한테서 간간이 소식을 들었는데, 그녀는 무장을 하고 다니며 모두로부터 존중받고 있다고 했다. 나이든 어머니, 빌어먹을 집만 아니라면, 누토 역시 그 무리 속에서 산티나를 도왔을 것이다. (본문 207쪽)


목차


달과 불 ___________________ 009쪽
옮긴이의 말 __________________ 2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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