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에콩이 가장 아끼는 보물을 대하는 자세
요즘 초등학생들은 나눗셈을 가장 어려워한다고 합니다. 나눔에 대한 개념 자체가 낯설기 때문이랍니다. 철수와 영희가 ‘왜 굳이’ 사탕 여섯 개를 세 개씩 나누어 먹어야 하는지 되려 물어본다지요. 놀랍게도, 사탕이 부족하면 더 가져다 먹으면 된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풍족함은 어느새 그만큼 당연해졌습니다. 물건에 대한 소중함은 그만큼 낯설어졌고요. 무언가를 ‘굳이‘ 소중히 지켜야 하는 이유가 사라진 것입니다. 그것을 대체할 다른 물건이 많으니까요. 이때 〈누에콩의 새 침대〉는 아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 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누에콩이 가장 아끼는 보물은 바로 침대예요. 구름처럼 푹신푹신하고 솜털처럼 부드럽지요”
그림책의 첫 문장을 보아 주세요. 전작 〈누에콩의 침대〉와 동일하게 쓰인 이 문장은 누에콩의 한결같은 마음을 대변합니다. 전작에서도 침대에 대한 특별한 애착을 보였던 누에콩의 마음은 여전히 동일하게 이어집니다. 가장 아끼는 물건, 보물을 대하는 누에콩의 감정은 정직하고 단순합니다. 보물 외에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가장 소중히 여기는 물건을 위해서라면 물론 모험도 마지않지요. 낯선 세계에 뛰어 들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기도 하고, 기나긴 기다림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덕분에 독자까지 조마조마하며 침대에 대한 소중한 감정을 공유하게 됩니다. 〈누에콩의 새 침대〉 안에는 고운 색종이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조심조심 누에콩과 침대를 접다 보면, 누에콩의 침대는 또 다른 누군가의 보물이 될 것입니다. 귀하고 소중한 무엇, 보물을 대하는 마음가짐을 알려 주는 귀한 그림책입니다.
오늘도 서로 돕는 콩알 친구들! 따뜻한 공존을 그려 내는 그림책
전작들에서와 같이, 작가는 아이를 꼭 닮은 콩알 친구들을 통해 아이들이 공감할 만한 작은 사회를 보여 줍니다. 〈누에콩의 새 침대〉에서는 새로운 콩알 친구들까지 등장하지요. 매끄러운 얼룩무늬가 귀여운 호랑이콩, 조그맣고 동글동글한 병아리콩, 완두콩처럼 동그랗게 귀여운 깍지콩 자매들까지. 누에콩은 또 다른 친구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갑니다. 우연히 맞닥뜨린 낯선 상황에 문득 겁을 먹기도 하지만, 새로운 친구들이 있기에 모험을 이어 나갈 용기를 얻지요. 친구들과 놀이하며 기다림을 견디고,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솜나무를 오르는 것입니다. 모험을 끝내고 다시 언덕을 넘으면 그 너머에는 온 마음으로 누에콩을 반겨 주는 또 다른 콩알 친구들이 있습니다. 마지막 페이지에서 누에콩은 생각합니다. ‘친구들이랑 같이 노는 건 정말 신나!’ 누에콩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은 결국 침대 그 이상의 것이었습니다. 그건 구름처럼 푹신푹신하고 솜털처럼 부드러운, 따뜻한 우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중한 물건을 위한 누에콩의 모험, 그리고 그 노력을 함께 응원해 주는 콩알 친구들의 우정이 말갛게 빛이 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