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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때기 포트

깔때기 포트

  • 김이수
  • |
  • 나무옆의자
  • |
  • 2018-03-05 출간
  • |
  • 308페이지
  • |
  • 145 X 210 mm
  • |
  • ISBN 9791161570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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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인천의 역사성과 특수성이 탄생시킨 독창적 리얼리즘

소설의 주요 무대인 깔때기 포트는 가슴 아픈 역사를 지닌 곳이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미군이 월미산의 인민군 방어시설을 무력화하면서 민간인 마을까지 네이팜탄으로 폭격하는 바람에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나왔다. 이후 미군은 월미도에 상륙해 살아남은 원주민을 모두 내쫓고 마을을 미군기지로 사용했다. 월미도 포격으로 쫓겨난 원주민이 모여 살면서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 바로 깔때기 포트다. 영민과 상구 모두 이 깔때기 출신으로 이들에게 깔때기는 가난과 모멸의 상징이었다. 어린 시절 그토록 떠나고 싶었고, 떠난 후에는 두 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그곳이 지금은 재개발업자들과 땅 주인들에게 일확천금을 낳는 황금어장으로 탈바꿈하려는 중이다.
깔때기 포트 재개발 사업권을 따낸 한영건설과 그들의 뒤를 봐주는 장바우파는 깔때기 똥치 골목에 사는 원주민들을 쫓아내려 한다. 이에 대항하여 깔때기 원주민들은 항만노조 간부 출신 황철배를 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세워 재개발 반대운동을 벌여왔다. 이들은 오랜 세월 정부를 상대로 월미도 사건 진상규명과 피해자 보상을 요구해왔는데 거기에 더해 이제는 철거에 맞서 싸워야 하는 처지다. 그런데 황철배가 한영건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면서 주민들은 허탈감에 빠지고, 깔때기 재개발은 급물살을 탄다.
이처럼 깔때기 포트라는 공간이 지닌 역사성과 특수성, 그로부터 비롯된 이해관계와 갈등은 소설의 서사를 작동시키는 정교하고 풍요로운 밑그림이다.
영민은 깔때기 출신에 월미도 피해자 가족이기도 하지만 장바우파와 관련된 조직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더욱더 현실적인 이해관계의 당사자가 되어간다. 이제 그의 주변을 채우는 것은 허세에 찬 건달들과 비즈니스로 포장된 폭력의 세계다. 깡패가 된 걸 자랑스럽게 떠벌이며 친구를 조직에 끌어들이려는 상구, 노골적으로 적의를 드러내며 영민을 무시하고 조롱하는 조배, 겉으로는 사람 좋아 보이지만 언제 무서운 민낯을 드러낼지 모르는 사장, 그리고 권력의 꼭대기에 앉아 허허실실 상대를 꼼짝 못 하게 만드는 장바우. 영민은 그 속에서 영리하게 처신하며 꿋꿋하게 자기 미래를 설계해간다. 조폭 세계에 발을 담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하지만 그 역시 그들의 사업과 권력관계에 영향을 받고, 실리를 위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머니와 여동생과 다해는 그의 선택을 더욱 절박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영민에게 어머니와 여동생은 아킬레스건이며, 그를 버티게 하는 이유인 동시에 미치게 만드는 존재들이다. 대학 졸업하고 제대로 된 직장 잡아서 대문 있는 집에서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그가 꿈꿔온 미래였는데, 이제는 미래를 꿈꾸는 것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다해는 얼마간 이 미래에 들어왔다가 금세 나가버렸다. “너 같은 가난뱅이하고는 그냥 엔조이야”라며 이별을 선언한 그녀. 그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돈도 백도 없다. 사장은 누누이 얘기했다.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 ‘때’라고. 때를 놓치면 편하게 갈 수 있는 길도 가시밭길을 헤치며 돌아가야 한다고. 기회를 엿보며 절치부심하던 영민에게 이윽고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충격적인 사건이 닥치면서 때가 온다. 분노에 찬 그는 분신과도 같은 피닉스 오토바이를 몰고 깔때기로 질주한다. 자신이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똑똑히 인식하면서.

소름 끼치도록 현실적인 결말, 짙은 페이소스, 비장미 넘치는 누아르

언덕에서 포구로 이어지는 동네의 형태가 여성의 자궁 모양 같다 하여 깔때기 포트라 이름 붙여진 이곳에서는 독특한 지형 탓에 한때 폭력배들 사이에서 일명 토끼몰이라고 불리는 수많은 살인 작전이 벌어지곤 했다. 이 골목에 갇히면 깔때기 앞바다에 수장되는 것 말고는 빠져나갈 도리가 없었다. 그날 밤 영민은 또 하나의 먹잇감을 기다리는 사람들 속에 있다. 소설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명장면으로 꼽힐 이 작전은 팽팽한 긴장감과 폭발적인 에너지로 순간순간 긴박하게 전개된다. 눈앞에서 영상을 재생하는 듯한 생생한 묘사와 진실을 따져 묻게 하는 대사, 잔혹한 비밀의 공모는 누아르의 비장미를 한껏 끌어올린다.

[책속으로 추가]

“불상사는 없었어?”
인터넷에 떠다니는 철거 사진을 보면 화염병이 난무하고, 사람들이 피를 철철 흘리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준비가 완벽했거든. 경찰이 일차로 장벽을 쳐주고, 그 뒤를 용역애들이 막아줘서 마음 놓고 작업할 수 있었어. 2인 1조로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안에 사람이 있나 살펴보고, 빈집이 확인되면, 바로 기사한테 무전 때리는 거야. 그러면 기사가 삽차를 몰고 와서 그냥 뭉개버리는 거지. 골목 하나 해치우는 데 30분도 안 걸렸어. 집이 허술해서 삽차로 쓰윽 미니까, 쭈르르 무너지더라고.”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몰려왔을 텐데?”
“여기가 깔때기 아니냐? 전경하고 용역 애들이 입구를 꽉 막고 있으니까, 소리만 빽빽 지르지 한 발짝도 못 들어오더라고. 나중에 시의원하고 단체에서 쫓아왔지만 그때는 상황이 마무리된 상태라 길을 터주고 우린 싹 물러났지.” (238쪽)

배달은 이제 자릴 잡았다. 수입도 좋았고, 사장하고도 잘 맞았다. 오랜만에 일이 잘 풀리기 시작했다. 영민은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렸다. 아버지 병 수발로 구겨진 종잇장 같은 인생을 살던 어머니였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그가 대학만 졸업하면 아무 걱정 없다고 했다. 믿는다고 했다. 어머니는 자신만 믿는다고 했다. 어머니 말대로 그동안 잘해왔다. 고등학교를 무사히 마치고 대학도 들어갔다. 하지만 더 이상 잘할 수 없었다. 다해를 생각하면 조배, 이 개새끼를 그냥 둘 수 없었다. (267쪽)

스르렁, 스르렁. 삽날이 시멘트 바닥을 긁었다. 조배가 겁을 먹고 슬금슬금 뒷걸음질 쳤다. 영민은 삽을 들어 벽을 한 번 내리쳤다. 단단한 화강암에 부딪힌 삽날에서 불꽃이 튀었다. 조배가 후닥닥 두 걸음 물러섰다. 후후후. 영민은 음침한 웃음을 흘렸다. 삽날로 시멘트 바닥을 긁으며 조배와의 간격을 좁혀갔다. 접지한 날 끝에서 기분 나쁜 소리가 났다.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소리는 골목 안에 울려 퍼졌다. 조배가 겁먹기에 충분한 사운드였다. 단번에 요절내긴 아까웠다. 천천히 공포를 느껴야 한다. 다해를 위해 무릎을 꿇고 참회의 눈물을 흘려야 한다. 그때까지 자신은 인내할 것이다. 골목의 폭이 점점 좁아졌다. 화강암 벽은 단단한 근육처럼 조배를 조여왔다. 조배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거센 파도가 골목 끝을 타고 넘어왔다. 막장에 다다랐다. (380~381쪽)




『깔때기 포트』는 한 가난한 청년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다 결국 폭력 조직의 하수인이 되는 과정을 소름 끼치도록 리얼하게 그린다. 순종적이지도 그렇다고 반항적이지도 않은, 다분히 위악적인 성향을 가진 그는 결국 현실을 뛰어넘기 위해 기득권의 하부세력으로 남는다. 작가로서는 현재 우리 사회의 구조에서 기존의 질서를 역전시키는 다른 결말을 생각하기 어려웠을지 모른다. 이러한 결말이 주는 짙은 페이소스는 이 소설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목차


깔때기 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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