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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한 적도

아득한 적도

  • 손용권
  • |
  • 북나비
  • |
  • 2018-01-25 출간
  • |
  • 282페이지
  • |
  • 150 X 210 X 22 mm /480g
  • |
  • ISBN 9791160110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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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눈 오던 밤]
택시 승강장 옆의 으스름한 가로등 불빛 사이로 함박눈이 나풀나풀 밤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날씨가 그다지 춥지 않아 내린 눈은 쌓이지 않고 지면에 닿는 족족 녹아버려 꼭 비 온 것처럼 바닥이 물기에 젖어 축축해 보였다. 이십여 분 거리에 ‘피렌체’라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눈도 오고 야심한 늦은 시각에 그런 곳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나름대로 격조 있는 장소를 골라 일정을 끝내는 그의 습관을 감안하면 이해할 만 한 일이었다.

[이명(耳鳴)]
따스한 감촉의 물방울이 흘러나와야 귀에 들어간 물이 제대로 빠진다고 했는데 걱정스럽다. 방에 들어와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개운치 않은 느낌이 지속된다.
그 날 밤부터 이상한 일이 생긴다. 자는 중에 귀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 잠을 깬다. 조용한 밤이라서 더욱 크게 들린다. 귓속에 들어간 물방울이 마르지 않고 굴러다니는 것 같다.

[진실의 향기(香氣)]
짧은 시간 안에 밝혀지기도 하지만 어떤 진실은 오랫동안 그 실체가 은폐되기도 한다. 의도적으로 강요되는 허구의 탈을 벗기까지 진실은 어두운 그늘 속에 숨겨진다.
어떤 이해 관계자가 순수하지 않은 의도로 분식(粉飾)을 행할 때 진실은 허위의 가면 뒤에 흐릿한 형체로 놓이지만, 거짓된 꾸밈은 덧씌운 금칠처럼 언젠가는 벗겨지게 된다.

[넘버 투]
초소 아래 조붓한 언덕길 쪽에 저벅저벅 인기척이 있었다. 암구호가 입에서 나오려는 순간 저편의 그들은 검지를 일자로 하여 입 쪽에 붙이더니 ‘쉿’ 조용히 하라는 표시를 하였다.
가까이 다가온 형체는 입에 마스크를 쓰고 그 위로 검정 스타킹을 둘러써 얼굴을 가린 병사 두 명과, 러닝과 팬티 차림에 영내화와 군화를 양 발에 짝짝이로 기우뚱하게 신은 채 눈과 입은 청 테이프가 붙여진 왕 병장이었다.

[저녁 스케치]
사회 곳곳에 정의로운 자들이 많은 탓인지, 잘난 자들에 대한 시기심에서 나오는 질시인지는 잘 모를 일이다. 얼핏 도덕적 의지가 넘치는 것 같지만, 더 큰 구조적인 부조리에는 개미 눈곱만큼이나 관심이 적다. 대신 사소한 시비 거리를 찾아낸 후 공격하기 쉬운 상대를 골라 사디스트처럼 자신들의 스트레스를 푼다. 사실 확인이나 특별한 사정에 대한 합리적인 고려는 아예 뒷전이다.

[첫사랑 삼돌이]
서울 가는 열 시간 내내 여행용 가방을 받침대 삼아 그 공책을 뜯어 종이비행기를 만들었다 폈다를 수없이 반복하였다. 고향마을도 어른거리고 삼돌이 얼굴도 생각났다. 그 종이비행기를 타고 도로 그냥 학동마을로 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지만, 무정한 기차는 북으로 북으로 천리 길을 달려 마침내 종착지 서울역에 도착했다

[적정 마진]
비가 흠뻑 내렸다. 겨울인데 웬일로 건너편 앞산 하늘에 영롱한 무지개가 걸렸다. 나는 들판을 가로질러 뛰었다. 미끈거리는 논두렁을 지나다 발을 헛디뎌 고꾸라졌다. 하지만 기어코 무지개를 잡고야 말겠다는 일념으로 무작정 달렸다. 산기슭 고목 밑에 똬리를 튼 징그러운 구렁이가 보였다. ‘겨울잠을 잘 때인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위쪽의 마른 나뭇가지에 현란한 원색의 예쁜 물체가 꿈틀거렸다.

[길마재]
햇살이 점차 강해지자 마을을 감싸고 있던 안개가 서서히 걷히어갔다. 서둘러 옷을 차려 입고 큰댁에 갈 채비를 마쳤다. 노랗게 핀 담장 곁의 개나리꽃 더미 위로 금세 터질 듯한 연보랏빛 꽃다발을 지탱하고 있는 라일락 잔가지가 힘겨워 보였다. 큰댁은 길마재 너머의 초등학교에서 지근(至近)한 거리에 있는 밤골 마을이었다. 산자락 근처에 있는 시퍼런 둠벙을 조금 지나면 고갯길이 시작되었다.

[아득한 적도]
가끔 무섭게 쏟아지는 스콜, 페어웨이가 유난히 널찍한 골프장, 달빛이 뜨락을 가득 채운 대(大)저택, 도로를 가득 메운 오토바이의 행렬, 지옥의 입구 같은 거대한 화산 분화구들이 마치 수일 전에 본 것처럼 눈앞에 선했다.


목차


책머리에

눈 오던 밤
이명(耳鳴)
진실의 향기(香氣)
넘버 투
저녁 스케치
첫사랑 삼돌이
적정 마진
길마재
아득한 적도(赤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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