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앉고’ 잘 ‘걷기’만 해도, 숨은 ‘목’이 드러나고 굽은 ‘등’이 쫙 펴진다!
깃털처럼 가볍게 일상을 피트니스로 바꾸는 법, 건강하고 매력적인 몸을 만드는 ‘벌룬캣 테크닉’을 소개한다. 십수 년 넘게 피트니스 강사로, 요가 선생님들을 가르치는 요가 마스터로, 태극권과 필라테스 등을 섭렵해온 저자가 ‘운동 반대 운동’을 시작했다! 몸에 완전히 새로운 언어를 가르치기 위해 1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기로 마음먹었고 그 실험의 결과를 이 책에 담았다. 납작하게 눌려 있던 목이 시원하게 뽑히고 두툼했던 승모근이 한결 줄어든 비밀은 뭘까? 날개뼈와 꼬리뼈 상상 트레이닝으로 우리는 ‘눈 뗄 수 없는 우아함을 가진 몇 안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책속으로 추가]
멋지게 보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멋진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활기를 느끼는 순간 활기찬 사람으로 보이고, 주눅 들어 있는 사람은 아무리 멋지게 차려 입어도 초라하게 보인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 몸느낌들이 쌓여간다는 점이다. 어릴 때부터 소심해서 늘 주눅 들어 지냈던 사람은 그 ‘주눅 든 자세’가 몸에 붙어버린다. 그래서 어딜 가든 구석 자리를 찾아 앉고 푸대접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우리의 인상을 결정짓고 성격을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버릇이 된 느낌’이다. 그리고 그 느낌을 느낄 때마다 취했던 자세다. 습관이 된 동작을 오랜 세월 반복하면서 특정 근육이 짧아지고 딱딱해진다. 뿐만 아니라 그 근육을 감싸고 있는 세포들까지 그 감정을 기억하고 익숙한 상태로 굳어버리게 되어 주눅 든 감정 이외에는 점점 더 느끼기 힘든 몸으로 변해버리게 된다. 몸표정이 시무룩해지고 그 몸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은 점점 좁아진다.
- 100p, 몸의 표정은 그런 식으로 생겨나고 굳어진다
“안심하는 근육이 없어서 그래요.”
쥘은 나의 만성적인 어깨결림에 이렇게 깔끔하게 진단을 내렸다.
“릴랙스하는 데도 근육이 필요해요. 복근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듯이 이 릴랙스하는 근육도 꾸준히 갈고닦아야 만들 수가 있고 몸에 붙일 수가 있어요. ‘틈나면 쉬지 뭐.’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쉬어야 해요. 시간을 정해놓고, 작정하고 릴랙스.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시간만은 힘을 풀겠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지요.”
적극적인 휴식이 필요하다. 널브러져 쉬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몸의 생기를 다시 끌어 올리고 흐르듯이 유연한 몸느낌을 되찾는 활동이 ‘적극적 쉼’이다. 바라보고, 기억하고, 느끼는 몸의 감수성을 기르는 활동이다. 그 느낌이 따뜻한 꿀처럼 온몸으로 흐르게 하는 것이다.
기분을 쓰는 법을 익히는 것은 자세를 바로 잡는 데 굉장히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바람 빠진 튜브 같은 몸에 기분은 즉각적으로 공기를 주입해준다. 느린 근육, 우아하고 정확하게 움직이면서도 느긋한 인상을 주려면 깊은 근육이 발달해야 한다. 우리 몸의 가장 깊은 중심, 척추와 골반을 움직이는 근육들은 윗몸일으키기로 키울 수 없다.
- 138p, 느리고 상냥한 근육을 주세요
우리의 자세를 가장 근본적으로 망가뜨리는 것은 ‘억지로 노력하는 버릇’이다. 자기 것이 아닌 틀 속으로 스스로를 쑤셔 넣기 위해 근면하게 몸과 마음에 망치질을 해대는 버릇 말이다. 오랫동안, 끈기 있게 틀린 방향으로 달려가다 보면 숨만 찰 뿐 원했던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생각한다. ‘더 힘차게 달려야 하나 봐. 이 정도로 애써선 어림도 없나 봐.’
매 순간 전쟁을 치르듯 사는 습관이 있던 나는 몸을 갑옷처럼 입고 있었다.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느낀 것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깜짝 놀랄 만큼 많은 사람들이 투구를 쓴 채, 무쇠로 어깨와 등을 감싼 채 그 무게에 짓눌려 걷고 있었다.
어린아이들이 손에 쥔 과자를 놓지 않으려 하듯, 어른들은 걱정거리를 놓지 않으려 안간힘 쓴다. 스트레스와 긴장 없이 사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 현대인들을 삶 속으로, 경험 속으로 밀어 넣는 것은 언제나 ‘해야 할 일’들이다. 부드러움, 촉촉함, 말랑말랑함이 사라진 마음자리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에 고스란히 판박이 되어 있었다. 부산하게 두리번거리지만 누구와도 눈을 맞추지 않고, 공격적이면서도 겁에 질린 표정을 하고, 저마다의 걱정거리에 깊숙이 틀어박혀 있었다.
- 153p, 노력하고 있습니까? 유감이군요
“닫힌 몸은 모든 문을 꽁꽁 걸어 잠근 집과 같아요. 바깥세상과 단절되어 있죠.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에 둔감하게 반응하고 늘 무언가에 걸려 넘어지거나 몸을 부딪히거나 물건을 떨어뜨리게 돼요. 눈을 몸 안으로 돌려서 균형을 찾고, 어긋난 부분이나 굳은 부분을 풀어주면 훨씬 맵시 있고 정확하게 움직이게 될 뿐만 아니라 성격에 여유가 생기죠.”
정신적 스트레스도 몸을 닫히게 만든다. 모든 감정적 위협들, 모욕당하거나, 무시당하거나, 데이트 신청을 거절당하거나, 잔소리를 듣거나, 곤란한 질문을 받거나, 고통스런 기억이 엄습하거나, 하다못해 사람들 앞에서 창피당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몸은 수축하고 짧아지고 딱딱해진다.
사는 동안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것들이 우리 몸을 치고 지나간다. 빗방울에서부터 새똥, 야구공, 다른 사람의 어깨, 자전거, 트럭, 야비한 말까지. 그때마다 우린 본능이 시키는 대로 몸속 깊은 근육을 웅크리고 그 충격을 견뎌냈다.
- 237p, 닫힌 몸에서 열린 몸으로
우아함을 못 본 척하기란 대단히 힘들다. 누군가가 스스로의 몸 안으로 완벽히 스며들어 하나의 동작을 매끄럽게 해내는 것은 흠 없는 도자기처럼 경탄을 불러일으킨다. 그것은 거의 생체학적 반응이다. 그것은 잘 가꾸어진 몸과 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 뇌는 그렇게 움직일 수 있는 뼈대와 근육을 흠모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싱싱하고 건강한 몸, 그리고 그런 몸을 가꾸고 컨트롤하는 지적 에너지에 저항할 수 없는 매력을 느낀다. ‘쉽게 살아가고자 하는 열망’은 우리 DNA에 가장 깊숙이 새겨진 욕구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지휘봉을 흔드는 모습이나 리듬체조 선수가 경기를 펼지는 모습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몸을 움직이며 살아가는 이들의 로망, ‘쉬움’을 그들은 입고 있다.
하지만 그 쉬움은 쉽게 얻어진 게 아니다. 그것을 얻기 위해 누에고치처럼 끈덕지게 몸을 녹여나갔다. 한순간도 스스로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애쓴 만큼 차곡차곡 발전한다지만, 그래도 그게 눈에 보이기라도 했다면 그나마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그렇게 친절하지 않다. 안개 속에 모래밭을 걷는 것처럼 오로지 한 발짝 앞만 보인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것이 쉬워진다.
- 242p, 그 모든 자잘한 재앙들 속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