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종이 대고 연필로 쓱쓱
혼자 놀기 좋은 날, 스노우캣 드로잉북
‘혼자 놀기’의 고수 스노우캣이 혼자 노는 드로잉북으로 찾아왔다. 스노우캣 드로잉북 <그림놀기>의 특징은 트레이싱지(기름종이)를 이용한 드로잉 방식이라는 점. 트레이싱지를 종이 위에 덧대어, 아래에 비치는 그림을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스노우캣 특유의 심플한 그림체 덕분에 누구라도 쉽고 간단하게 그림을 완성시킬 수 있다. 머리를 비우고 그림을 가만히 따라 그리다 보면, 사각사각한 연필의 촉감이 손끝에 전해지며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옐로우 트레이싱지가 페이지마다 들어 있는 <그림놀기>를 후루룩 넘겨보는 것만으로도 비주얼적 소장 가치는 충분하다. 작고 핸디한 사이즈로 갖고 다니기도, 꺼내서 그리기도 참 쉽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모두 다 휴대폰을 볼 때, 나는 그릴 수 있다!
LETTER FROM SNOWCAT
제가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TV 만화는 스머프였습니다.
어찌나 좋아했던지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게, 제가 그때 무얼 했냐 하면
스머프를 비디오로 녹화해서 맘에 드는 장면에서 일시정지 시킨 후
트레이싱지를 TV 화면에 대고 따라 그렸어요.
지금도 그 장면이 한 장면처럼 남아 있습니다.
집 어딘가에 계시던 할머니 외에 아무도 없는 오후의 조용한 집에서
TV에 트레이싱지를 대고 따라 그리던 내 모습.
저는 그렇게 혼자 놀곤 했습니다.
트레이싱지에 그러진 스머프는 얼마나 자랑스럽고 예뻤던지!
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스머프를 바로 그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마 그때 저만큼 스머프 잘 그리는 사람도 없었을 겁니다!
(어릴 때 이미 스머프 장인이 됨)
그리고 저는 심지어 여러 새로운 스머프들을 창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오려서 종이 인형으로 만듦)
네, 저는 약간 미친(…) 어린 스머프 장인이었습니다.
지금도 가끔 생각합니다.
많은 기쁨을 주었던 그 트레이싱지와 그 별별 이상한 수많은 스머프들.
아마도 그게 시작이었던 것 같습니다.
출판사로부터 트레이싱지 드로잉북을 제안받았을 때
저는 그 시작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기쁨과 즐거움을, 그 놀이를.
그림을 잘 그려도, 혹은 잘 못 그려도
누구나 그림으로 놀 수 있습니다.
아주 쉽게 말이죠.
이 책이 독자 여러분의 즐거운 놀이가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시작이 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