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만부 판매를 기록한 <삼생삼세 십리도화> 작가 "당칠공자"의,
안타깝고도 신비로우며 애절한 최고 화제작 소설!
“꿈속에 계속 남고자 하신다면… 남은 생을 제게 주셔야 합니다. 그래도 하시겠습니까?“
화서인(華胥引)이란
열자(列子)에 나오는 표현인 화서지몽 (華胥之夢)은 먼 옛날 중국 신화시대 삼황오제 중 한 사람인 황제는, 어느날 낮잠을 자다가 꿈 속에서 화서씨(華胥氏)의 나라에 놀러가게 되었다. 그곳에는 신분의 귀천이 없고 연장자의 권위도 없으며, 욕심도 애증도 없을 뿐 아니라 죽음에도 초연했다. 이윽고 꿈에서 깨어난 황제는 문득 깨달은 바 있어 그 후 황제가 '도(道)'를 바탕으로 선정을 베풀었다고 한다.
이러한 화서지몽에서 탄생했을 화서인은, 밀라(密羅)의 비술 중 가장 신비하다고 여겨진다. 거문고를 연주하는 순간 화서의 공간으로 통하는 문이 열리게 되며, 아름다운 꿈을 빨아들여 생명을 이어간다.
망국의 공주, 엽진
태어났을 때 점쟁이는 열여섯 살 때까지 왕실과의 접촉을 완전히 끊지 않으면 비명횡사한다는 말을 들은 공주 엽진. 그런 이유 때문에 청언종에 맡겨져 자라게 된다. 그곳에서 엽진은 군사부와, 형제 같은 군위(君瑋), 그리고 뱀에 물린 자신을 살려 주고, 연모의 불씨만을 지피고 떠난 모언(慕言)을 만나게 된다.
열여섯 살 생일, 왕실에서 바로 사람을 보내 위나라 왕궁으로 가게 되었다. 하지만 그곳은, 군웅이 할거하고 모략과 술수가 판치는 대혼란의 시대에 뼈 속까지 썩어 빠진 나라였다. 공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고민하다 기존 정치체계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책 『간위공소(諫衛公疏)』를 지어 올렸지만 왕에게 유폐당했다. 그리고 동짓달 초칠일, 마침내 진나라 군대가 사흘만에 성을 포위했다.
왕은 곧장 종실을 이끌고 진나라에 투항했지만 왕족의 존엄이 바로 종묘사직의 존엄이며, 단 한순간도 그 존엄을 헤쳐서는 아니된다고 생각한 엽진은, 종묘사직의 존엄을 끝까지 지켜나가기 위하여 성루 아래로 몸을 날린다. 엽진에게 유일하게 남은 미련은 첫사랑인 모언을 마지막으로 보고 가지 못하는 것뿐이었다.
열일곱 살이 되던 그 해 겨울, 엽진은 죽음을 맞이했다.
되살아난 소녀, 군불(君佛)
군사부는 세속의 때가 묻지 않은 고고한 인품과 곧은 절개를 지닌 비범한 분이었다. 안회산에서 그렇게 긴 세월동안 은거하면서 산짐승에게 안 잡혀 먹히고 살아남은 것만 봐도 그 성품을 미루어 짐작할 만했다. 그렇지만 이미 숨을 멈춘 사람조차 다시 살려낼 정도라니.
이것은 죽을 뻔했다가 다시 살아난 것이 아니다. 엽진은 이미 죽었다.
땅에 매장되고 사흘이 지난 후 군사부가 어두운 밤을 틈타 왕릉으로 잠입했고, 엽진을 관에서 꺼내 군우산으로 데려갔다. 그때까지 이승에 남아 있던 혼은 완전히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군우교의 비급인 성물(聖物)을 만신창이가 된 몸의 상처 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것은 밝은 빛을 내는 구슬로, 정신의 파편을 끌어 모아 영원히 숙주의 몸을 떠나지 못하도록 단단히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것은 죽은 자를 살려놓는 비급에 불과해서 움직이고 생각하는 것 외에 죽은 자와 전혀 다를 바가 없었다.
몸은 앞으로 성장을 멈추게 된다. 또한 호흡은 물론 후각과 미각이 없고, 먹지 않아도 살 수 있고, 아무런 통증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왼쪽 가슴에 팔딱팔딱 뛰고 있는 것은 뜨거운 심장이 아니라 고작 구슬에 불과했다.
차가운 구슬로 되살아난 소녀는 더는 공주가 아니었고, 그래서 새로운 이름을 받았다. 먼지처럼 가벼워 한 번 털면 바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의미를 담은, 군불이라는 이름을.
후회 가득한 인생을 다시 살도록 돕는 비술, 화서인
다시 태어난 그날 이후 군불은 고통에서 초탈한 삶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여겼다. 사실 그것은 착각에 불과했다. 구슬이 효험을 발휘하는 것은, 고작해야 3년뿐인 것이다. 더 오래 살고 싶다면 화서인을 이용해 다른 이의 아름다운 꿈을 흡수하는 수밖에 없다.
누군가가 피를 마시게 되면 얼마 안 가 몸속에 구슬의 기(氣)가 퍼지게 된다. 설사 단 한 방울일지라도 그 사람이 가장 원하는 것을 읽어내고, 그것을 가락으로 만들어 거문고를 연주하는 순간, 화서의 공간으로 통하는 문이 열리게 된다. 이 화서의 공간은 과거의 재현이고, 그 속에서 벗어나려면 심마(心魔)에서 도망치려는 강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고작 3년만 살다 죽을 수는 없다. 하지만 살기 위해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함부로 죽이고 싶은 마음도 없다.
이미 지나간 자신의 인생을 후회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화서인은 과거를 다시 눈앞에 펼쳐놓고 그들에게 후회 없는 인생을 다시 살도록 도와줄 것이다. 원하는 꿈을 실현시켜 꿈속에 계속 남을 수 있다면 사람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너무나도 후회스러운 인생이었다면, 속세의 남은 생을 기꺼이 바치고 꿈속에 계속 남기를 바라는 이가 있다면, 그들의 바람을 이루어주어도 되지 않을까?
선택하는 것은 오롯이, 당신의 몫이니.
<삼생삼세 십리도화>로 명성이 드높은 당칠공자의, 안타깝고도 신비로우며 애절한 최고 화제작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