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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캘리포니아

호텔 캘리포니아

  • 김수련
  • |
  • 헤르츠나인
  • |
  • 2018-01-20 출간
  • |
  • 544페이지
  • |
  • 153 X 225 X 31 mm /704g
  • |
  • ISBN 9791186963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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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사랑하는 여자가 세상을 떠나며 남기고 간 배아,
남자는 그녀의 아이를 갖길 원한다.

사랑하는 아내가 죽었습니다. 그녀가 몹시 그립습니다.
그녀는 아기를 갖기 원했지만 불임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인공수정을 여러 번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녀는 떠났지만 병원엔 그녀가 남기고 간 냉동 배아가 있습니다. 아이를 대신 낳아 줄 대리모만 구할 수 있다면 그녀를 닮은 아이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되는 걸까요? 저는 그녀를 닮은 아이를 만나고 싶습니다.

1. 키워드
ㅇ 생명, 낙태죄 폐지, 임신중단 합법화, 대리모, 난임, 불임, 유산
ㅇ 체외수정, 인공수정, 배아, 냉동배아, 시험관아기
ㅇ 장편소설, 김단하, 김수련
ㅇ 트롤리딜레마, 호텔캘리포니아, 자살, 팔로델

2. 요약
1부 유리 그리고 서영 (시간 순서상으론 2번째 이야기)
비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마감한 서영. 그녀의 남편 재민은 그녀에 대해 깊은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서영이 남기고 간 세 개의 냉동 배아. 재민은 대리모를 통해서라도 그녀의 배아에게 생명을 부여하고 싶어 한다. 그는 예기치 않은 기회에, 영국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다 잠깐 서울에 나온 유리를 만나게 된다. 둘은 급격하게 서로에게 빠져든다. 재민은 그녀에게 대리모가 되어 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지만, 그건 불가능한 이야기다.
2부 서영 (시간 순서상으론 첫 번째 이야기)
독일에서 공부를 하던 재민-서영 부부. 서영은 밀레니엄 베이비를 잉태하나 곧 유산하고 만다. 이후 아이에 대한 염원을 품게 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줄도 모르고 인공임신을 시도한다. 이는 마치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에 나오는 “언제든 체크아웃은 가능하나, 떠날 수는 없다”라는 가사처럼 벗어날 수 없는 어떤 굴레에 갇힌 느낌이었다. 생의 의지조차 시들게 하는 난임의 고통. 다른 사람들은 참 쉽게도 아이를 낳는데 그녀는 이토록 고통스럽게 아이를 염원했어야 했는가? 이는 난임의 고통을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녀는 결국 어떤 사건이 계기가 되어 세상을 등진다.
3부 재민 그리고 채린 (시간 순서상으론 마지막 이야기)
유리(1부 주인공)와 헤어진 재민은 채린(3부 주인공)에게 대리모 제안을 한다. 채린은 서영(2부 주인공)이 난임의 고통에 빠져있을 때 유일하게 친분을 나눈 이메일 친구였다. 채린에게는 대리모를 해서라도 지켜야 할 것이 있었다. 대리모. 아무리 대리모라 해도 열 달 아이를 품은 엄마이다. 채린의 자궁에 착상된 재민과 서영의 배아가 자랄수록 이 감정은 혼돈에 휩싸인다.

[도서 해설]
<호텔 캘리포니아>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
생명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진지하고 끈질기게 던지는 소설.
2018년 이슈를 선점할 화제작.

1. 호텔 캘리포니아
이글스의 명곡 “호텔 캘리포니아” 노래의 가사에서 이 작품은 시작된다.
“You can check out any time you like, But you can never leave.”
“언제든 체크아웃은 할 수 있지만, 떠날 수는 없어요.”

소설은, 난임의 고통에 빠진 여성들은 이 가사에서 전해지는 절망적인 느낌을 오롯이 감당하고 있다고 말한다. 거듭되는 실패로 인해 절망하고, 자신의 몸과 마음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도 멈출 수가 없다. 자신으로 말미암아 가족의 평화가 깨져나간다고 여기고 자책하는 것도 오로지 그녀들의 몫. “엄마라는 소리 한 번만 듣고 싶어요.”라는 절규에 가까운 외침.
이 소설은 처절할 정도로 마음의 극단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며 오히려 난임의 고통을 겪는 여성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다. 당신의 외로움과 고통을 알고 있다고.

2. 트롤리 딜레마
고장 난 열차가 달려오고 있습니다. 그대로 달리면 수많은 사람이 죽고, 레일의 궤도를 바꾸면 적은 숫자의 사람이 죽게 됩니다. 그 레일을 바꿀 수 있는 레버가 내 손에 있다면, 당길 수 있겠습니까?

“정의론”에서 사례로 거론하는 ‘트롤리 딜레마’. 생명의 선택은 과연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과연 ‘생명’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끝없는 질문이 고리를 물고 피어난다.
누구에게나 오로지 자신에게 귀속되어 있는 생명. 내가 없으면 이 우주는 아무것도 아닌 것.
타인의 고귀한 생명을 다루게 될 때, 그 타인의 입장에서는 전우주의 의미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 타인이 태아라면 그 책임이 가벼워질까? 그 타인이 배아라면?
결국 물음은, 배아는 생명인가?로 향한다. 이 소설은 ‘생명에 대한 질문’이 주인공이다.


3. 헬렌 켈러
When one door of happiness closes, another opens;
but often we look so long at the closed door that
we do not see the one which has been opened for us. - Helen Keller

행복의 문 하나가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대개 닫힌 문만 바라보느라 우리를 향해 열린 문을 보지 못한다. - 헬렌 켈러

이 소설의 주요 테마는 ‘문’이다. 호텔 캘리포니아를 벗어날 수 있는 문. 우리는 문을 당겨보고 열리지 않으면, 그 문은 닫혀 있다고 지레짐작한다. 어쩌면 밀어서 여는 문일 수도 있고, 좌우로 여는 문일 수도 있다. 닫혀 있는 문이라면 다른 문을 찾으면 된다. 하염없이 문만 바라본다면 결국 호텔 캘리포니아에 갇히고 만다. 하나의 문이 닫힌다면, 분명 다른 문이 열릴 것이다. 우리의 생은 결국 문을 열고 닫으며, 또 다음 문을 향해 가는 여정이다.

4. 호날두, 킴 카다시안, 니콜 키드먼 그리고 대리모
호날두, 킴 카다시안, 루시 리우, 니콜 키드먼 등 유명인사 대리모로 출산

이 소설에는 크게 두 개의 이야기 축이 존재한다. 난임의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서영의 이야기와 세상을 등져야 했던 아내 서영을 그리워하며, 서영이 남긴 배아로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고자 하는 재민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일반인들에게 대리모는 언론에서 간간이 들려오는 유명인사들의 가십처럼 낯선 이야기지만, 난임 부부에게는 한 번쯤은 고려하게 되는 절박한 단어이다. 축구선수 호날두, 모델 킴 카다시안, 배우 루시 리우, 니콜 키드먼 등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게 된 케이스. 최근 한 한국인이 네팔에서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은 사실이 알려져 관계 당국이 조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 소설에서는 대리모 당사자와 의뢰자, 그리고 대리모를 통해 태어난 아이까지 고려하면서 이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5. 7년의 집필기간
커서가 깜빡인다. 김수련은 7년 동안 그 깜빡임을 대면했다. 하염없이 커서를 바라보며 자신 마음속에 있는 덩어리가 과연 소설이라는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는 것일까 생각했다. 깜빡이는 커서는 망막을 생략한 채 심장 박동으로 바로 흘러들곤 했다. 한꺼번에 모두 쏟아내고 싶은 덩어리였지만, 펜촉 홈을 따라 흘러내리는 잉크처럼 천천히 가늘게 풀어내야 하는 게 글이라서 그것이 자신의 혈관을 따라 흐를 수 있을 때까지 용해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리고 “작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문학은 이 물음을 위해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김수련이 헬렌 켈러의 말을 인용해 문을 문학의 상징으로 꺼내들고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은 ‘생명’이었다. 그는 독자에게 ‘사람으로서 생명을 어떻게 보고 있나?’ 묻고자 했으며, 자신에게 ‘작가로서 생명의 물음을 던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질문하고자 했다.
원고지 2,000매에 달하는 장편이지만 주인공 서영 혼자의 힘으로 온전히 이끌어간다. 서영이 자신에게 부여된 역할의 무게를 묵묵히 감당해 나가면서 던지는 질문은 바로 이 소설이 얼마나 치열하게 ‘생명’에 대해 고민한 결과인가를 보여준다. 자칫 흥밋거리나 우울한 신파로 읽힐 수 있는 주제를 깊은 철학적 사고를 통해 ‘생명에 대한 질문’으로 승화시킨다.
주제의식에로의 끝없는 질문과 작가의 필력이 이 소설의 가장 큰 장점이라 여겨진다.

6. 음악 소설
고통스러운 현실의 유일한 출구. 서영에겐 음악은 또 다른 문이었다.

듀크 엘링턴 - 사라토가 스윙 / 엘라 피츠제럴드 - It"s only a Paper Moon
사비에르 쿠가트 - Maria Elena / 이문세 -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라디오헤드 - How to disappear completely / 이루마 - 키스 더 레인
닐 영 - Running dry / 스탠 게츠 앤 질베르토 - The girl from Ipanema
빌리 홀리데이 - Lady in Satin / 빌리 홀리데이 - I’m fool to want you

“배아는 생명인가?”
자신이 처한 처지와 생명에 대한 인식의 경계에 따라 대답이 극명하게 갈리는 물음이다. 누군가에겐 단지 세포덩어리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우주적 존재를 품은 신비로운 전(前) 생명 물질일 수도 있다. 김수련은 생명에 관한 철학적 주제를 ‘대리모’라는 설정을 통해 소설로 이끌어냈다. 깊은 사고의 과정을 거친 작가는 녹록지 않은 주제의식을 들고 과감하게 논란의 중심으로 걸어 들어간다. 그리고 끈질기게 질문을 던진다.

[편집일지]
작가가 보내온 원고를 열었다. 원고 매수를 보니 2000매에 이르는 장편소설이었다. 주인공 서영이 유산을 하게 되는 첫 장면부터 감정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쉽게 읽을 소설은 아니겠구나 싶었다. 자세를 고쳐 잡고 차곡차곡 읽어 내렸다. 사건에 휘둘리지 않고 차분하게 한 장면 한 장면 쌓아나가는 원고의 흐름을 따라잡았다.
급박한 전개와 클라이맥스, 반전이 몰아치는 사건 중심의 소설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사건 대신 캐릭터의 심리에 무게를 두었다. 나선형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듯 차분하게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 들어가게끔 설정한 느낌이었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은 막다른 골목처럼 막막했고, 펼쳐지는 사건은 감정을 지속적으로 건드렸지만, 작가의 차분함은 흐트러짐이 없었다. 이는 사건이 전개되는 과정을 통해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기 위함이었다.
급격하게 캐릭터에 감정이입이 되어 질문을 받아들게 되는 것이 아니라, 상황과 사건 속에서 드러나는 질문을 냉정하고 차분하게 바라보게 하고 싶어 하는 작가의 의도로 생각되었다. 주인공의 독백, 등장인물 사이의 대화, 그들이 놓인 상황이 하나하나 질문이었다. 마치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앞에 서있는 느낌이었다. 질문은 꼬리를 물고 깊어졌고 마침내 막다른 문 앞에 서게 만들었다. 질문의 주제는, ‘생명’이었다.
문은, 누군가에겐 안전한 공간으로 들어가는, 또 누군가에겐 갇힌 곳으로부터 탈출하는 공간적 장치다. 또한 차원과 차원을 연결하는 소통의 통로이며, 안팎을 구분하는 경계의 기준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이 닫힌 것이라면 경계를 단단하게 구분하는 역할을 통해 문의 주인을 특정 하는 권력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그 권력의 주인은 열쇠를 가진 사람이다. 작가는 생명에 관한 열쇠를 과연 인간이 쥐어도 되는가를 묻고 있었다.

이 소설에는 등장하는 주요인물은 4명. 유리, 서영, 재민, 채린이다. 1, 2, 3부 전체를 관통하는 주인공은 재민이지만, 결국엔 2부에만 등장하는 서영, 그녀의 내러티브로 이끌어가는 소설이었다. 2000매가 넘는 장편을 한 명의 캐릭터가 장악하고 있다니, 7년간 이 원고를 만졌다는 작가의 저력이 느껴졌다.
소설을 읽으면서 캐릭터에 몰입하다 보면 완벽하게 감정이입이 되거나, 감정이 튕겨져 나오거나 하게 된다. 서영의 캐릭터는 읽는 사람의 처지에 따라 두 방향으로 갈릴 가능성이 있다. 완벽하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경우는 난임과 불임의 경험을 가진, 또는 임신의 고통을 아는 독자일 것이다. 반면에 감정이 튕겨져 나오는 독자도 존재할 것이다. 후자의 경우, 독자 자신과 캐릭터 사이에 내적인 마찰이 생긴다. ‘배아는 생명인가?’라는 질문에 서영과 다른 답을 가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마찰은 오히려 진지한 거리두기의 역할을 한다. 이 소설의 경우, 그 간격에 질문이 들어찬다. 나라면? 선택의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원고의 막바지에 이르러 결말에 당도했다. 일견 해피엔딩으로 보이는 결말은, 사실 또 다른 질문의 시작을 의미했다. 자신이 낳았지만 자신의 씨가 아닌 아이에 대한 엄마의 질문. 그리고 자신의 아이를 통해 전 부인의 느낌을 찾는 남편의 질문. 또 그를 바라보아야 하는 아내의 질문. 그리고 이 사실을 언젠가는 알게 될 아이의 질문….
‘생명’을 중심에 둔 무거운 질문들을 뒤로 하고 원고의 마지막 장을 덮었다.

7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작품을 쓰면서 얼마나 많은 땀과 눈물을 흘렸을까? 소설이라는 옷을 입은, 철학과 윤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담고 있는 이 묵직한 원고를 과연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작가가 원고를 읽어 달라고 할 때, 그 속에는 이런 질문이 담겨 있었던 것이다. 이제 편집자로서 그에 대해 답을 해야 할 순간이다.

[책속으로 추가]
서영은 마치 누구의 병이 더 깊은가 내기하는 듯해서 씁쓸했다.
그래, 넌 예전에도 너의 것보다 작아 보이는 건 다 무시했지.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그렇게 물리적인 수치로 잴 수 있는 게 아니야. 아프다는 사람, 그냥 아프다고 공감해주면 안 되겠니
일주일 밤을 새워도 괴로운 거고, 하룻밤을 새워도 괴로운 거야. 작은 가시 하나로 때로는 사람이 죽을 수도 있어. 시인 릴케처럼 말이야. 네가 말하는 그 작은 가시가 내게는 마치 대들보처럼 느껴져. 큰 대들보가 내 몸 한가운데에 박혀 있는 것만 같아.
현아는 계속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감성을 호소하는데, 현아는 이성의 칼날을 휘둘렀다. 이성의 칼날은 날카로워 준비되어 있지 않은 이에게는 때론 위협적으로 보였다. 현아는 자신이 우울증과 불면증을 극복한 방법을 설명하며 서영의 상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방법을 제시했다. 마치 마취주사도 맞지 않은 상태에서 해부를 당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서영에게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감상에서 그만 벗어나서 예전의 모습을 찾으라는 말까지 보탰다.
몸을 다쳐도 재활 기간이 필요하듯이 마음도 재활 기간이 필요했다. 절룩거리며 걷는 사람의 손을 잡아당기며 뛰라고 한다면, 그는 쓰러지고 다시는 못 일어날지도 모른다. 마음도 그러하다. 현아는 그녀에게 다시 예전처럼 뛰라고 말하며, 그러지 못하는 그녀를 비난했다. 적어도 서영은 그 말이 비난처럼 들렸다.

<3>
“예전에 미국에서 그런 일이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어떤 백만장자 부부가 있었는데, 불임이었나 봐요. 그런데 시험관 아기를 시도하던 중에 그만 교통사고로 부부가 사망한 거예요. 그런데 그들이 남긴 냉동 배아가 있었던 거죠. 그래서 이 배아에게 그 부부의 재산을 상속할 건지 아닌 지, 법적 논쟁이 있었다고 해요. 즉, 배아를 생명으로 볼 건가 아닌가 하는 문제인 거죠.”

재민은 위스키를 들이켰다. 목이 뜨거워 얼굴을 찡그렸다. 위스키가 담긴 유리잔을 두 손으로 감싸고 눈을 감았다. 취기가 올라왔다. 원하는 대리모를 구하고 임신만 하면 될 줄 알았다. 이제는 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키워야 할지. 이런 종류의 구체적인 문제들이 떠오르면서 이 일을 시작한 게 잘한 것인지 그조차 의심이 되었다.
엄마 없는 아이는 어떻게 될까?
모든 것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할까?
아이에게 엄마 이야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는 네가 잉태되기도 전에 죽었단다. 휴우.
아이에게도 이기적인 행동을 한 것은 아닌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괴로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재민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몹시 힘들다.

“자칫하면 의사 선생님이 네가 아닌 바로 옆의 다른 배아를 선택할 뻔했어.”
“그럼, 그 배아는 어떻게 되었는데요”
“엄마는 네 동생을 안 원했거든. 그래서 버려달라고 했지.”
“그럼 의사 선생님이 저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저도 그렇게 버려질 수 있었겠네요.”
“…”
나중에 그런 일이 생긴다고 해도, 절대 아이들에게는 말하지 말아야 한다.

라디오 방송이 훗날 서영에게 떠오르며 그녀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한 아버지가 보낸 편지였다.
하나밖에 없는 이 십 대 아들이 어느 날 교통사고로 불귀의 객이 되었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을 잃은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아들이 사귀었던 여자 친구들을 수소문해서 찾아다녔다고 했다. 실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여자 친구들에게 이렇게 물어봤다고 한다.
혹시 우리 아이의 애를 임신하지 않았냐고.
서영은 그 방송을 들으며 불쾌감에 미간을 찌푸렸었다. 그 여자 친구들이 느꼈을 황당함과 한편의 모멸감 같은 감정이 그녀에게 이입되었다. 그때 서영도 같은 이십 대였다. 그런데 오랜 시간이 지나 아이에 대한 집착이 강해질수록 그 라디오 방송이 떠올랐다.
그 아버지의 마음도 이런 것이었을까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삼청동 카페에 여자들이 모여 있다. 다들 엄마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흔적을 조금이라도 남기고 싶다며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이 곳에서 울음을 토해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아파야 하냐고. 왜 이렇게 힘들어야 하냐고.
간절히. 아이를. 원한다고.

<4>
그런데 갑자기 배가 꾸르륵 가스 차는 느낌이 들었다. 임신한 이후로 변비가 심해져 종종 가스가 차면서 배가 아팠었다. 재민이 사다 준 매실청도 이미 다 마시고 없었다. 채린은 화장실을 다녀오려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때, 뭔가 배에서 스르르 움직이는 것이 느껴졌다.
이 느낌! 채린은 분명하게 기억했다. 지후를 임신했을 때 느꼈던 그 익숙한 느낌이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환희는 찰나였다. 이내 숨이 가빠 오면서 뜨거운 기운이 목울대까지 치밀어 올라왔다. 머리가 아득해졌다.
조금 전 모니터에서 봤던 그 아이는 가상이 아닌 그녀 배 속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아이였다.
다리에 힘이 스르르 풀려 그 자리에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채린은 두 손으로 눈을 가렸다. 눈물을 참으려고 할수록 목울대는 차올랐다. 작은 신음을 참기 위해 악물고 있던 치아가 덜덜 떨렸다. 눈을 가린 두 손 사이로 뜨거운 액체가 스며 나오고, 꽉 막고 있던 목울대는 터져 젖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아아, 어떡해.”
지나가던 사람들이 그녀 주위에 몰려와 괜찮으냐고 물었다. 하지만 채린에게는 어떤 말도 들리지 않았다.
채린은 주저앉은 채로 눈을 감고 양수로 가득 찬 어두운 자궁을 들여다봤다. 그 안에는 채린의 목소리를 듣고 느끼는 한 아기가 누워 있었다.
채린과 눈이 마주치자 배시시 웃는다. 배가 고픈지 엄지손가락을 쪽쪽 빨고 있다.
채린은 배 위에 얹은 손끝으로 그 움직임을 응시했다. 마치 공기 방울이 뽀글거리는 것처럼 톡톡 터지는 느낌 뒤에 아기는 다시 스르르 느리게 움직였다. 아기는 그녀의 자궁 안에서 유영하고 있었다.
채린은 이 느낌을 앞으로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이 아이를 사랑하게 될 것 같았다. 아니, 이미 사랑하고 있었다. 채린은 가져서는 안 되는 이 아이에 대한 이끌림이 두려워 어깨를 떨었다.
“어지러우세요? 저기 가서 잠깐 쉬셨다 가세요.”
프런트에 있던 간호사가 달려와 주저앉은 채린을 일으켜 병실 침대에 눕혔다. 채린은 배 위에 손을 가지런히 올려놨다. 움직임은 계속되었다.
이 느낌을 기뻐하고 사랑할 수 없다는 사실에 눈물이 났다. 채린은 병원에 더는 있을 수가 없어 간호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가방을 챙기고 밖으로 나왔다.
“제가 울어도 봐 줄 사람이 없다는 그 막막한 느낌은 정말 표현을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잘 안 우나 봐요. 어차피 울어도 내가 우는 걸 아는 사람이 없으니까요. 왜, 사람이 그런 거 있잖아요. 그냥 슬프고 화가 나서 울지만, 그래도 내가 우는 걸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그 자체가 더 외롭게 느껴지는 거요. 울면 더 외로워져서 안 울어요. 아, 그런데 제 이야기만 하고 있었네요. 죄송해요. 언니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하셨는데. 예전에 언니랑 나눴던 이야기를 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그만.”
그녀는 이야기 하다 말고 얼굴을 붉히며 미안해했다. 재민은 전혀 거부감 없이 듣고 있었기에 이야기가 중단된 것이 아쉬웠다.
“아뇨. 괜찮아요. 재미있게 듣고 있었어요.”
상대의 굴곡진 인생을 재미있게 듣고 있었다는 말이 어쩐지 어폐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얼른 고쳐 다시 말했다.
“재미있었다는 것은 음, 그러니까 이야기에 어떤 울림이 있다는 뜻이에요.”
채린은 웃으며 말했다.

<5>
똑똑똑!
누군가 화장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서영은 그 소리를 무시한 채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아무런 기척을 내지 않았다. 다른 곳으로 갔는지, 더는 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서영은 시간이 한참 지난 후 어지럼증이 가시고 눈앞이 밝아지자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새까만 음표 같은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굳게 닫힌 화장실 문에 새겨진 낙서였다. 수많은 낙서로 문은 지저분했지만, 일부러 그대로 놔둔 것 같았다. 어쩌면 그 낙서를 지우고 또 지워도 끊임없이 낙서를 했는지도 모른다. 엄마가 되지 못하는 이들이 어느 누구에게도 하지 못하고 가슴에만 담아둔 말을 화장실 문에 뱉어낸 흔적이었다. 그리고 그 문은 유일하게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주고 있었다. 서영은 멍한 눈으로 그 낙서를 더듬어갔다.
이번에는 꼭 성공하게 해달라는 기도. 힘들다는 이야기. 병원비가 너무 비싸다는 하소연. 대부분 한탄과 자기연민이었다. 서영은 구겨진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먹먹해졌다.
화장실 문의 낙서를 따라 시선이 위로 올라가자 굵직한 매직으로 쓴 까만 글이 눈에 들어왔다.

한 번만이라도,
딱 한 번만이라도
엄마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시선이 멈추었다. 지금까지 그녀를 지탱하고 있던 축대가 일제히 와르르 무너졌다. 뜨거운 기운이 목울대를 밀쳐 올라와 숨이 막혔다. 그 글을 손으로 더듬었다.
형체를 알 수 없던 감정의 구름이 비가 되어 내리기 시작했다. 구름은 비뿐만 아니라 천둥과 번개까지 동반했다. 그동안 애써 괜찮다며 자신을 달래 왔지만, 괜찮지 않았다. 그냥 툴툴 털고 일어나서 아이 없이 남편과 둘이 행복하게 살면 된다고 생각한 적도 많았다. 하지만 언제나 그 뒤에 밀려오는 커다란 파도는 그 생각들을 삼켜버리고는 했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잘 견디고 있다고. 단지 이 집착을 끊지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울 뿐이었다. 하지만 ‘엄마’라는 소리를 듣고 싶은 간절함은 그녀의 의지를 넘어서 있었다.

나도….
엄마라는 소리를 딱 한 번만이라도
딱 한 번만이라도 듣고 싶다.

<6>
“그런데 어쩌겠어. 너무 작아서 살 수도 없는데. 꺼낼 때 상처가 많이 났었어. 놔둬 봤자 살 수도 없다고 했어. 살아 봤자 좋지도 않을 거고. 그래서 그냥 병원에서 나왔어.”
엄마는 힘겹게 말을 이었다.
“그때 엄마 아빠가 나이가 많았고, 엄마 몸이 많이 안 좋았어. 기형아인 애를 키울 자신이 없었어. 아빠는 계속 외국에 나가서 일해야 했고. 그리고 우리가 죽고 나면 네가 혼자 그 애를 책임져야 하는데, 어떻게 그러겠니. 엄마도 고민 많이 했어.”
엄마는 마지막 문장에 힘을 주며 말했다.
“만약 지금처럼 뱃속의 아기를 볼 수 있었다면, 아마 그렇게 못 했을 것 같아. 아기를 낳기 전까지는 볼 수가 없을 때였으니까. 뱃속의 아이가 한 생명으로 느껴지지 않았거든. 그때는 다들 그렇게 애를 지우곤 했어. 네가 작년에 아기 초음파 사진을 보내줬을 때, 그 아이 생각이 많이 나더라.”
엄마는 울고 있었다. 이제는 어떤 감정도 담을 수 없을 것 같은 고목 껍질처럼 말라버린 얼굴에 눈물이 촉촉이 흘러내렸다. 서영은 소매 춤으로 엄마의 눈물을 닦았다.
“나중에 생각해 보니, 그 아이가 기형아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의사 얘기만 듣고 나는 그만, 그렇게 했어.”
엄마는 그 이후로 사내아이의 울음소리가 끊임없이 들리는 환청에 시달렸다고 했다. 국민학교 3학년 이후로 늘 아파 누워 있던 엄마에 대한 기억의 언저리에 그런 상처가 있었다. 서영은 지금까지 추호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 방과 후 집에 오면 늘 침대에 누워 있던 엄마 모습만 떠올랐다. 원래 그렇게 아픈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서영은 같은 여자로서 동정심이 갔지만, 마치 그 시대에는 그런 것이 자연스러웠다고 정당화하듯 담담하게 말하던 엄마에게 화가 났다. 어쩌면 엄마가 아니라,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결여된 사회와 그 시대에 화를 내야 했는지도 몰랐다.
만약 나라면 어떤 결정을 했을까?
서영은 질문했다.
남들과 다르게 태어나는 아이에게, 너는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게 나았어. 너 때문에 내 인생은 망가졌어, 라고 생각하게 될까? 아니면 어떤 이유든 간에, 너는 태어날 가치가 있는 소중한 존재야, 라며 그 아이의 탄생을 축복하고 행복해 했을까?
나는 어떤 엄마가 될까
그 생각에 미치자 가슴이 먹먹했다. 장애를 가진 자식을 둔 한 엄마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가장 큰 소원은, 자기 자식보다 하루 늦게 죽는 거라고. 그래도 나는 이 아이 때문에 행복했다고.
그렇게 남게 되는 자식 걱정에 부모는 눈도 감지 못하고 죽을 것이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은 지레 겁을 먹고 아이가 그렇게 태어나는 것을 미리 막아버리곤 한다. 하지만 한 생명의 탄생 이유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듯이, 불행을 막기 위해 죽어야 하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 생각에 미치자, 서영은 한없이 이기적인 인간의 모습에 힘이 빠져버렸다.
그런데 엄마와 같은 입장에 놓인다면, 태어나지 않은 생명보다 살아 있는, 앞으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우선 생각하지 않을까.
서영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7>
서영은 고민과 갈등이 깊어질수록 엄마 생각이 간절해졌다. 엄마의 결정을 원망하고 용서하지 못할 거라고 여태껏 굳게 믿었다. 자신은 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조금의 고민도 없이 그 생명을 받아들일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서영은 갈등하고 흔들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의 선택이 현명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엄마를 원망했던 것이 조금 미안해졌다.
이는 남편과 나뿐만 아니라 아이를 위하는 일이고, 태어나서 고통 받느니 안 태어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서영은 자신이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그에 따르는 죄책감을 무마시키기 위해 이렇게 위로했다. 하지만 아이의 고통을 본인이 아닌 부모가 판단하고 선택한다는 것이 어쩐지 월권행위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아이의 행불행을 미리 판단하고 재단하면서 선택하는 일이 부모의 마땅한 권리인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더군다나 한 명의 생명과 관련된 일이었다. 아이의 장난감을 고르고, 좋은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를 가려주는 일이 아니었다.
“네가 불행해지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네가 태어나지 않는 쪽을 택했어.”
“엄마가 불행해지는 걸 원하지 않았던 건 아니고요”
“아니야. 내가 힘든 건 감당할 수 있었어. 하지만 네가 힘들고 불행해지는 걸 지켜볼 수가 없었지.”
“지켜보지 않는 게 차라리 태어나지 않는 것보다 나은 건가요? 그리고 제가 왜 불행해 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조금 아플 뿐이고, 남들과 조금 다를 뿐이잖아요.”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아니”
“그게 태어나지 않아야 할 만한 일인가요? 엄마는 거짓말하고 있어요. 엄마의 삶이 망가지는 게 두려웠던 거죠.”
수많은 대화가 귓가에서 윙윙 울리며 지진의 전조처럼 다른 생각은 고요해졌다. 다양한 가능성을 시뮬레이션해 보고, 자신이 선택하게 될지도 모를 일에 대한 변명이 내면에서 끊임없이 오갔다.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서영을 보고 재민은 말했다.
“결과 나오면 그때 가서 고민해.”
병원에서 처방한 약을 먹고 하루 종일 잠을 자면 그 시간 동안은 잊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런데 심해진 입덧 때문에 새벽에 다시 깨어나게 되면 수많은 고민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점점 건강 상태는 포물선을 그리며 급격히 하강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낙태는 안 되겠어. 도저히 그건 못 하겠어. 우리가 그렇게 간절히 원해 놓고 우리 맘에 안 든다고 아이를 지워 버리는 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
며칠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운 서영은 아침에 알람 벨이 울리자 버튼을 눌러 끄면서 재민에게 말했다. 잠이 덜 깬 재민은 서영의 말을 듣고 몸을 돌려 누우며 말했다.
“그러자.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면 그렇게 해야지. 당신이 가장 힘들 텐데. 키울 자신은 있어”
재민은 잠결에 눈도 뜨지 못하고 웅얼거리며 말했다.
“이건 자신이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닌 것 같아.”
서영은 재민의 귀에 대고 나직이 대답했다.


[플롤로그]
2018년 한국사회 핵심 키워드
생명권 | 난임과 대리모 | 낙태죄 폐지(임신중단 합법화)
1. 생명권
- 헌법 개정, 사형제 폐지 등 생명권 논의
2018년 중 본격화 할 헌법 개정 과정에서 사형제 폐지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안락사와 낙태죄 등 생명권과 관련한 주제가 주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2. 난임과 대리모
- 가임기 부부의 20%에 육박할 정도로 난임 또는 불임 부부 증가.
-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베일러 대학, 자궁이식을 통한 출산 성공.
- 외교부, “네팔서 한국민의 대리모 출산 사례 확인. 동향 주시 중”
- 미국 테네시 주, 냉동배아의 기적, 25년 전 얼린 배아로 출산 성공.
- 정부, 저출산 대책 중 하나로 새로운 난임 정책 발표.
- 호날두, 킴 카다시안, 루시 리우, 니콜 키드먼 등 유명인사 대리모로 출산.
초저출산 시대에 돌입하면서 불임 혹은 난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임기 부부의 20% 정도가 불임과 난임의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등의 시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난임 문제를 의료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자궁이식 출산이 성공했으며, 25년 된 냉동배아로 출산한 경우도 있었다. 한편 대리모를 통한 출산도 성행하고 있다. 축구선수 호날두, 영화배우 니콜 키드먼 등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았다.
고질적인 난임으로 막다른 벽 앞에 서게 된 사람이라면 대리모 출산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대리모와 관련한 법적 체계가 없어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3. 임신중단 합법화(낙태죄 폐지)
- 헌법재판소, 낙태죄 폐지 헌법소원 심리 중, 금년 내 위헌여부 결정.
- TBS-리얼미터 여론조사, 낙태죄 폐지 52%, 유지 36%.
- 청와대 국민청원, 한 달도 안 돼 23만 명 청원.
- 현행법 상 범죄인 낙태 수술, 한 해 30만 건 시행.
- 생명윤리 연구자 115명, “낙태죄 폐지 찬성”
2012년 합헌 판정을 받았던 낙태죄의 위헌여부가 다시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대에 올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이 문제로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다. 현행법 상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되는 낙태는 한 해 30만 건이 시행된다고 한다. 한 해 출생 인구 40만 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더 이상 음성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 사실상 사문화된 낙태죄에 대한 처리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생명윤리 연구자 115명은 임신중단(낙태) 합법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줄거리]
1부 유리 그리고 서영
소설의 시간적 배경을 순서대로 나열하면 2부 > 1부 > 3부 순이다.
1부 ‘유리 그리고 서영’은 아이를 갖고자 애썼던 서영이 자살에 가까운 사고로 죽게 된 후의 이야기다.
서영의 죽음으로 그의 남편 재민은 방황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게 된다. 그 밑바닥에는 서영이 남기고 간 냉동배아가 있었다. 재민이 남겨진 배아에 대해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대리모를 찾으러 인도로 갑니다’라는 신문 기사를 읽고 나서부터였다. 서영의 죽음에 대해 슬퍼하고 자책하느라 자신을 놓아버렸던 그는 이 기사를 읽고 냉동 보관되어 있던 서영의 배아에 집착하기 시작한다. 재민은 서영과 닮은 아이를 원했다. 유일한 방법은 대리모를 통해 수정된 배아를 착상시켜 아이를 낳는 것.
대리모 상대를 찾으려고 서영과 가끔 가던 클럽J를 찾아가는 재민. 그곳에서 영국에서 디자인 공부를 하는 유학생 유리를 만난다. 서로에게 묘한 호감을 느끼던 둘은 자연스럽게 점점 가까워지고, 각자 필요한 만큼의 감정과 욕망을 서로에게서 탐닉한다. 재민은 갈등한다. 유리를 만나고자 했던 불순한 의도, 대리모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다. 그 자신도 그것이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인지 알면서도 갈등하는 건, 유리와 관계가 진전될수록 죽은 서영에 대한 감정이 더욱 깊어지기 때문이었다. 결국 재민은 유리에게 대리모가 되어달라는 말을 하지 못한다.
유리는 재민에게 점차 욕망 이상의 감정을 가지게 되고 영국으로 돌아가기 직전 재민에게 마음을 전한다. 하지만 재민의 입장에선 유리에게 서영의 그림자를 드리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사랑을 하기엔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였다. 재민은 서영에 대한 그리움에 오염되지 않은 마음으로 유리에 대한 감정을 정리한다. 그것은 유리와의 이별이었다.
얼마 후 재민은 서영이 외로움의 시간을 함께 나눴던 ‘숲’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2부 서영
2부 ‘서영’은 아이를 간절히 원하다 결국 비극의 결말을 맞게 되는 서영의 이야기다.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해외를 떠돌며 한 곳에 정착할 수 없었던 서영은 어려서부터 외로움이 유일한 친구였다. 형제는 물론 마음을 나눌 친구도 없었다. 어머니는 병환에 시달리는 상황이라 서영의 외로움까지 돌볼 수 없었다.
서영은 재민을 만나 고대하던 독일 유학 생활을 시작한다. 튀빙겐에서 시작한 유학 생활은 순조롭고 행복하게 보였다. 마음을 나눌 친구도 생겼으며, 평범한 일상과 정착의 안정감을 누릴 여유도 찾았다. 서영은 아이를 원했다. 서영에게 아이는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뿌리 내리게 하는 존재 증명의 의미였다. 하지만 그 의미는 자신의 운명을 가두게 되는 올가미가 되고 만다. 체크아웃은 가능하지만 나갈 수 없는 ‘호텔 캘리포니아’였다.
자연임신은 물론 체외수정을 통한 인공임신에도 연이어 실패하게 된다. 원인은 뇌하수체의 문제. 아이를 갖기에 건강한 몸이 아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배아의 착상을 위해 복용해야 하는 팔로델은 서영의 몸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독한 약이었다.
서영의 어머니는 간경화로 운명을 달리하는데, 운명 직전 서영에게 동생이 있었음을, 하지만 임신 중에 장애를 가진 사실을 알고 낙태를 했음을 고백한다. 서영은 신과 인간의 선택에 대한 질문에 맞닥뜨린다.
한편, 재민은 과도한 업무와 반복되는 임신실패로 인한 서영의 신경증에 피로감이 쌓이고, 가정생활과 서영과의 관계에 소홀하게 된다. 서영은 그런 재민에게 서운함을 느끼지만 그 우울감은 아이에 대한 갈증과 팔로델로 인한 고통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하지만 운명의 사건은 아주 작은 계기로 촉발한다. 10년간 독일에서 서울로 이어진 아이를 갖고자 하는 서영의 노력은 늘 허사가 되었다. 지칠 대로 지친 그녀는 마지막으로 시험관아기(체외수정)를 시도한다. 하지만 재민은 자신도 모르게 숨 쉴 만큼만 열려 있던 서영의 마음 문을 닫게 만든다. 재민에겐 정말 간절히 보고 싶은 친구 지섭과의 해후였지만, 그 시점이 하필이면 서영이 무너지던 그 순간, 서영에게 재민이 간절하게 필요했던 그 순간이었다. 그리고 서영은 독일에서 마음을 나누던 친구인 상아와 재민이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그 장면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아니면 서영의 오해인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 상황은 서영이 자신의 생에 대한 희망의 끈을 내려놓게 되는 이유 중 극히 작은 부분이었을 뿐이다.
서영은 라디오헤드의 ‘How to disappear completely’를 틀어놓고 남아있는 수면제를 입에 털어 넣는다.

3부 재민 그리고 채린
3부 ‘재민 그리고 채린’은 유리와 이별 후, 재민이 서영의 아이를 낳기 위해 만나게 된 대리모 채린과의 이야기다.
재민은 ‘숲’이 사는 부산으로 향한다. 누구나에게 절박한 사정은 있다. 그 절박함이 극에 달하면 세상에 못할 일은 없다. 재민도 숲도 마찬가지다. 한채린, 숲의 본명이다. 채린은 서영으로부터의 위로에 대한 보답, 떨어져 살고 있는 아들 지후와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 재민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대리모가 되는 것. 쉽게 생각하면 이미 한 번 해 본 임신과 출산의 경험을 다시 한 번 하는 일이다. 그 순간을 참으면 아들 지후와 함께 살 만큼의 금액이 보장된다. 하지만 생명은 말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라서 기어이 감정의 파장으로 파고들 것이다. 그걸 견딜 수 있을 것인가. 채린은 자신의 속으로 낳은 아이를 떠나보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자기가 하려는 일이 과연 옳은 일인지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그건 재민도 마찬가지였다. 당장 본인의 소망이야 이루겠지만 그건 너무 이기적인 결과라는 게 자명했다. 서영을 다시 불러오기 위해, 아이에게도 또 채린에게도 몹쓸 짓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괴로워했다. 하지만 그의 욕망은 분명했다. 조금의 빈틈도 없이 차근차근 일을 진행시켰다.
그런데 변수는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그가 이 일을 진행하면서 미처 예견하지 못한 일이 발생했다. 채린에게 마음이 흘러가게 된 것이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자신의 아이를 잉태한 그녀에게 마음이 움직였다. 그건 채린도 마찬가지였다. 서로에 대한 호감과 각자가 짊어지고 있던 외로움이 화학작용을 일으킨 것이다. 거기에 불을 지핀 건 채린의 뱃속에 있는 태아.
서영과의 추억이 있는 독일 튀빙겐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참석한 재민은 튀빙겐 곳곳에 서린 서영과의 추억을 되짚어 보면서 서영과의 인연에 마침표를 찍는다. 그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채린에게 다섯 글자의 문자를 보낸다. “보. 고. 싶. 어. 요.”
둘의 결말이 어떻게 될 것인지 모른다. 그리고 여전히 많은 질문이 남아 있다. 선택에 대해서, 인격에 대해서, 존엄에 대해서, 배려에 대해서, 그리고 생명에 대해서.
하지만 적어도 둘에게 오늘은 행복한 날이다. 체크아웃은 가능하지만 나갈 수 없었던, 각자의 호텔 캘리포니아의 문을 열어젖힌 날이기 때문이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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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플롤로그 2018년 한국사회 핵심 키워드 

생명권 | 난임과 대리모 | 낙태죄 폐지 (임신중단 합법화)

 

생명권 

ㅇ 헌법 개정, 사형제 폐지 등 생명권 논의 

-------------

2018년 중 본격화 할 헌법 개정 과정에서 사형제 폐지에 대한 논의를 비롯해 안락사와 낙태죄 등 생명권과 관련한 주제가 주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ㅇ 가임기 부부의 20%에 육박할 정도로 난임 또는 불임 부부 증가.

ㅇ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베일러 대학, 자궁이식을 통한 출산 성공.

ㅇ 외교부, “네팔서 한국민의 대리모 출산 사례 확인. 동향 주시 중”

ㅇ 미국 테네시 주, 냉동배아의 기적, 25년 전 얼린 배아로 출산 성공.

ㅇ 정부, 저출산 대책 중 하나로 새로운 난임 정책 발표.

ㅇ 호날두, 킴 카다시안, 루시 리우, 니콜 키드먼 등 유명인사 대리모로 출산.

 

난임과 대리모

-------------

초저출산 시대에 돌입하면서 불임 혹은 난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가임기 부부의 20% 정도가 불임과 난임의 문제에 직면해 있으며, 인공수정과 체외수정 등의 시술을 통해 임신을 시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난임 문제를 의료기술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지속되고 있는데, 미국에서는 자궁이식 출산이 성공했으며, 25년 된 냉동배아로 출산한 경우도 있었다. 한편 대리모를 통한 출산도 성행하고 있다. 축구선수 호날두, 영화배우 니콜 키드먼 등은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았다.

고질적인 난임으로 막다른 벽 앞에 서게 된 사람이라면 대리모 출산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다. 국내에서는 대리모와 관련한 법적 체계가 없어 이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임신중단 합법화 (낙태죄 폐지)

ㅇ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 임신중단 합법화 논의.

ㅇ 헌법재판소, 낙태죄 폐지 헌법소원 심리 중, 금년 내 위헌여부 결정.

ㅇ TBS-리얼미터 여론조사, 낙태죄 폐지 52%, 유지 36%.

ㅇ 청와대 국민청원, 한 달도 안 돼 23만 명 청원.

ㅇ 현행법 상 범죄인 낙태 수술, 한 해 30만 건 시행.

ㅇ 생명윤리 연구자 115명, “낙태죄 폐지 찬성”

-------------

2012년 합헌 판정을 받았던 낙태죄의 위헌여부가 다시 헌법재판소의 위헌심판대에 올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도 이 문제로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다. 현행법 상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되는 낙태는 한 해 30만 건이 시행된다고 한다. 한 해 출생 인구 40만 명에 육박하는 수치다. 더 이상 음성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일. 사실상 사문화된 낙태죄에 대한 처리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과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생명윤리 연구자 115명은 임신중단(낙태) 합법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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