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로 꽃 그림을 그리며 생긴 가장 큰 목표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초록색을 찾는 것이었어요.
꽃의 색을 고르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 무엇보다도 예쁜 초록색으로 잎사귀를 그리고 싶었거든요.
물감 세트에 있던 초록색은 마음에 차지 않았고,
무작정 화방에 가서 한참을 고민한 후 고른 물감이 미젤로의 Green Grey였어요.
제 손으로 고른 첫 번째 초록색이었습니다.
수많은 초록색 물감 중 가장 사랑하는 아홉 가지 색으로 이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초록색을 좋아하고부터 화초를 키우는 것도 좋아하게 된 제가
실제로 키우고 있는 식물들과, 키우고 싶었던 식물들을 오랫동안 관찰해서 그림으로 그렸습니다.
초록색은 비어 있던 마음의 한구석을 채워주는 평화로운 색입니다.
오랜만에 붓을 잡아 어색할 때나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을 때, 또는 마음이 좋지 않을 때
좋아하는 초록색들로 종이 한가득 식물들을 그려봅니다.
저에게 초록색이 그랬듯
이 노트를 펼치는 분들께 초록색이 마음의 위안이 되길 바랍니다.
_Prolog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