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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의 틈새에서

재일의 틈새에서

  • 김시종
  • |
  • 돌베개
  • |
  • 2017-12-29 출간
  • |
  • 404페이지
  • |
  • 155 X 227 X 23 mm /684g
  • |
  • ISBN 9788971998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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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재일(在日)을 살아가는 사상’은 무엇인가
가혹한 운명에 저항하는 문학 정신, 김시종의 에세이와 평론

제40회 마이니치출판문화상(인문사회 부문) 수상.

‘재일’이라는 사상의 시인, 김시종의 산문 세계

‘사상(思想)시인’이라고도 불리는 재일조선인 김시종. 그는 시인이야말로 가장 선진적이고 가장 전위적인 의식의 소유자이어야 하며, ‘익숙해진 일상으로부터의 이탈’, 그리고 그 ‘익숙해진 일상’과 대치하는 일이 시를 낳는 원동력임을 강조해왔다.
뒤틀린 일본과 한반도 사회를 비추는 그의 서늘한 시선과 시 세계는 『원야의 시』(原野の詩)가 제25회 오구마 히데오 상 특별상을, 『잃어버린 계절』(失くした季節)이 다카미 준 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평가와 조명을 받아 왔다. 장편시집 『니이가타』(新潟)를 비롯한 그의 작품은 일본어로 썼으면서도 반일본적 서정성과 리듬을 강조한 독특한 글로 응축된 표현의 지평을 열었다. 한편 최근 펴내어 오사라기 지로(大佛次?) 상을 수상한 자전 『조선과 일본에 살다』(2015, 한국어판 돌베개 출간)는 평생 가슴 깊이 봉인해왔던 제주 4?3의 기억을 특유의 문체로 풀어낸 회고록이었다.
자라온 제주에서 벌어진 4?3의 광풍 속에서 목숨을 걸고 일본으로 탈출해 오사카에 정착하게 된 재일 1세대인 그는 누구보다 먼저 ‘재일을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실존적 문제에 깊이 천착해 왔다. 그렇기에 자신이 살고 있는 일본과 조국 조선의 현실에 무관심할 수 없는 시인이기도 했다.

“김시종의 작품을 읽는다는 것은 어떤 얼굴과 표정을 대면하는 일, 어떤 눈물과 핏자국을 엿보는 일, 어떤 절규와 발자국 소리를 엿듣는 일이다. 그러다가 그 언어의 단편을 대하고 있는데 일순 불가사의한 각도에서 새로운 사유의 단편이 나를 쳐다보는 일이다. 김시종의 작품은 읽는 자와 그렇게 서로를 비추는 관계 맺기를 욕망하는 듯하다.” ―역자 후기

이 책 『재일의 틈새에서』(‘在日’のはざまで)는 김시종이 1971년부터 작성한 평론과 에세이를 모은 산문집이다. 제주에서부터 매진했던 사회주의 활동을 일본에서도 적극적으로 이어 갔던 그는 차츰 강화되는 김일성 우상화와 획일주의에 반발했다가 십 년간 조총련 조직으로부터 표현행위 봉쇄를 당한다. 스스로 그 굴레를 박차고 나온 그는 이후로도 줄기차게 쓰고, 말했다. 남한과 북한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기에 ‘재일조선인’으로 남은 그는 1973년부터는 재일외국인 최초의 공립학교 교사가 되어 15년 동안 일본 학교에서 조선어를 가르치는 ‘대단히 의미 있는 시간의 중심’에 서 있기도 했다. 이 책 『재일의 틈새에서』는 바로 그 시기에 벼려진 김시종의 정신이 담긴 글들이다. 이 책에서 그가 말하는 재일의 ‘틈새’란 조국과 거주국 사이의, 남과 북 사이의 명료한 경계선이 아니라 여러 사상과 인물들이 복잡하게 맺히는 공간이다. ‘재일의 틈새’ 그 자체이기도 한 그의 글들 안에서는 박정희, 김지하, 김희로, 서승, 고교생 H, 윤동주, 미시마 유키오, 연합적군, 오키나와, 체 게바라를 비롯한 여러 이름이 북적이고 서로를 비추며 새로운 의미를 획득한다.

온몸으로 겪어낸 20세기의 역사, 디아스포라의 삶

김시종은 일제강점기인 1929년에 태어나, 4·3사건에 휘말려 1949년 일본으로 탈출하기 전까지 소년 시절 대부분을 어머니의 고향인 제주에서 보냈다. 해방 전까지 그는 그야말로 황민화 교육이 길러낸 제국의 소년이었다. 학교에서 배운 일본 동요와 군가에 흠뻑 빠졌으며, 집에서도 일본어를 쓰지 않는 부모를 답답해했고, 전차병 학교에 지원하여 천황의 은혜에 보답하고 싶어 했다. 한글은 한 글자도 쓸 줄 모르고 ‘식민지 지배’ 같은 말은 들어본 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는 외골수 ‘황국소년’이었다. 그러던 1945년, 열일곱의 그는 자기 나라라는 의식조차 없었던 조선으로 ‘떠밀려오듯’ 해방을 맞이한다.
해방공간이 펼쳐진 이후의 제주에서 그는 조국에 일익이 되고자 하는 의지와 판단으로 좌익활동에 매진한다. 그리고 참혹한 4?3이 몇 년에 걸쳐 제주를 피로 물들인다. 2015년에 펴낸 자전 『조선과 일본에 살다』에서 그는 비로소 그 현장에 있던 자신을 놀라울 만큼 정밀하고 생생하게 증언한 바 있다. 당시 남로당 연락책이었던 그는 목숨을 구하기조차 어려워진 제주에서 부모가 절박하게 마련해 준 수단으로 1949년 5월 밀항선을 타고 일본으로 탈출한다.
그렇게 일본에 ‘불법입국’한 그는 오사카의 재일 집단거주지 이카이노(猪飼野)에 깃들여 살게 된다. 불안과 가난이 뒤얽힌 디아스포라의 공간 속에서 차츰 삶의 자리를 잡아나가게 된 그는 한국전쟁이 치러지던 1950년 무렵부터는 일본공산당에 가입해 사회주의 운동을 이어가는 등 활발한 사회, 문학 활동을 이어나갔다.
본래 ‘북조선’으로 가고자 했던 그였으나, 김일성 우상화와 조총련의 북한 편향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1957년 그는 조총련으로부터 조직적 비난을 받고 ‘코스모폴리탄적 허무주의자’로 낙인 찍혀 십 년간 고립된 채 일체의 표현 행위를 가로막힌다. 1959년에는 일본공산당에서 이탈했고, 1970년에 는 조총련의 조직적 규제에서 완전히 빠져나온다. 한편 그에게 한국은, 남로당 활동 경력뿐 아니라 이후로도 군사정권을 비판하는 평론을 잇달아 쓰고, 5·18 광주항쟁에 관한 시집 『광주시편』을 펴낸 이력으로 인해 돌아갈 수 없는 곳이었다. 그렇게 그는 이카이노에서 계속해서 일본어로 일본과 한반도 사회를,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이들의 실존을 직시해 나간다.

보복하고 대결하는 시인의 언어, 조선어와 일본어

시인 김시종에게 일본어란 자신의 감성과 사고체계를 길러낸 정다운 모국어와도 같은 언어였던 동시에 ‘국어’로서 강제되었던 식민지 종주국의 언어이기도 했다. 이후 그는 조국의 현실과 사회의식에 눈을 떠 민족의 말과 글, 문학을 왕성하게 배워나갔고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기 위한 학생운동과 남로당 활동에 투신하는 등 커다란 사상적 전환을 겪는다. 그러나 그런 그가 ‘해방’되어 떨어져 나왔던 일본에서 결국은 생의 대부분을 살아가며 일본어로 말과 글을 써나갈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사실은 재일시인 김시종이 끊임없이 의식하고 대결해야 하는 쓰라린 조건이자 아이러니였다. 김시종에게 ‘일본어’는 모어도 모국어도 아닌, 식민지 지배 아래서 무방비로 받아들이고 만 ‘지배자의 언어’다. 그래서 그의 문장은 잘 통하는 유창한 일본어가 아니라 일본어에 대한 위화감을 계속 표명하고자 하는 일본어다. 의지적으로 선택해 긴 세월에 걸쳐 철저히 조탁한 위화감, 그것이 ‘일본어에 대한 보복’이라고 그는 말한다. 일본어로 적히는 김시종의 문장 속에는 늘 절실한 투쟁이 그 자체로 직조되어 있다.

나는 내 요람 시절의 꿈을 가득 품고 있는 일본어를 버릴 마음이 전혀 없다. 과중한 규제를 받으며 습득한 일본어를, 일본인을 향한 최대의 무기로서 나는 구사하고 싶다.” “일본인의 시각, 일본인의 감성, 일본인의 사유를 깨뜨리는 무기로 삼는 것이다.

일본어와의 투쟁과 ‘재일’의 의미에 대한 고민을 품은 채 1973년 9월 마흔셋의 김시종은 재일 외국인으로서 첫 공립고등학교 교원이 되어 효고현립 미나토가와고교에 부임하면서 또 하나의 국면을 맞는다. 일본의 공립학교에서 그는 최초로 정규 과목이 된 조선어를 교사로서 가르치게 된다. 이 시기 교단 현장에서 있었던 생생한 경험과 고민이 『재일의 틈새에서』에는 여러 편의 글에 걸쳐 담겨 있다. 조선인이나 피차별 부락 출신이 다수인 학생들 사이에서 진보된 해방교육을 해나가는 자부심 가운데서도 ‘우리가 왜 조선어를 배워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학생들 사이에서 ‘조선어가 비로소 자신에게 복수하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그의 자괴감은 일본 사회에 내재한 여러 소수자들에 대한 일본 사회의 ‘차별’이라는 문제로 나아간다. 그러한 가운데서 차별-피차별의 이항을 고정적으로 인식하는 오류에 빠지지 않기 위한 정신적 전환의 방향을 대담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는 ‘재일’에 대한 그의 궁극적 물음과도 이어진다.

김시종의 명제, ‘재일을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어떻게 사고해야 재일을 산다는 것의 의미에 다다르고, 재일의 실존을 어떻게 펼쳐야 재일 세대의 전망이 설 것인가. 재일이라는 근대 백 년의 역사가 뒤얽힌 일본에서 거주하면서 분단이라는 민족적 시련에 시달리는 조국의 역사적 운명에 닿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나는 왜 재일조선인인가.

김시종은 재일조선인으로 살아가면서 일본으로 귀화하지도 한국으로 귀의하지도 않았다. 그가 조선적을 유지함으로써 그는 일본 사회에서 조선인으로 남겠다는 의지와 동시에, 동족학살 위에 미국이 만들어낸 반공국가 한국에 동조하지 않겠다는 뜻을 견지했다. 일본에서 조선인으로 살면서 조국과 거주국, 남과 북 사이의 재일이라는 틈새를 새로운 생활의 거처로 삼고자 했다. 조국에서 떨어져 있다는 조건을 열등감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바로 그 지점에서 문화 창조를 일구는 데 따르는 고뇌를 끌어안고자 했다. 이러한 물음 앞에서 그는 ‘재일’의 현재와 미래를 직시하면서, 다음 세대에 ‘재일’의 조건을 보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삶의 방향으로 제시하는 길잡이로서도 일조하고자 하고 있다. 이는 그가 시인으로서 추구해온 궁극적인 지향점과도 맞닿는다.

재일조선인에게 ‘조선’이란 ‘재일’입니다 젊은 재일 세대들이여, ‘재일’을 사는 것에 확신을 만들어 냅시다. 고유의 전통 관습에서 끊겨져 있더라도 그것이 곧 부채가 되는 게 아니라, 우리는 본국에조차 없는 것을 갖고 있으니 그것을 들여옴으로써 풍부해져야 할 전통을, 관습을, 끝내는 사상마저 만들어 내는 ‘재일’의 ‘시작’에 서기로 합시다. 본국을 흉내 내서 ‘조선’에 이르는 게 아니라, 이를 수 없는 조선을 살아 ‘조선’이어야 할 자기를 형성합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김시종은 ‘재일을 산다’는 것의 복잡한 의미를 대단히 주체적이고 선구적인 방향으로 제시해 내기에 이른다. 일본인으로의 ‘귀화’나 조선인으로서의 ‘귀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당하는,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재일 세대들에 대해 김시종은 조국 분단의 상태에서 “재일이야말로 통일을 산다”고 단호히 선언한다. 그의 시와 글, 표현들 하나하나가 ‘통일’의 현 좌표를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평론?에세이선 『재일의 틈새에서』는 시인 김시종의 치열한 정신이 산문적으로 가장 생생하게 있게 드러나 있는 한 권이다. 어떤 이들은 ‘강제연행’으로, 또 어떤 이들은 ‘난민’이 되어, 혹은 살 길을 찾아 태어난 고향에서 멀어져 다른 문화권에서 모어와는 다른 언어를 생활언어로 삼아 살게 된 디아스포라의 시대에 ‘재일’이라는 통절한 체험에서 추출해 낸 김시종의 지혜와 표현은 말을 빼앗긴 무수한 개인들의 소리를 명징하게 이어 내고 있다.

목차

한국어판 서문

제1장 일본어를 살며
클레멘타인의 노래 | 내가 만난 사람들 | 일본어의 두려움 | 흔들리는 인광 | 이어 부르는 노래의 슬픔 | 지금이야말로 정신의 시간 | ‘붐’의 그림자에 | 잿빛 햇살 아래서 | 자기복원에의 희구 | 해학, 조선의 이 내밀한 웃음 | ‘추’를 사는 사상 | 김지하의 시를 떠받치는 것

제2장 끊어 잇다
‘연대’에 대하여 | 조선인의 인간 복원 | 결락의 토용 | 뼛조각 생각 | 망령의 서정 | 두 가지 광기 | 으레 하는 것, 흔히 있는 것, 의심하는 것 | 뒈져라 기호품! | 정치와 문학 | 남북조선 ‘융화’ 속의 단층 | 포개진 음화

제3장 세대에 빛을
드러내는 자와 드러나는 자 | 조선어와 만난 사람들 | 왜 ‘조선어’인가 | 차별 속의 기점과 시점 | 본명을 가로막는 것 | 재일을 잇는 생리언어 | 이카이노의 연말 | 차별어에 대하여 | 광주사태의 안과 밖 | ‘60억 달러’에 얽힌 것 | 전망하는 재일조선인상

초판 후기 | 헤이본샤 라이브러리판 후기 | 해설: 강인하고 섬세한 지혜(호소미 가즈유키) | 역자 후기: 틈새와 지평 | 연보 | 찾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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