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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순례길에서 나를 만나다

인생의 순례길에서 나를 만나다

  • 임명관
  • |
  • 성안당
  • |
  • 2015-08-20 출간
  • |
  • 216페이지
  • |
  • ISBN 9788931578812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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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제1부 인간 되기
성공 / 잊혀지지 않는 몇 가지 에피소드 / 명품과 짝퉁 / 기적 / 피천득론 / 받아 들이기 / 겉과 속 / 보석 / 생일날의 기도 / 이 좋은 가을날에 / 독창회 단상 / 합창지휘자 / 아름다운 봄, 봄, 봄 / 아마추어와 프로 / 아이 / 음치 / 정상(頂上) / 아버지께 / 금연 캠페인 / 네가 그것을 믿느냐 / 주기도문 / 확률 이야기 / 아마추어리즘 / 오래된 선물 / 남의 날 / 나의 산티아고 순례길에서의 세 번의 위기

제2부 의사 되기
의과대학과 의사 / 눈물, 눈:물 / 세월이 가면 / 꿈 / 마지막 수업 / 어린이병원, 내 자리 / 암 / 기도 / 영상의학과 의사 / 기계에서 느끼는 감상 / CT와 MRI 그리고 의사 / 닮고 싶은 선생님, 박재형 선생님 / 네 가지 질문 / 나를 감동시키는 것들 / 인턴 일기 / 레지던트 일기 / 공보의 일기(Ⅰ) / 공보의 일기(Ⅱ)

제3부 시
화해 / 마로니에 커피 / 비를 비라 그러는

도서소개

『인생의 순례길에서 나를 만나다』는 저자가 의사라는 직업인으로서 살면서 만난 사람들과 또 그들과 부대끼면서 마주한 자신의 내면 풍경을 기록한 책이다. 수록된 글들은 그가 “매일 매일을 수많은 판단과 결정을 내리고 아픔과 기쁨을 느끼면서” 쓴 이야기로, 독자들을 압도하는 에피소드는 없지만 잔잔한 감동이 담겨 있다.
짝퉁 같은 명품이 되고 싶은 한 의사가
인생의 순례길에서 마주한 그의 인생 이야기

이 책은 저자가 의사라는 직업인으로서 살면서 만난 사람들과 또 그들과 부대끼면서 마주한 자신의 내면 풍경을 기록한 것이다. 그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책을 쓰고 있으며, 그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갈 것인가는 그 사람의 책임”이라고 말한다. 그 역시 지금까지 자신만의 글을 써 왔으며, 그 글들로 자신만의 책을 채우고 있는 중이다.
이 책의 글들은 그가 “매일 매일을 수많은 판단과 결정을 내리고 아픔과 기쁨을 느끼면서” 쓴 글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따라서 이 책에는 독자들을 압도하는 에피소드는 없지만, 가감 없이 그려진 그의 일상의 풍경들은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줄 것이다.
이 책은 그가 의사라는 직업인으로서 살면서 쓴 ‘인간 되기’와 의사가 되기 전까지 학생으로 살면서 쓴 ‘의사 되기’와 시 몇 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 머리말

암과 가시
대학병원의 수술실에서는 가끔 황당한 일이 벌어진다.
한쪽 방에서는 젊은 환자의 암덩어리가 복강 전체를 침범해 수술도 못하고 다시 닫고 있는데, 바로 옆방에서는 쌍꺼풀 수술이 진지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 암 환자에게는 쌍꺼풀 수술을 하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하찮게 보이겠는가? 참으로 팔자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암 수술이나 쌍꺼풀 수술 모두 의사에게는 똑같은 집중력을 요구하며 환자에게도 역시 비슷한 정도의 아픔이 따른다. 손톱 밑에 가시가 박힌 사람이나 말기 암환자나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아니 가시가 박힌 사람이 훨씬 더 아플 수도 있다. 바로 옆에 암환자가 있다고 자기 손톱 밑의 가시를 무시하고 방치할 수는 없다. 심지어 시한부 생명의 암환자라고 해서 가시가 박혀 아파하는 사람에게 호들갑 떨지 말고 조용히 하라고 말할 자격을 가진 것은 아니다. 암이나 손톱 밑의 가시나 아프긴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누구의 삶이든 나름대로의 아픔과 느낌이 있다. 조그만 경험을 해도 천지가 개벽하는 경험을 한 사람보다 더 많이 느끼는 사람도 있고, 대단한 출세를 하지 않아도 더 감사할 수 있으며, 대단한 실패를 경험하지 않아도 그 아픔을 더욱 절실하게 느끼고 반성하여 보다 좋은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나는 책을 내기로 했다. 그리 대단할 것도,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 소소한 일상 이야기일 뿐이지만 세상에 단 한 사람, 아니 그 한 사람 삶의 단 한 순간에서라도 잠시나마 미소를 짓게 할 수만 있다면 출간하기까지의 노력과 비용과 내 자신의 한없는 부끄러움과 주저함의 시간을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보잘 것도 없는 사람이 내는 책이 왜 부끄럽지 않겠는가?
책을 잘 읽지 않는 바쁜 세상에 굳이 이 일을 하는 게 왜 힘들지 않겠는가? 그래도 지금까지 50년을 넘게 살아온 나의 생각과 느낌과 아픔과 즐거움을 한 번쯤은 남들에게 보여줘도 좋지 않겠는가라는 용감한(?) 착각 속에서 이 일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제 나는 부끄럽고 졸렬한 글을 세상에 내놓는다. 세상에 내놓은 이상 이제 이 글들은 나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책을 내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물론 내가 무슨 대단한 경험을 한 것도 아니며,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출세를 했다거나 모든 사람들이 교훈 삼을 만한 실패를 경험한 것도 아니긴 하다. 그렇다면 그런 게 없는 사람은 책을 낼 수 없는가? 책을 내기 위해서는 그런 대단한 무엇이 반드시 필요하며, 그래서 하나님께 그런 경험을 하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하는가?
어느 분야에나 최고의 전문가가 있지만 그 사람이 모든 방면에서 최고라고 할 수는 없다. 최고의 과학자와 의사, 최고의 법조인이 반드시 최고의 저술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젊을 때 최고였던 운동선수가 당연히 최고의 지도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베스트셀러라고 선전되는 책이 모든 사람에게 최고의 감동을 주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병에 걸린 어린아이가 툭 던진 한마디가 수십권의 베스트셀러 속에서도 찾지 못했던 평생의 좌우명으로 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자기의 책을 쓰고 있다. 비록 눈에 보이는 글이 아닌 마음속 글일지라도 분명히 쓰고 있다고 믿는다. 비록 세상의 이목을 끌만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나 역시 매일 매일을 수많은 판단과 결정을 내리고 아픔과 기쁨을 느끼면서 나의 글을 써왔다. 이제 그중의 몇 장면을 눈에 보이는 글을 통해 남에게 보여주고 같이 느끼고 싶은 것이다.

오래 전 다니던 교회의 예배시간에 부목사님이 다른 교회로 가게 되어 고별 설교를 하고 있었다. 2층의 제일 앞자리에 앉아 있던 젊은 여자 신도가 예배 전부터 시작하여 설교 시간과 찬송 시간 내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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